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페리얼’ 포기하고 대규모 ‘명퇴’ 예고한 페르노리카, 한국이 우습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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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페리얼’ 포기하고 대규모 ‘명퇴’ 예고한 페르노리카, 한국이 우습나?
  • 양현석 기자
  • 승인 2019.01.24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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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 줄어도 프랑스 본사는 100억대 배당 가져가... 부당노동행위로 검찰 송치도
페르노리카코리아가 ‘임페리얼(사진)’ 판권을 매각하고,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서 극심한 노사갈등을 예고했다. 또 노동부로부터 부당노동행위 등이 사실로 인정돼, 검찰 수사를 앞두고 있어 향후 가시밭길을 걷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 국내 로컬 위스키의 대명사였던 ‘임페리얼’의 판권이 매각됐다. 이와 더불어 임페리얼을 제조 판매했던 페르노리카는 대규모 명예퇴직을 실시하기로 하면서 극심한 노사갈등도 예고하고 있다.

자난 22일 페르노리카코리아(사장 장 투불)는 임페리얼 판권 매각을 발표하며, 임페리얼의 제조만 담당할 것이고, 이를 새로운 사업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3월 1일부터 임페리얼 브랜드 위스키는 드링스 인터내셔널이 판매할 예정이며, 페르노리카코리아는 발렌타인, 앱솔루트와 같은 전략적 글로벌 브랜드에 보다 주력할 방침이라는 것.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새로운 사업 모델로 변화함에 따라 조직도 그에 맞게 개편할 예정이며 직원들을 대상으로 조기명예퇴직 신청을 받는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명예퇴직 규모는 현 직원 220여명에서 절반이 넘는 120여명을 줄여 100명 이하로 만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연히 노조에서는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같은 날 페르노리카코리아 노조는 임페리얼 브랜드 매각과 명예퇴직 신청 발표에 대해 "직원들의 구조조정을 통해 이익의 극대화를 도모할 가능성이 있어 직원들의 생존권 위협을 야기할 수 있다"며 "경영난을 그 이유로 말하고 있으나 지난 2년 동안 약 300억원이 넘는 프랑스 본사로의 배당액을 감안하면 직원들의 희생을 담보로 이익만 챙기려는 프랑스 기업의 '먹튀' 경영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또 "회사의 매각과 구조조정이 사실로 확인되면 전 조합원 쟁의행동 결의를 계획하는 등 한국 직원들의 생존권 사수를 위해 전력 투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페르노리카의 프랑스 본사(앨라이드 도메크)는 위스키 판매의 하향세로 인해 한국법인(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의 영업이익이 급감함에도 불구하고, 2016년과 2018년, 100억원이 넘는 고액 배당을 통해 프랑스로 이익금을 빼갔다. 작년의 경우 영업이익이 약 49억원에 머물렀지만 프랑스 본사는 여전히 115억원을 배당금으로 가져가, 한국법인을 적자기업으로 만들기도 했다.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전임 대표의 인종 차별과 어이없는 부당노동행위로 수차례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5년간 회사를 이끈 장 마누엘 스프리에 전 사장은 "멍청한 한국인", “시키는 대로 해라”라는 혐오성 발언으로 노조의 반발을 샀다. 이에 더해 한 고위 임원은 직원에게 “내가 씹던 껌을 씹으라”는 상식 밖의 언행으로 물의를 빚었지만, 사측은 이 말이 해고사유가 아니라는 입장을 보인 바 있다.

페르노리카코리아의 부당노동행위와 성희롱 등은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의 특별근로감독 결과 사실로 밝혀져, 22일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돼 사법 처리될 전망이다.

주류업계와 노동계에서도 페르노리카코리아의 이번 행보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높다. 특히 이번 매각 및 구조조정이 노사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이뤄진 것에 대해 “나쁜 선례가 될 수 있다”며 우려하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 주류상은 “임페리얼을 넘긴다는 공문을 받고, 담당 직원에게 문의해 보니, 직원은 이 사실을 몰랐다면서 공문 내용을 알려달라고 해 당황했다”면서, “과거 1등 로컬 위스키의 몰락이 안타깝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페르노리카코리아는 2000년에 진로발렌타인스를 인수해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당시 로컬 위스키 시장 점유율 1위인 ‘임페리얼’을 앞세워 시장을 주도해 왔으나, 2010년대 접어들면서 시장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현재 ‘윈저’와 ‘골든블루’에 이어 점유율 3위로 내려앉았다.

한편, 임페리얼 매각과 대규모 구조조정에 대해 페르노리카코리아는 “보다 효율적인 조직과 새로운 전략을 바탕으로 시장에서의 경쟁 우위를 확보해, 소비자 중심의 회사를 만들어 갈 것”이라며, “이번 조직 변화로 불가피하게 영향을 받는 직원들을 위해 최선의 지원을 다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양현석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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