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MEETS DESIGN] 하늘을 나는 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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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EETS DESIGN] 하늘을 나는 자동차
  • 박진아 IT칼럼니스트
  • 승인 2017.08.04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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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개봉한 대 히트 공상과학영화 ⟪백 투 더 퓨쳐 2⟫ 속 주인공들은 미래 2015년으로의 여행에서 하늘을 날아다니는 자동차를 만난다. 그보다 근 30년 전인 1962년 미국에서 방영되기 시작한 텔레비전 만화연속물 ⟪젯슨 가족⟫은 미래 인류는 일, 식량문제, 전쟁 같은 사회문제가 모두 사라진 유토피아 세상에서 공중에 뜬 주택에서 거주하고 투명 비행접시를 몰고 다니며 살 것이라 상상했다. 그 즈음 공상과학 소설가 아이작 아시모프는 1964년 뉴욕 세계박람회를 기념해 『뉴욕타임즈』 지에 기고한 에세이에서 50년 후인 2014년이 되면 인류는 도시 인구수 급증, 식량가공기술의 발달, 로봇두뇌의 등장, 정보통신과 소비자용 전자기기의 보편화 속에서 살게 될 것이라고 놀랍도록 정확하게 미래를 예측했다. 헌데 그랬던 그도 날으는 자동차만은 비효율적이고 쓸데없는 상상이라 일축했다.

1960년대 미국에서 방영된 텔레비전 만화연속물 ⟪젯슨 가족(The Jetsons)⟫에 등장한 하늘을 나는 자동차.

실제로 기존의 자동차와 항공 업계는 땅 위에 바퀴를 접촉시킨채 달리는 자동차와 공기역학 원칙에 의존해 대기 속을 전진하는 항공기는 두 가지  매우 서로 상이한 기계로 취급해왔다. 그 두 기계적 특성을 합쳐서 하늘을 날으는 자동차로 개발하는 노력은 본래 군사적 용도에서 시작했다. 실제로 지난 2010년 미국 국방부 국방첨단과학기술연구소(DARPA)는 5천 4백만 달러 규모의 예산을 지원받아 SUV처럼 운전하여 활주로 없이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고 비행기처럼 날 수 있는 4인용 날으는 자동차 트랜스포머(Transformer)를 2015년까지 개발해 실제 전투에 투입할 것이라는 계획을 수립했었다.

날으는 자동차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여러 첨단 기술과 혁신적 디자인을 필요로 한다. 그 중에서도 자동차가 공중에 붕 뜨게끔 공중부상 기술을 뒷받침해 주는 물리적 원리는 ‘마이스너 효과(Meissner effect)’다. 초전도체와 자석이 공존할 경우 초전도체가 자석 주변 자기장을 밀쳐내려 하는 성질을 이용하여 자동차를 공중에 띄우고 방향 제어를 할 수 있게 해 주는 이 현상을 양자 공중부양(quantum levitation)이라 한다(보아즈 알모그(Boaz Almog)의 2012년 7월 TED 연설 참고). 그런가하면 VTOL(Vertical Takeoff and Landing) 수직이착륙 기술은 본래 NASA에서 개발되어 오늘날 공중부상 자동차 디자인에 꼭 필요한 첨단 항공기술로써 주목받고 있다. 또 현재 개발중인 모든 공중부상 자동차들은 전기를 연료로 작동하기 때문에 더 오래가고 충전이 빠른 신연료 배터리 개발이 절실해 지고 있다.

독일 릴리움 제트(Lilium Jet)은 날개를 접었다폈다 할 수 있는 트랜지션 타입 날으는 자동차로 날개 디자인, VTOL 기술, 개선된 배터리 수명과 빨라진 비행속도를 갖추고 곧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Image courtesy: Lilium, Munich.

디자인적 측면에서 보건대 현재까지 몇몇 업체에서 개발된 비행자동차는 기존 항공비행물들의 원리를 응용한다. 예컨대 구글의 창업자 래리 페이지가 후원하여 개발중인 키티 호크(Kitty Hawk)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비행기 설계도를 연상시키는 듯한 페달-구동식 비행자동차인데 소형 드론과 헬리콥터를 혼합시킨 듯한 외형을 하고 있다. 중국 업체인 이행(Ehang) 사가 개발중인 EHANG 184 모델은 드론형 무인 미래형 택시가 될 예정으로 현재 미국 네바다에서 시험비행 중이다. 에어버스와 이탈디자인이 공동개발중인 팝업(Pop.Up)은 자동차 윗부분에서 원형 로우터(rotor)가 회전하며 공중으로 부상시키는 원리를 응용했는데 육지에서는 자동차, 하늘에서는 헬리콥터로 변신하는 다중모드(multimodal) 모듈식(modular) 비행자동차다.

