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은컴퍼니 CB 인수…안원환 축 자금 재유입
차입으로 유증 참여 리턴즈…비히클 의혹 확산
안원환 지배력 유지?…형식적 최대주주 변경 의혹
[녹색경제신문 = 박준형 기자] 에이비프로바이오가 리턴즈로 최대주주를 변경하며 경영권 매각에 나섰지만, 자금 흐름을 보면 기존 지배구조의 핵심 축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상증자를 통해 외형상 최대주주는 바뀌지만, 전환사채(CB)를 통한 자금 유입은 기존 최대주주 측에서 이뤄지면서다. 일각에서는 에이비프로바이오가 신사업 추진을 위해 ‘리턴즈’를 비히클로 내세워 명목상 최대주주를 변경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리턴즈, ‘비히클’ 의혹…라은컴퍼니와 안원환 연결고리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에이비프로바이오는 최근 리턴즈를 대상으로 4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하며 최대주주 변경을 추진했다. 신주 발행이 완료되면 리턴즈는 약 12%대 지분을 확보해 최대주주에 오르게 된다. 경영권 양수를 위한 유증 대금 40억원은 차입을 통해 납부할 예정이다. [본지보도: 에이비프로바이오, 경영권 양도…‘스캠 코인’ 논란 인물 전면에①]
에이비프로바이오는 유상증자와 함께 각각 30억원 규모의 CB(18~19회차) 발행을 결정했다. 이 가운데 18회차 CB는 라은컴퍼니가 인수하며, 나머지 30억원은 개인투자자 5명이 나눠서 인수할 예정이다.
이중 라은컴퍼니는 CB 납입을 위해 사용된 장부상회사(페이퍼컴퍼니)로 파악된다. 해당 법인은 지난해 2월 자본금 5000만원에 설립됐으며, CB 발행 결정 직전인 지난 10일 사명을 원진홀딩스에서 라은컴퍼니로 변경했다. 작년 기준 매출 등의 재무사항은 기재되지 않았으며, 주소지는 선정릉역 인근 공유오피스로 확인된다.
라은컴퍼니의 경우 현 최대주주인 ‘폴리메쓰 투자조합’과 관계가 깊은 것으로 추정된다. 에이비프로바이오의 현재 최대주주는 지분 3.98%를 보유한 폴리메쓰 투자조합이다. 조합의 지분 75.42% 보유한 최대주주는 제이와이인터네셔널(전 원진파트너스)이다. 에이비프로바이오 실사주로 알려진 안원환씨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던 곳이다.
원진홀딩스 역시 안원환씨가 설립한 법인으로, 에이비프로바이오 CB 발행 직전인 지난 10일 대표이사에서 사임한 것으로 확인된다.
경영권 이전 계약이 체결된 상황에서 기존 최대주주 측이 추가 지분 확보에 나선 구조다. 이에 시장에서는 리턴즈를 두고 실질 자금 주체를 가리는 ‘비히클’ 역할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명목상 최대주주는 변경되지만 자금 흐름을 기준으로 보면 실질 지배력은 기존 축을 중심으로 유지되는 구조라는 분석이다.
익명의 업계 관계자는 “결국 이번 거래는 경영권 이전이라는 외형과 달리, 기존 영향력이 일정 부분 유지된 채 구조만 재편된 ‘형식적 매각’에 가까워 보인다”면서 “최대주주는 바뀌었지만 자금의 흐름이 그대로라면, 실질적인 지배력 역시 달라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안원환, 과거 바이오 M&A 반복…주가 급등락 패턴
안원환씨는 지난 2018~2019년 KH 필룩스(상장폐지) 대표를 역임한 인물로 과거부터 여러 바이오기업 M&A와 신사업을 주도해왔다. KH 필룩스 재임 기간 동안에는 미국 바이오기업 ‘바이럴진’과 ‘라미나투스파마’를 인수했다. KH 필룩스 대표에 오르기 전인 지난 2016년에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양남희씨가 지배하던 상장기업 D사의 공동 경영을 맡고 바이오 신사업을 추진하기도 했다.
안씨가 바이오 신사업에 나섰던 기업들은 모두 주가 급등락이 반복됐다. KH 필룩스 대표로 있던 시절 1만원 대였던 KH 필룩스 주가는 바이오 신사업 기대감에 주가가 2만원대로 급등했으나, 바이럴진과 라미나투스를 매각하면서 이내 4000원대로 급락했다. 라미나투스의 나스닥 상장 역시 무산됐다.
D사 역시 안씨가 공동 경영에 나섰던 지난 2016년 뇌질환 치료기기 신사업에 나섰고 3000원대에서 거래되던 주가는 3개월여만에 1만5000원대까지 오르며 5배 급등했다. 다만 D사의 경우 뇌질환 치료기기 신사업에 나선지 1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해당 매출이 전무한 것으로 확인된다.
안원환씨가 에이비프로바이오 인수에 나선 것은 지난 2019년이다. 공작기계 전문 업체였던 유지인트는 안씨가 인수한 이후 바이오 신사업에 나섰으며, 사명을 에이비프로바이오로 변경했다. 이후 2020년 11월 에이비프로바이오는 모더나 관련주로 언급되며 6000원대였던 주가가 3주만에 2만9000원대로 5배 가까이 급등했다.
에이비프로바이오 측은 안원환 씨의 CB 참여에 대해 몰랐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라은컴퍼니가 기존 최대주주 측과 관련이 있다는 것은 몰랐다”면서 “경영권 양도 계약 이후 추가 지분 확보에 나선 이유에 대해선 아는 게 없다”고 밝혔다.
한편 안씨가 에이비프로바이오를 지배한 이후 회사가 대규모 투자 이후 손상차손을 반복하며 자본잠식에 빠졌다. 작년말 기준 자본잠식률은 61.8%이며, 지난 3월에는 자본잠식 해소를 위해 10대1 무상감자를 진행했다.
박준형 기자 insight@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