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개발 핵심 인력 줄이탈…바이오 사업 기반 흔들
셀트리온 협업 ‘균열’…신약 개발 지속성 의문
카나리아바이오 윤병학 합류까지…논란 인물 유입에 신뢰도 리스크 확대
[녹색경제신문 = 박준형 기자] 에이비프로바이오의 바이오 사업 기반이 사실상 붕괴 수순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핵심 투자처였던 미국 법인의 상장 지위가 무너진 데 이어, 주요 경영진과 연구 인력이 잇따라 이탈하면서 신약 개발 역량 자체가 크게 약화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과거 신약후보물질 '오레고보맙'을 앞세워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있는 카나리아바이오 핵심 인물까지 이사회에 합류하면서 사업 정상화 가능성 자체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에이비프로바이오는 지난 1일 최대주주가 기존 ‘폴리메쓰 투자조합’에서 ‘리턴즈’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리턴즈는 이번에 에이비프로바이오에 4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해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했으며, 유증자금 40억원은 모두 차입을 통해 마련한 것으로 확인된다.
지난 2015년 공작기계 전문업체로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에이비프로바이오는 지난 2019년 KH 필룩스 대표 출신 안원환씨가 회사를 인수하면서 사명을 유지인트에서 에이비프로바이오로 변경했다. 동시에 바이오 신사업에 나섰지만, 6년째 이렇다할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작년과 재작년 매출(각각 51억원, 184억원)은 모두 공작기계 사업에서 발생했다.
에이비프로바이오의 바이오사업은 관계사인 에이비프로홀딩스(전 에이비프로코퍼레이션)을 통해 이뤄진다. 현재 시장의 기대를 받고 있는 주요 파이프라인은 셀트리온과 공동개발 중인 ‘ABP-102/CT-P72’다. ABP-102는 유방암·위암 등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양성 고형암 표적 이중항체 치료 후보물질로 알려졌다.
앞서 셀트리온은 2022년 9월 에이비프로바이오가 지분 32.47%를 보유한 미국 관계사 에이비프로홀딩스로부터 ABP-102의 글로벌 개발 및 판매권리를 확보했다. 에이비프로홀딩스는 물질 개발과 후보물질 선정, 세포 효능실험 등을 담당하며, 셀트리온은 후보물질에 대한 임상개발과 상업화를 진행한다.
나스닥 상폐 위기 속 핵심 인력 줄이탈…신약 개발 지속성 의문
문제는 셀트리온과 공동개발 주체인 에이비프로홀딩스의 사업기반이 사실상 붕괴되면서 협력 구조도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에이비프로바이오가 최대주주로 있는 미국 법인 에이비프로홀딩스(ABPRO Holdings)는 최근 나스닥 상장 유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며 장외시장(OTC)으로 이동했다. 현재 주가는 0.1달러 수준에 머물고 있다.
에이비프로홀딩스의 상장 지위뿐 아니라 바이오 사업 기반 자체도 흔들리고 있다. 에이비프로홀딩스는 그간 신약 개발을 핵심 사업으로 내세워 왔지만, 프로젝트의 핵심 인력들이 잇따라 회사를 떠난 것으로 확인된다.
△이수영 셀트리온 신약연구본부장(부사장)이 지난 1월 사임했으며, △엔서니 D. 아이젠버그(Anthony D. Eisenberg)와 △이안 맥도날드(Ian MacDonald) 이사도 지난 1월 모두 사임한 것으로 확인된다. △이안 찬(IAN YAN PUI CHAN) 에이비프로홀딩스 대표와 △로버트 J. 마르켈레비치 주니어(Robert J. Markelewicz Jr.) 최고의료책임자(CMO) 역시 작년 자리에서 물러났다.
회사의 연구개발(R&D)을 주도할 이사진들은 물론, 셀트리온과 협업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이안 찬 대표, 셀트리온 측이 추천한 이수영 부사장까지 사임한 것이다. 프로젝트 지속 가능성 자체에 대한 의문이 커지는 대목이다.
윤병학 합류까지…논란 인물 유입에 신뢰도 리스크 확대
셀트리온과의 공동개발 프로젝트를 주도하던 인사들이 회사를 떠난 가운데, 국내 상장폐지 기업 등에서 활동한 인물이 에이비프로홀딩스 이사회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이사회에 이름을 올린 윤병학씨는 카나리아바이오와 세종메디칼 대표를 맡았던 인물이다. 지난 2023년부터 카나리아바이오(현 현대사료)의 ‘오레고보맙’ 글로벌 임상을 이끌었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문제는 해당 사업 과정에서 주가 조작 의혹이 불거졌다는 점이다.
지난 2023년 7월 남부지방검찰청은 카나리아바이오가 난소암 치료제 물질 ‘오레고보맙’을 앞세워 주가를 조작했다며 기존 주요 경영진들을 무더기 기소한바 있다. 이들은 에디슨EV(현 스마트솔루션즈), OQP(온코퀘스트파마슈티컬) 주가 조작에도 관여한 혐의로 기소된 이들이다. 카나리아바이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한 재판은 아직 진행 중이며, 현재 카나리아바이오와 세종메디칼은 모두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해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윤병학씨는 카나리아바이오 합류 전 쎌마테라퓨틱스(현 에코바이브)에서도 활동한 것으로 확인된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쎌마테라퓨틱스의 사내이사, 대표이사, 회장 등 직책을 역임했다.
쎌마테라퓨틱스는 윤병학씨가 대표로 있던 시절 러시아산 코로나19 백신 ‘코비박(CoviVac)’ 위탁생산을 추진하며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으나, 2021년 의견거절을 받고 2023년 상장폐지됐다. 윤병학씨가 대표로 있던 카나리아바이오와 세종메디칼 역시 지난해 7월과 8월 한국거래소에서 상장폐지로 심의·의결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사업을 추진하던 핵심 인물들이 빠져나간 상황에서 상장폐지, 주가조작 등의 의혹과 연관된 인물의 이사회 진입은 기업 신뢰도 측면에서 상당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녹색경제신문>은 에이비프로홀딩스의 경영 상태 변화에 따른 셀트리온과의 계약 변화 가능성 및 이수영 본부장의 사임 사유 등에 대한 문의를 위해 에이비프로바이오에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담당자와 연락이 닿지 않았다. 셀트리온에도 동일한 질의를 남겼으나 구체적인 답변을 받지 못했다.
한편 최대주주가 변경된 에이비프로바이오가 이후 사업 방향을 엔터테인먼트 및 가상자산 분야로 전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근 주주총회를 통해 엔터업계 인사 7명을 사내·사외이사로 선임하면서다. 새 최대주주로 예정된 리턴즈는 가상화폐 ‘네스트리(Nestree)’와 연관된 인물이 지배하는 법인으로, 네스트리 최대주주는 큐브엔터다.[에이비프로바이오, 경영권 양도…‘스캠 코인’ 논란 인물 전면에①]
박준형 기자 insight@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