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에 '미래 인재 유출'까지... 국내 배터리 1위 'LG화학'에 찾아온 시련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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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에 '미래 인재 유출'까지... 국내 배터리 1위 'LG화학'에 찾아온 시련의 계절(?)
  • 양도웅 기자
  • 승인 2019.04.30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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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 유지 문화, 경쟁업체 비해 낮은 연봉, 안하무인식의 노조 등으로
배터리 부문 젊은 인재들 경쟁업체로 떠나... "업계 관계자들은 오래 전부터 알던 사실"

국내 배터리 1위 업체인 LG화학에 시련의 계절(?)이 찾아왔다.

올 1분기 배터리(전지)사업 부문서 147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한 데 이어, 배터리 생산 최일선에서 경력 쌓은 미래 인재들이 경쟁업체로 대거 이직하면서다.   

LG화학 배터리사업 부문 내부 사정에 밝은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장서 경력을 쌓은 많은 직원들이 경쟁업체로 적을 옮겼다"면서 "지금도 많은 직원들이 이직을 고려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LG화학이 국내 1위 배터리업체고 글로벌 시장서도 최고 수준의 업체지만, 직원들의 생각은 좀 다른 것 같다"며 "직원들은 회사가 '과연 더 성장할 생각이 있는지' 의심스러워한다"고 덧붙였다. 

그가 LG화학 직원들이 이직하거나 이직을 고려한 이유로 꼽은 건 '현상 유지' 문화다. '지금 정도만 유지해도 괜찮다'는 분위기가 진취적인 자세를 가진 직원들의 사기를 저하시킨다는 것.

현재 배터리산업은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서도 가장 주목받는 산업 중 하나다. 관련 산업인 전기차 산업이 폭발적으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 따라서 많은 배터리업체들이 앞다퉈 대규모 투자와 인재영입에 집중하는 상황이다.

관계자는 "직원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단순히 연봉 문제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며 "특히 현장에 있는 젊은 관리직 직원들은 '현상 유지 문화'에 무기력해 한다"고 강조했다.  

LG화학의 많은 젊은 인재들이 '현상 유지 문화' '경쟁업체에 비해 낮은 연봉' '강성 노조' 등으로 경쟁업체로 이직했으며, 여전히 이직을 고려하는 많은 젊은 직원들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상 유지 문화'와 함께 경영진의 잘못된 전망도 직원들의 사기를 저하시킨 것으로 보인다. 

경영진은 지난 3·4분기 호실적(영업이익 843억원·958억원, 영업이익률 4.9%·4.6%)에 고무돼 직원들 앞에서 올 1분기 실적을 자신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올 1분기 147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자 경영진에 대한 직원들의 신뢰가 땅에 떨어진 것.

한편, 이번 1분기 실적에 대해 LG화학 관계자는 "ESS화재에 따른 일회성 비용과 자동차·IT 분야의 계절적 영향으로 출하량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직원들이 경쟁업체로 이직하는 것에 대해선 "경쟁사와 관련한 내용은 말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경쟁업체로 지목된 기업의 관계자도 "후발주자이기 때문에 다른 업체에 비해 적극적으로 투자 유치와 인재 영입을 하고 있다"면서도 "LG화학 직원들의 이직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이에 한 증권가 애널리스트는 "LG화학 직원들이 경쟁업체로 옮긴다는 건 이미 오래전부터 업계 관계자 대부분이 알고 있던 사실"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의 배터리(전지)사업 부문은 올 1분기에 147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LG화학 측은 "ESS 화재에 따른 일회성 비용과 자동차·IT 분야의 계절적 영향을 출하량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현상 유지 문화'에 노조의 '안하무인 태도'까지... 무기력해지는 젊은 현장 관리직원들

이뿐만 아니다. 관계자는 현장서 늘 마주하는 '노조의 안하무인식 태도'가 현장 관리직원들을 경쟁업체로 이직하게 만드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관리직원들은 노조 소속 직원의 '상습적인 지각' '근무시간 내 동영상 시청' 등의 방만한 근태를 바로잡을 수 없다"면서 "더 큰 문제는 경영진들도 이를 알면서 마냥 손 놓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영진은 노조의 파업이 고과에 악영향을 있기 때문에, 현장 관리직들을 노조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도록 다독인다"고 덧붙였다. 

국내 다른 배터리업체들의 노조는 LG화학 노조처럼 강성이 아니다. 

SK이노베이션은 노사가 임금 인상률을 전년도 소비자 물가 상승률에 맞추는 '임금 물가 연동제'를 대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도입해 올해 임금협상도 1주일 만에 마쳤을 만큼 노사 관계가 원만하다.

삼성SDI는 회사 차원에서 노조 활동을 적극 막고 있어 이에 대한 논란도 있는 상황이지만, LG화학 노조만큼 노조가 생산현장에서 힘을 갖고 있진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관계자는 "LG화학 직원들이 '노조가 제대로 일하는 사업장' '노사 관계가 합리적인 사업장'을 선호하며 그런 기업으로 이직하(려)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LG화학 배터리사업 부문의 노조(사진)는 다른 국내 배터리업체들의 노조에 비해 강성인 것으로 전해진다. <출처=엘지화학노동조합 홈페이지>

양도웅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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