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1만원’...“을의 전쟁” 아닌 정부·사회적 노력 필요한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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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1만원’...“을의 전쟁” 아닌 정부·사회적 노력 필요한 시점
  • 이효정 기자
  • 승인 2018.02.07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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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저임금인상 대책마련 토론회 개최

'최저임금 1만원시대'를 앞두고 발생하는 문제로 인해 나타나는 '을의 전쟁' 양상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대기업이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7일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212호에서 열린 ‘최저임금인상 대책마련 토론회(이하 최저임금 토론회)’에서 최저임금인상 해법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성희 고려대학교 노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가맹점과 노동자 간의 싸움'을 '을의 전쟁'으로 묘사했다. 김 교수는 "최저임금 1만원이 정착하기 위해서는 을의 전쟁이 아닌, 정부·기업·가맹점·노동자가 함께 논의하고 합의점을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른 토론자들 역시 '최저임금인상 해법'에 대해 정부·사회적 차원의 노력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이영희 사회연대네트워크 공동대표의 인사말과 문성현 노사정 위원장의 축사로 시작된 이번 최저임금 토론회는 '최저임금 1만원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에 대한 주제로 참여자들의 생각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최저임금 해결방안 토론회가 7일 열렸다.

이동주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사무총장, 김은기 민주노총정책국장, 김성희 고려대학교 노동문제연구소 교수, 박문순 서울 일반 노조 전 사무처장, 안진걸 참여연대 공동사무처장이 한 자리에 모였다. 정용건 사회연대네트워크 상임대표는 사회를 맡아 토론내용을 요약하는 등 토론진행자로 활약했다.

문성현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장

문성현 노사정 위원장은 ‘전태일의 풀빵정신’을 언급하며 문정부가 약속한 2020년이 전태일 50주기임을 밝혔다.

문 위원장은 “최저임금 1만원이 되는 해가 전태일 50주기인 것은 어떤 계시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재단사였던 전태일은 지금의 정규직이었는데, 자신의 돈을 털어 비정규직 시다(보조)들에게 풀빵을 사줬다. 최저임금 1만원 실현을 위해 지금 우리에게는 ‘풀빵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위원장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노동자(정규직)들이 그렇지 않은 노동자(비정규직)들의 상황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취지의 축사를 이어갔다. 

발제는 김성희 고려대학교 노동문제연구소 교수가 맡았다. 김 교수는 “최저임금 1만원은 충분히 달성가능한 목표이며, 매년 상승할 인상폭은 감내하기 힘든 수준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최저임금인상으로 인해 고용축소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는 의견에 대해 ‘시애틀 연구결과’ 등을 들어 “고용상실 없이 실질임금증가가 큰 폭으로 나타난 연구결과가 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김성희 고려대학교 노동문제연구소 교수

또 김 교수는 최저임금인상으로 발생할 문제에 대해 ‘정부차원에서의 적극적 해결의지’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사회구조개혁’이 필요한 곳과 ‘현금 지원’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을 구분 짓고, 기업에 대한 구체적인 해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사회적인 차원의 적극적 합의’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김 교수는 가맹점과 노동자 끼리 갈등을 겪는 모습을 두고 ‘을의 전쟁’으로 규정했다.

그는 임금상승이슈가 ‘을의 전쟁’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만큼, 정부·기업·가맹점·노동자가 함께 논의하고 합의점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최저임금 1만원이 정착할 수 있다고 정리했다. 

김은기 민주노총 정책국장

김은기 민주노총정책국장은 고용축소문제에 대해 “2~3개월후면 어느정도 해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김 정책국장은 지난 대선 당시 후보들의 공약을 예로 들며 “최저임금 1만원에 대한 사회적합의는 사실상 지난 2017년에 끝난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다만 실천방안에 있어 협의과정이 필요함을 마찬가지로 주장했다. 여기에 ‘소상공인에 대한 제도개선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박문순 서울 일반 노조 전 사무처장은 최저임금인상을 바라보는 ‘언론’과 ‘기득권’의 태도가 ‘호들갑스럽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박 사무처장은 “최저임금인상의 역효과(고용축소)를 부각시키며 노동자를 걱정하는 듯한 태도지만, 사실 노동자 입장에서는 크게 다를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박문순 서울일반노조 전 사무처장

최저임금에 대해 ‘크게 오른 것’이 아니라, 그동안은 왜 적게 올랐는지를 생각해봐야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박 사무처장은 2018년 기준 단신생계비가 197만원인데 비해 최저임금으로 계산시 월급이 157만원인 점을 꼬집으며 “16.3%를 부각할 것이 아니라, 그만큼이 올랐음에도 1인 생계비보다 적은 급여실태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 외에도 박 사무처장은 최저임금인상속도가 지금보다 빨라져야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10년 뒤에 최저임금이 1만원인 것은 아무의미가 없다”며 정책적 보완이 필요함을 재확인했다.

이동주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사무총장

이동주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사무총장은 “튼튼한 사회적 연대가 필요하다”며 발언을 시작했다. 

최저임금인상이 영세사업자에게 부담으로 다가온다는 의견에 대해 “골목상권을 점령한 대기업 프랜차이즈가 더 근본적인 부담의 원인이라고 본다”며 “최저임금인상 때문에 영세사업자의 부담이 가중 된다는건 왜곡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사무총장은 “영세사업자는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 이 같은 현상은 영세사업자들의 실질적 소득 저하요인이 된다”며 사회구조적인 차원에서 접근해야 문제해결을 도모할 수 있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어 “카드수수료 개선 및 골목상권 활성화 방안 논의 등이 이뤄지는 것이 필요하다. 노동자와 중소상인이 모여 구조적인 현실에 대한 대안을 모색할 공론의 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진걸 참여연대 공동사무처장

안진걸 참여연대 공동사무처장 역시 최저임금인상이 문제가 아니라고 말했다. 안 사무처장은 “월급 22만원이 오른 것이 문제가 아니다. 그것을 크게 느껴지게 하는 경제불평등이 더 근본적인 문제다”고 언급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자영업자를 살리기 위한 정부차원의 노력’과 기업측의 노력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하도급 폭리’, ‘기술탈취’, ‘어음’ 등 하청업체들이 겪는 고질적인 문제에 대한 해결 역시 시급하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카드수수료 인하 등을 필두로 한 금융적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인 사무처장은 “지불능력에 어려움을 겪는 영세사업자들입장에서 생각하고 체감되는 문제를 해결하다보면 선순환구조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이효정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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