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철의 라이브 공연 관람은 약인가 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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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철의 라이브 공연 관람은 약인가 독인가?
  • 정우택
  • 승인 2011.02.18 15: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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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해석보다 김정은의 마음을 움직이는 계기가 되도록...

김정철.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셋째 아들이다. 맨위 장남 김정남, 둘째 김정은보다 생긴 것도 낫고 마음도 편하게 해준다. 팝에 빠져 있고, 서구 문물이 몸에 철철 넘친다.

이런 김정철이 지난 2월 14일 싱가포르에서 팝스타 에릭 클랩턴 라이브 공연에 관람하는 모습이 TV에 잡혔다. 남자와 여자 등 몇몇 일행과 함께 있었는데 몸의 치장이 예사롭지 않았다. 반지를 끼고, 귀도 뚫었다. 독재자의 아들 같지 않았다. 음악을 좋아하는 평범한 젊은이 같았다.

 
김정철은 어려서 스위스에 유학했다. 그런 이유로 서구 문명을 일찍 맛봤고 생각도 서구화 된 것같다. 하고 다니는 모습은 더 그렇다. 표정도 공산 독재의 나라에서 힘들게, 긴장된 모습으로 살아가는 모습이 아니다. 편안한 모습이었다.

김정철이 TV에 잡힌 후 언론은 그에 대해 비판적인 기사를 많이 썼다. 김정철 개인을 개인으로 보지 않고, 정치 상황과 연계시켰다. 주민들은 고통 받고 있는데 이렇게 밖에 나가서 여행이나 해서 되겠느냐는 것이었다. 일부 언론은 북한 주민들이 이 사실을 알면 반발할 것이라고 쓰기도 했다.

하지만 필자는 김정철이 귀를 뚫고, 팝에 빠져 서구 문명을 접하는 것이 나쁜 것 만은 아니라고 본다. 김정철의 이런 행동은 북한의 개방을 앞당길 수 있다. 김정철이 형인 김정은과 관계가 좋다는 얘기를 들으면 개방에 대해 더 기대를 갖게 한다.

김정은과 김정철. 한 사람은 권력자고, 한 사람은 서구 스타일의 삶을 즐기는 젊은이다. 어떻게 보면 전혀 생각이 다르고 갈등이 있을 것 같지만 그들은 형제라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다. 두 사람은 자주 만날 것이다. 이 과정에서 김정철을 통해 김정은의 닫힌 마음이 열릴 수도 있다는 기대를 해본다.

김정철은 김정은의 마음에 개방과 서구문명을 불어 넣는 좋은 도구가 될 수 있다. 우린 이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모르면 몰라도 김정은과 김정철이 만나면 외국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외국 생활을 어떤지 물어보기도 한다고 봐야 한다.

우리는 사고의 폭을 넓힐 필요가 있다. 북한 주민들이 식량난에 고통 받고 있는데 김정일의 아들이라는 사람이 어떻게 외국에 나가서 젊음을 발산할 수 있을까 하고 비판하기보다 ‘그래, 너라도 외국 물을 많이 먹고, 네 형 정은이에게 북한을 개방해서 국민들이 잘 살게 해줘야 한다는 말을 좀 해주라.’는 생각을 해야 한다.

젊은 사람들이 귀고리를 하고, 팝음악이나 락음악에 빠지는 것은 대한민국이나 서유럽이나 중동국가나 북한이나 마찬가지다. 단지 북한은 폐쇄된 사회라 이런 바람이 아직 불지 않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 김정철이 이런 바람을 북한에 불어 넣고 있는 것이다.

언론은 김정남에 대해서도 권력에 밀려 해외를 방황하고 있다는 식으로 기사를 쓰는 경우가 많다. 이것도 꼭 정치적으로 만 볼 필요는 없다. 김정남이 외국에서 생활하는 것도 어떤 형태로든 김정은에게 개방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던진다고 봐야 한다.

김정남, 김정은, 김정철 세 아들 가운데 첫째와 막내는 외국물을 많이 먹었다. 이 외국물이 김정남, 김정철에서 끝나지 않고 실력자 김정은의 마음을 여는데 도움이 되길 기대해 본다.

정우택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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