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베이스 토큰, 이행 여부 확인 어려운 로드맵…"설득력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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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베이스 토큰, 이행 여부 확인 어려운 로드맵…"설득력 떨어져"
  • 박금재 기자
  • 승인 2026.01.05 14: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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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개월 베스팅 설계했지만, 이행 현황 수치는 제한적
ProofYield·프라이버시 기능, ‘어디까지 왔는지’ 숫자 없어
제로베이스.
제로베이스.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블록체인 프로젝트에서 로드맵은 단순한 개발 계획을 넘어 투자자와의 신뢰를 형성하는 핵심 기준으로 작동한다. 특히 상장 토큰의 경우, 백서에 제시된 기능과 일정이 어느 수준까지 이행됐는지를 숫자로 확인할 수 있는지가 투자 판단의 중요한 근거가 된다. 이런 점에서 최근 제로베이스를 둘러싼 논의는 가격 변동보다 로드맵 이행 현황과 정보 공개 수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5일 백서 등에 따르면 제로베이스는 영지식증명(ZKP) 기반 블록체인 인프라 프로젝트로, 데이터 프라이버시를 유지하면서 빠른 검증 연산을 지원하는 네트워크를 목표로 한다. 제로베이스 토큰(ZBT)은 이 시스템의 유틸리티 토큰으로, 연산 비용 지불, 네트워크 거버넌스, 노드 보상 등에 사용된다. 총 발행량은 10억 ZBT로 설계돼 있고, 가격은 이날 현재 업비트와 빗썸 기준 20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제로베이스는 ProofYield를 포함해 프라이버시 기반 애플리케이션과 거버넌스 기능, 생태계 확장 전략 등을 핵심 로드맵으로 제시하고 있다. 토큰 공급 구조 역시 문서에 명시돼 있다. 전체 발행량은 고정 공급 구조로 설계됐으며, 팀·어드바이저 물량에는 1년 락업 이후 약 48개월에 걸친 단계적 베스팅이 적용된다. 전체 공급 관리 기간만 놓고 보면 총 60개월(5년)에 달하는 장기 구조다.

문제는 이 같은 설계가 실제 운영 단계에서 어느 정도까지 구현됐는지를 보여주는 정량적 정보가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백서상 핵심 프로토콜 기능으로 명시된 ProofYield의 경우, 2025년 말 기준으로 정식 서비스 적용 시점이나 실제 운영 범위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공식 자료는 정리돼 공개되지 않았다. 일부 외부 리서치에서는 하반기 또는 특정 분기가 언급되기도 했지만, 프로젝트 측이 이를 일정과 수치로 확정해 공시한 자료는 확인되지 않는 상황이다.

프라이버시 기능으로 강조된 zkDarkPool, zkLogin, zkVote 역시 유사한 평가를 받는다. 로드맵과 상장 당시 설명에서는 차별화 요소로 반복 언급됐지만, 일일 트랜잭션 수, 활성 지갑 수, 실제 이용자 규모 등 핵심 운영 지표가 정기적으로 공개되고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기능의 존재 여부를 넘어, 얼마나 활용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숫자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토큰 유통 구조에서도 숫자는 중요한 비교 지점이다. 백서에는 장기 베스팅을 통해 공급 충격을 완화하겠다는 구조가 명시돼 있지만, 일부 에어드롭 물량은 별도의 락업이나 베스팅 없이 즉시 유통 가능한 형태로 배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드롭이 전체 발행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나 누적 규모가 종합적으로 공시되지는 않았지만, 60개월에 걸쳐 관리되는 물량과 즉시 유통 가능한 물량이 병존하는 구조라는 점은 투자자 해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로 꼽힌다.

상장 이후 관측된 토큰 이동도 공급 관리 측면에서 관심을 끌었다. 특정 시점에 다수의 토큰이 이동한 정황이 포착되자 시장에서는 공급 관리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고, 프로젝트 측은 유동성 공급 및 기술적 절차에 따른 이동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다만 이러한 이동이 사전에 공지된 일정에 따른 것인지, 정기적인 패턴을 갖는지에 대한 수치화된 설명은 제한적으로 제공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개별 기능의 지연 여부보다도, 로드맵 전반이 ‘숫자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점을 더 문제 삼고 있다. 어떤 기능이 개발 단계에 있고, 테스트 단계인지, 실제 사용 단계에 진입했는지에 대한 구분이 정량 지표로 제시되지 않을 경우 로드맵의 검증 가능성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로 인해 초기 투자 판단의 근거였던 로드맵이 시간이 지나면서 참고 자료로서의 효용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일정 조정이나 방향 수정은 불가피할 수 있지만, 변경된 일정·이행 현황·사용 지표가 숫자로 제시되지 않는다면 투자자 신뢰 유지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제로베이스가 향후 로드맵 이행 현황을 기능별로 구분해 △개발 단계 △출시 여부 △이용 지표 △유통 일정 등을 최소한의 수치 정보와 함께 공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계획을 제시하는 단계에서 실행 결과를 숫자로 설명하는 단계로 넘어갈 수 있을지가 프로젝트 신뢰도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한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무엇을 하겠다고 했는가’보다 ‘몇 개가, 어느 정도까지 구현됐는가’를 숫자로 보여줘야 하는 국면”이라며 “정량 지표가 빠진 로드맵은 투자 판단 기준으로서 설득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녹색경제신문은 제로베이스와 관련한 추가 문의를 위해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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