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올해 설비 투자계획서 '중국 제외·인도 집중'...세계최대 자동차 시장서 포드와 비교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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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올해 설비 투자계획서 '중국 제외·인도 집중'...세계최대 자동차 시장서 포드와 비교해보니
  • 양도웅 기자
  • 승인 2019.04.05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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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포드 모두 최근 2년간 중국 시장에서 연전연패 '중국'서 같은 성적표, 다른 대응...현대차 "사업 축소", 포드 "인재영입·신차 30종 출시"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현대자동차와 포드는 현재 낙제점을 받고 있다. 

현대차는 2016년 판매량 179만여대로 정점을 찍은 뒤, 2017년·2018년 114만여대, 116만여대를 팔았다.

2016년 기준 -36%, -35% 급감했다.

포드도 마찬가지다.

2017년 매출이 전년 대비 6% 감소했다. 2018년엔 전년 대비 37% 급감했다. 

이들의 연패 이유도 비슷하다. 

업계는 현대차 판매에 타격을 입힌 건 사드 설치에 따른 중국 정부·업계의 보복, 중국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차량 지원 정책'이라고 본다.  

포드도 부족한 모델, 미중 무역전쟁과 중국 내 파트너사인 장안·장링자동차그룹과의 관계 때문에 실적이 곤두박칠했다고 본다.  

현재 상황도, 현재 상황을 초래한 이유도 비슷한 두 업체. 하지만 대응은 판이하게 다르다. 

현대차와 포드, 두 글로벌 완성차 업체 모두 중국에서 최근 2년간 실적이 곤두박질했다. 하지만 두 업체의 대응은 다르다. 현대차는 중국 사업 규모를 축소하고 있고, 포드는 보다 공격적인 전략을 발표했다. 세계 완성차 브랜드가치 순위에서도 5위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두 업체. 올해 두 업체가 어떤 결과를 낼지 주목된다.

◆ 현대차, 설비 투자계획서 '중국 빼'...중국 내 몸집 줄이기 본격화

4일 현대차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설비 투자·획에 중국은 없다. 

현대차는 올해 국내(2조3178억원), 미국(5866억원), 인도(3250억원), 브라질(1392억원), 체코(1057억원), 터키(751억원), 러시아(237억원) 등에 총 3조5731억원을 투자한다.

여기에 중국이 빠진 것.

일각에서는 "이로써 현대차 베이징 1공장의 연내 재가동 가능성은 매우 낮아졌다"며 "매각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한다. 

현재, 현대차는 베이징 1공장을 두고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는 중이다.

현대차 중국 합작 파트너사인 베이징기차는 베이징 1공장을 전기차 라인으로 변경하자는 제안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은 전기차 시장 규모에서도 세계 1위다.

하지만 베이징 1공장서 전기차를 생산하기 위해선 설비를 최신화해야 해 현대차가 제안을 마뜩치 않아 했다는 후문.

투자가 필요한 설비 최신화를 사실상 거절했기 때문에 업계는 매각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현대차 중국 공장 모습. 현대차는 중국 사업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 그룹 내 중국사업총괄 부문 인력도 줄이고 있다. 반면, 최근 밝힌 인도 공장 증설 투자액과 인도 1위 차량호출업체 올라에 대한 투자액을 합치면 6000억원이 넘는다.

또한, 현대차는 최근 120여명에 달하던 그룹 내 중국사업총괄 부문 인력을 40명까지 축소했다. 

현대차는 "앞으로 중국 시장서 순발력 있게 대응하기 위해서"라지만, 업계 관계자는 "중국 사업 규모를 본격적으로 축소하는 단계에 접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현대차가 인도 공장 증설 위한 투자, 인도 차량공유 1위 업체 올라에 3000억원대 투자 등을 밝힌 것도 앞으로는 중국에서 힘을 빼겠다는 방증이다. 

◆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 포기 않는 포드, "인재 영입·신차 30종 출시 등으로 반등할 것" 

하지만 중국 시장서 비슷한 상황에 놓인 포드는 다르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포드는 향후 3년간 중국 시장에 신차 30종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에 앞서 포드는 중국 시장에 2025년까지 신차나 부분변경·완전변경 모델 50종을 출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계획을 이번에 구체화했다. 

신차 30종과 함께 포드는 중국 현지인과 중국 사정에 정통한 글로벌 인재를 채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중국 파트너사와 관계를 개선하고, 중국 매출에 영향을 주는 요소를 없앨 방침이다.

애닝 첸 포드 중국 사업 최고운영자는 "이번 계획은 중국 시장에서 겪는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팰리세이드(왼쪽)와 포드 익스플로러. 중국 자동차 시장은 연간 2300만여대가 팔리는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다. 미국과 유럽 자동차 시장에 비해 각각 500만여대 더 팔리는 곳이다.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밀리면 안 된다는 절박감이 자동차 업계에 존재한다. <출처=현대차, 포드 홈페이지>

포드의 입장은 명확하다. 더 이상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것. 반면, 현대차의 선택은 사업 축소다. 

중국 자동차 시장은 지난해 처음으로 '역성장'했지만 연간 2300만여대가 팔리는 최대 자동차 시장. 미국·유럽보다 각각 500만여대 더 많이 팔릴 정도다.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밀리면 세계 자동차 시장서 밀리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이처럼 중국에서 비슷한 성적표를 받아든 두 학생은 다른 학습 계획을 내놓았다. 이들의 향후 성적표는 어떨까? 이 둘의 행보가 주목된다.

양도웅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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