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meets DESIGN] 지금 유럽은 이스쿠터 붐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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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eets DESIGN] 지금 유럽은 이스쿠터 붐 시대
  • 박진아 IT칼럼니스트
  • 승인 2019.05.1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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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부터 이스쿠터 공유 사업 경쟁 본격화 될듯

독일 교통부는 4월 3일 ‘이스쿠터(E-scooter),’ 즉 전기 구동 미니 스쿠터를 도로용 교통수단으로 합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빠르면 5월 17일부터 15세 이상 독일인이라면 누구나 합법적으로 차량옆 도로, 자전거 도로, 인도에서 이스쿠터를 최고 시속 12km로 타고 다닐 수 있게 된다. 또 이는 이스쿠터 운행자와 주변 교통수단 및 보행자 간 빚어질 수 있는 사고 발생 시 보험 보장도 받을 수 있음을 뜻한다.

독일 이스쿠터 셰어링 기업 티어( Tier) 이스쿠터는 바퀴와 발판이 작게 디자인되어 기동적이지만 사고위험도 높다. Courtesy: Tier Mobility

우리나라에서 ‘킥보드’로 알려져있는 킥 스쿠터와 전기구동식 이스쿠터를 타고 다니는 어린이나 성인들의 모습은 유럽 도시에서는 일상적 도회 풍경이다. 특히 유럽에서 이스쿠터 사업이 가장 활발히 벌어지고 있는 곳은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다. 2016년 유럽연합이 유럽 이스쿠터 사용을 합법화하자마자 스페인 정부는 스페인의 대도시에 이스쿠터를 대안적 교통수단으로 권장하기 시작했다.

미국의 이스쿠터 공유 업체 라임(Lime)의 이스쿠터를 사용하려면 라임 앱이 설치된 스마트폰과 지불용 신용카드가 필요하다. 라임이 구매하는 이스쿠터 기종은 세그웨이 생산 나인봇 모델로 경쟁 업체들의 기종들보다 몸체가 크고 견고해서 보행자 안전도가 우월하다. Courtesy: Lime.

2018년 연말, 90세 보행자가 이스쿠터에 치여 사망하는 사고로 스페인 정부는 영업중이던 라임(Lime), 윈드(Wind), 보이(Voi, 스웨덴) 등 이스쿠터 공유서비스에 일시적으로 사업정지를 명령했으나 얼마안가 재허가했다. 단, 이스쿠터 이용자들은 최대 주행속도 시속 25km, 도로변/버스용 도로/2차선 이상 도로 운행 금지, 보행자 우선 양보 등 엄격한 새 주행규정을 준수해야 한다.

선진국들은 오래전부터 나날이 극심해지는 도심 교통체증과 휘발유로 유발되는 자동차 배기가스를 감축하고 환경친화적이면서도 현대적인 대안적 교통수단으로 전환할 방안을 고심해왔다. 최근 도시형 1인용 교통수단으로 자전거와 전기구동식 소형 이스쿠터 사용이 장려된 것은 그래서다. 그 결과, 자전거 공유 사업은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는 반면 이스쿠터 사용률은 계속 증가 추세에 있다.

중국의 오포와 모바이크(2017년 시험 진출)의 실패 후, 현재스페인의 자전거 공유 서비스 시장은 점프(JUMP, 미국 우버의 공유 이스쿠터 서비스)와 우포(UFO, 스페인 토종 이스쿠터 공유 서비스 업체)가 양분하고 있다. Courtesy: JUMP

스케이트보드에 전기 모토가 부착된 이스쿠터는 바쁘고 복잡하며 공간이 한정된 도시생활에 안성맞춤이다. 매연과 소음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좁은 골목에서도 요리조리 질주할 수 있으며, 접어서 버스나 열차 안으로 들고 탈수도 있다. 그러나 대다수 개별 유럽 국가들은 여전히 안전을 이유로 합법화를 미루고 있다.