이미 개발이 완료되어 곧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는 공중부상 자동차도 있다. 독일의 릴리움 제트(Lilium Jet)는 VTOL 기술과 기운 날개(tilt wing) 피쳐를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기존의 트랜지션 타입 자동차(날개를 폈다접었다 하여 자동차와 비행기 기능을 교대로 할 수 있는 차량수단)의 단점을 개선했다. 헬리콥터처럼 수직이착륙 할 수 있고 비행속도는 소비행기급으로 빨라진 것이 장점이며 이미 처녀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상용화가 가능한 단계라고 한다. 슬로바키아의 스타트업체 아에로모빌 사가 선보인 아에로모빌(Aeromobil) 날으는 자동차는 자동차처럼 도로를 달릴 수 있게 디자인된 비행기로 이미 2013년에 처녀비행을 마치고 올 연말부터 들어갈 본격 판매에 앞서 현재 사전주문을 받고 있다.

에어버스의 팝.업(Pop.Up)은 이음선이 없는 일체형 몸체, 다중모드, 전기연료형 공중부상 자동차로서 체증과 주차공간이 부족한 도시환경에서 효율적인 교통수단이 될 것을 겨냥하고 있다. Image courtesy: Italdesign & AIRBUS 2017.

카셰어링 서비스 업체 우버(Uber)가 텍사스 댈러스에서 개최한 우버 엘리베이트 테크 서밋(Uber Elevate, 4월 25-27일)에 대한 보도로 이번 한주일 동안 전세계 테크 관련 언론계는 하늘을 나는 자동차에 대한 소식으로 들끓었다. 이 행사 기조연설을 맡은 제프 홀든(Jeff Holden) 우버 최고 제품 책임자는 2020년 두바이 세계박람회에서 완벽작동가능한 공중부상 택시 프로토타입을 선보일 것이라며 관중을 들썩이게 했다. 우버가 2020년을 겨냥해 선보일 미래형 날으는 우버 택시는 운전자 없이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따른 자율주행과 자동주차 기능을 갖출 것이고 주차비와 보험료도 획기적으로 절감시킬 것이라고 약속한다. 추가로 대체 에너지원을 이용한 신연료, 연료재충전 기술, 도로 설계와 도시환경 디자인 영역에서도 지금과는 다른 혁신이 뒤따를 것이다.

건물들로 빼곡하고 시민들도 북적대는 도회 환경 속에서 사뿐히 이착륙하고 하늘을 나를 수 있는 자동차 대한 꿈은 더 이상 공상과학 소설에서나 나올 법한 복고풍 미래주의 환타지만이 아니라 다가올 가까운 미래 이루어질 현실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누구나가 날으는 차를 운전하고 다닐 보편화 시대는 업계가 부추기는 것처럼 그렇게 빨리 실현되진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예를들어 테라푸쟈 트랜지션(Terrafugia Transition) 하이브리드 비행자동차는 사실상 1/2인승 소형 비행기와 다름없어서 운전자는 비행기 조종사 면허를 취득해야만 한다. 또 여전히 대다수 소비자들은 자동차가 하늘을 난다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지니고 있고, 가격대는 여전히 고급수입 자동차와 비슷한 고가다. 또 자율주행 프로그래밍과 로보틱스 및 인공지능 기술이 일취월장하고는 있어도 완벽하지는 않다. 이 모든 문제점들이 해결될 그 날까지 적어도 기술적 혁신과 모험을 좋아하는 소수의 자동차 애호가들에게 하늘을 나는 자동차는 흥미진진한 실험적 테크 제품임은 분명하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는 적어도 당분간은 고급 럭셔리 자동차와 개인용 제트 비행기를 결합한 고가 취미품으로 머물러 있을듯 하다. Image courtesy: 2017 TERRAFUGIA.

박진아 IT칼럼니스트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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