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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금융혁신 사업 추진' 과감하게 속도 낸다5대 금융지주 및 대형 금융사 참여...'금융권 팔 비틀기' 통한 '정부 코드 맞추기' 의혹도
지성규 KEB하나은행장(왼쪽에서 두 번째)과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왼쪽에서 네 번째)이 스타트업 관계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KEB하나은행)

최근 금융당국이 '핀테크 산업'을 중심으로 혁신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고 있는 가운데 기존 금융권의 금융혁신 사업 추진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특히, 금융위원회의 최근 행보를 보면 금융규제 개혁 추진과 금융혁신 유도를 통해 혁신금융 서비스 활성화에 올인하고 있는 형국이다.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18일 KEB하나은행 '원큐 애자일 랩(1Q Agile Lab) 8기 출범식'에서 축사를 통해 "정부는 핀테크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금융권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며, "금융회사의 핀테크 기업 출자 활성화 방안을 상반기 중 확정·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전향적인 금융규제 샌드박스 운영, 마이데이터 등 새로운 분야에 대한 핀테크 환경을 조성해 나갈 것"이라며, "핀테크 전반에 걸친 200여 건의 낡은 걸림돌 규제를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같은 날에 금융위는 KB금융지주 등 6개 금융회사와 금융기관이 공동 후원하는 '제1회 핀테크 아이디어 공모전' 개최를 발표하면서 핀테크 산업 육성과 금융혁신 생태계 활성화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줬다.

이 같은 추세를 보면, 올 하반기부터는 더 많은 업권에서 다양한 금융혁신 사업과 핀테크 기업들이 대형 금융사와 손 잡고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 최종구 금융위원장, 기존 금융권 독려..."국내 자본으로 '유니콘' 핀테크 기업 키우자"

이달 들어 금융혁신지원특별법이 시행되고, 금융규제 샌드박스가 본격적으로 운영되기 시작하면서 금융위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금융위 금융혁신기획단은 지난 1일 '금융규제 샌드박스 운영방향'을 발표하고, 금융혁신을 통한 금융산업 경쟁력 제고와 국민 편익 향상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밝혔다. '금융규제 샌드박스'란 혁신금융서비스에 대해 금융법상 인허가 및 영업행위 등 규제를 최대 4년간 적용유예하거나 면제시켜 주는 제도다.

금융위는 올해 1월 금융규제 샌드박스 사전 신청을 접수한 바 있다. 그 결과, 금융사 15곳, 핀테크 73곳 등 총 88개사가 지급결제·송금, 마이데이터, 보험 등 105개 서비스(금융사 27개, 핀테크 78개)를 신청했다. 지난 1일에는 금융업권별로 다양한 서비스가 포함된 우선심사 대상 19건을 발표했고, 17일에는 1차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9건을 발표했다.

금융위는 금융 관련 법령 규제 전반에 대해 폭넓게 특례를 인정하고, 테스트 종료 후 후속조치로 검증된 서비스의 경우에는 인허가 심사 지원 및 입법조치 권고를 통해 제도 개선 등 시장 안착을 지원할 계획이다.

한편,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11일 신한 퓨처스랩 제2출범식에 참석해 "최근 유니콘 핀테크 기업으로 성장한 '토스'의 스케일업 투자는 대부분 해외 투자자들에 의해 이뤄졌다"며, "국내 금융권과 투자자들의 힘으로 우리 핀테크 기업을 유니콘으로 키워내자"고 강조했다.

또 "정부도 전향적인 금융규제 샌드박스 운영과 속도감 있는 규제혁신으로 핀테크 기업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대형 금융회사들은 이 같은 금융당국의 광폭 행보에 발을 맞춰 재빨리 움직이고 있다. 현재 5대 금융지주와 일부 대형 금융사들은 금융당국의 정책적 가이드라인에 맞춰 핀테크 랩을 설치했거나 설치 추진 중이다.

▲금융당국 '혁신만이 살 길' vs 업계 '불황에 당장 살 길 막막'

금융당국은 국내 금융산업이 직면하고 있는 글로벌 금융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대응하고, 디지털 혁신 도입으로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높이지 않으면 시장에서 도태돼 생존하기 어렵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최종구 위원장은 최근 공개석상에서 국내 금융산업이 기존의 타성과 관행에 젖어있으면 미래가 없고, 금융혁신으로 경쟁력을 높이지 않으면 시장에서 사라질 수밖에 없다는 식의 발언을 이어가면서 기존 금융업계의 각성을 촉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의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금융권 팔 비틀기'를 통한 '현 정부 코드 맞추기'가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금융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의 취지에는 공감하나, 그 추진 방식이 과거 박근혜 정부에서 대기업들과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출범시켰던 것처럼 졸속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일부에선 흘러나온다.

카드업계나 보험업계처럼 전반적으로 업황이 부진하거나 악화되고 있어 생존권이 위협 받는 상황에서는 당장 수익성 개선이나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금융혁신'이라는 명분에 대해 금융당국과의 온도차가 클 수밖에 없다.

특히, 금융당국의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수익성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었던 카드산업은 사태가 심각하다.

카드사 노동조합협의회는 최근 금융위가 발표한 카드산업 개선안에서 카드업계의 요구사항이 빠진 것에 반발해 오는 5월 말부터 총파업 돌입을 예고하고 있다.

게다가 금감원은 4년 만에 부활시킨 금융권 종합검사를 업권별로 곧 착수할 예정이어서 당장 금융업계에는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금융규제 샌드박스와 같은 금융 혁신 정책은 장기적으로 국내 금융산업의 체질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도, "핀테크와 같은 금융혁신이 산업을 바꾸기엔 아직 요원한 시점에서 불황이 닥친 산업에 대한 금융당국의 직접적이고 선별적인 지원책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석호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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