비즈니스 전문가들은 이스쿠터 관련 제조 및 공유 서비스 사업은 ‘미래의 모빌리티’ 노다지 산업일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독일 자동차 생산업체 폴크스바겐도 조만간 자체 개발한 이스쿠터, e-스케이트보드, e-자전거를 속속 출시해 판매와 임대사업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독일 폴크스바겐과 중국 스타트업 니우(Niu)가 합작으로 개발한 ‘스트리트메이트(Streetmate)’ 도시형 이스쿠터. 시장출시일은 아직 미정이다. Courtesy: VW

이스쿠터 공유서비스로 유럽 시장에 가장 먼저 진출하기 시작한 기업은 우버(Uber)와 라임(Lime)이다. 최근에는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운영하는 버드(Bird)가 경쟁에 가세했다. 이 기업들은 모두 미국 캘리포니아 주, 특히 교통체증이 심하기로 악명높은 LA와 샌프란시스코에서 거둔 성공에 기반해 유럽 시장으로의 확장을 겨냥한다.

현재 우버와 라임은 세그웨이(Segway)가 개발한 나인봇(Ninebot) 전기구동 킥스쿠터와 중국산 이스쿠터를 구입해 사용한다. 포드(Ford) 자동차도 도심용 E-모빌리티 시장에 가세하기 위해 최근 실리콘밸리 본사의 신흥 이스쿠터 개발업체의 스핀(Spin)을 매입하고 경쟁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2018년 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런칭한 스핀(Spin) 이스쿠터 공유 서비스. 스핀은 본래 자전거 공유 서비스 스타트업으로 출발해 최근 포드 자동차에 인수돼 사업확장을 꾀하고 있다. Courtesy: Spin

유럽 대륙권 국가들의 정책가들은 대체로 이스쿠터의 대중화에 호응적이다. 그러나 시속 15-30km로 질주가능한 이스쿠터를 보행자용 도보에서 사용하게 될 경우 교통사고가 증가한다. 도로 주행시 높은 자동차 사고 가능성이 높아진다. 자전거 전용 도로 활충 등 인프라를 구축하려면 도시 정부의 지원과 규제가 효율적으로 따라줘야만 가능하다.

e-자전거 공유 실패 사례에서 볼 수 있었듯, 이스쿠터의 주차 및 충전 시설 확충, 도난과 훼손 방지, 사용자 개인정보 보안 문제 해결은 이스쿠터 공유 사업자들이 풀어야 할 숙제거리다. 유럽연합의 친 중국 정책 덕분에 중국은 앞서 2017년부터 유럽에서 오포(Ofo)와 모바이크(Mobike) 두 중국토종 e-자전거 공유 기업이 진출해 시장 점유전을 벌였지만 현재 오포는 재정난으로 모바이크는 기물(이자전거와 이스쿠터) 훼손 피해와 사용자 데이터 침해 스캔들로 고전하고 있다.

미국 이스쿠터 공유 서비스 업체 버드가 5월 8일 출시한 최신형 모델 ‘버드원(BirdOne)’ 이스쿠터. 버드는 이제까지 공유대여용으로 써오던 나인봇ES 모델 구매를 멈추고 내구성과 장거리 건전지가 보강된 ‘버드원’과 ‘버드제로’ 마이크로모빌리티 이스쿠터로 교체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가격은 미화 1,299 달러.  이스쿠터 공유 서비스 업체는 수 개월내 이스쿠터 구입 원가를 회수할 수 있을 만큼 성업중이다. © PRNews Photo

그러나 진짜 문제는 도심 구석구석 보다 많은 시민들이 사용하게 될 이스쿠터가 과연 중첩된 대도시 교통체증 해소과 유려하고 편한 대중교통편을 연결해주는 완전한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 일부 도시계획 디자인 전문가들은 이스쿠터 붐은 정책적 차원의 장기적 해결책이기 보단 디스럽트한 스타트업 사업 모델을 빌은 단기적 이동 전술일 뿐이라고 비판한다.

오늘날 세계 주요 대도시들이 구축한 지하철, 지상 전철, 기차, 버스, 택시 등 대중 교통망 인프라 덕택에 시민들은 효율적으로 A지점에서 B지점으로 이동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아직도 도시인들은 마지막 종착지에서 목적지 문 앞까지 거리를 이어주는 '도어-투-도어(door-to-door) ' 이동은 여전히 걸음에 의존한다. 이스쿠터는 도시인들의 이동방식과 교통문화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지가 주목된다.

박진아 IT칼럼니스트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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