노브랜드를 바라보는 두개의 시선... '꼼수출점' 대 '지역상생' 대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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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브랜드를 바라보는 두개의 시선... '꼼수출점' 대 '지역상생' 대립
  • 양현석 기자
  • 승인 2019.06.18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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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노브랜드 가맹사업 본격화에 중소상인 및 시민단체 반발
직영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는 전통시장 활성화 촉매제로 ‘인기몰이’
지난 17일 서울 성수동 이마트 본사 앞에서 전국 27개 중소상인·시민단체들이 가맹점 형태의 노브랜드 매장을 즉각 철수할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제공-참여연대)

이마트가 노브랜드 가맹사업을 본격화하자 중소상인과 시민단체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그러나 전통시장에서는 상권 활성화를 위해 노브랜드를 유치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어 노브랜드를 둘러싸고 정반대의 시선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17일, 전국 27개 중소상인·시민단체들은 서울 성수동 이마트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앞에서는 상생을 외치면서도 뒤에서는 가맹점 형태의 노브랜드를 연이어 ‘꼼수 출점’하고 있는 유통재벌 ‘이마트’를 규탄하고 가맹점 형태의 노브랜드 매장을 즉각 철수할 것을 촉구했다.

이번 기자회견에는 서울, 제주, 대구, 전주, 청주 등 각 지역에서 개별적으로 이마트 노브랜드의 가맹점 출점에 대응하던 전국 13개 지역의 골목·중소상인 단체들이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여 노브랜드의 골목상권 파괴행위에 대해 목소리를 모았다.

이날 김성민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공동회장은 “이마트의 탐욕이 극에 달했다.”면서 “신세계 백화점, 스타필드, 이마트, 이마트 트레이더스, 이마트24 편의점, 삐에로쇼핑에 더해 이미 상생스토어를 앞세워 200여 개가 넘는 노브랜드 직영점을 출점한 이마트가 이제는 노브랜드 가맹점까지 출점하며 지역상권을 초토화시키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회장은 “노브랜드의 가맹점 출점은 상생법이 정한 지역상인들과의 상생협의를 회피하기 위한 꼼수출점”이라며 “가맹점 형태의 꼼수출점을 즉각 중단하고 이미 개설한 7개 점포는 철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신세계 이마트는 앞에서는 상생스토어를 앞세워 상생기업의 이미지를 활용하면서도 뒤에서는 꼼수출점으로 가맹점주와 지역상인들을 ‘을’과 ‘을’의 싸움으로 몰아가고 있다”면서 “노브랜드 가맹점주도 사실상 본사의 경영지도와 상품공급에 종속된 ‘을’인만큼 이마트 본사는 가맹점주의 뒤에 숨지 말고 당당히 나와 지역 중소상인들과의 상생협의에 나서라”고 외쳤다.

현재 이마트 노브랜드는 전국에 7곳의 노브랜드 매장을 가맹점 형태로 출점했다.

지난 5월 4일 충북 제천중앙시장에 오픈한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한편, 노브랜드는 이마트의 PB상품 위주로 운영돼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어 전통시장 등에서는 이마트 직영 노브랜드 매장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정용진 이마트 부회장은 2016년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를 전통시장에 입점시키면서 “수익 볼 생각하지 말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지며, 노브랜드는 지역상권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며, 젊은 소비자들을 전통시장으로 불러오는 촉매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노브랜드가 직영 체제에서 가맹사업으로 전환을 시도하자, 소상인들의 입장은 크게 변했다. 17일 기자회견에서 박우석 대구마트유통협동조합 이사장은 “직영점의 경우 상생협력법에 따라 지역의 중소상인단체들과 사업조정을 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영업시간, 취급품목, 추가 출점, 배달 등 서비스에 관해 최소한의 상생협의를 할 수 있지만, 가맹점의 경우 가맹점주가 개점 비용의 절반 이상을 부담하면 아예 상생협의 자체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이마트가 가맹점 형태로의 꼼수출점을 강행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마트의 노브랜드 가맹사업을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마트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18일 이마트 관계자는 노브랜드 가맹사업에 대해 “노브랜드가 가성비로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으면서 자영업자들로부터 ‘노브랜드 전문점’ 창업 문의가 증가해 진행하게 된 사업”이라며, “노브랜드 전문점은 주변상권과의 상생을 위해 슈퍼와 편의점 핵심품목인 담배를 판매하지 않고, 자체상품 비중이 70% 이상이며, 슈퍼마켓 등의 핵심 품목인 신선식품 판매도 최소화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같은 노브랜드 상품들을 판매하는 매장임에도, 직영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는 지역상인들의 환영을 받고, 가맹 '노브랜드 전문점‘은 골목상권의 규탄 대상이 되는 상황에서 이마트의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현석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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