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스테이블코인 결제판서 '신중론'...기회일까 리스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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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 스테이블코인 결제판서 '신중론'...기회일까 리스크일까
  • 박금재 기자
  • 승인 2025.12.30 16: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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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표권은 선점했지만 실증은 신중…결제 인프라 전략에 쏠린 시선
규제 불확실성·수익성 부담 속 ‘속도 조절’ 선택한 배경은
현대카드.
현대카드.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원화 스테이블코인 논의가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현대카드의 디지털 결제 전략을 두고 업계의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각 카드사들이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결제 실증, 관련 태스크포스(TF) 구성에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조용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반면, 단순한 ‘소극 대응’이 아닌 규제 리스크를 고려한 전략적 관망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지난 7월 MPKRW, HCKRW, KRWHC 등을 포함해 총 51건에 이르는 스테이블코인 상표권을 출원했다.

이는 당장 사업에 나서지 않더라도 향후 결제 브랜드나 토큰 명칭을 둘러싼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사전 포석'으로 해석된다. 스테이블코인 사업은 제도화 이후 급격히 판이 커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상표권 선점은 최소한의 ‘옵션 가치’를 확보하는 수단으로 받아들여진다.

반면 외부에 공개된 구체적인 사업 모델이나 실증 계획은 아직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카드가 스테이블코인 발행보다는 결제·정산 인프라 역할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발행 주체가 될 경우 준비금 관리, 회계·감사, 이용자 보호 책임이 대폭 확대되는 반면, 인프라 사업자는 상대적으로 리스크를 분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신중한 태도는 국내 규제 환경과도 맞닿아 있다.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논의는 진행 중이지만, 발행 주체의 범위와 감독 체계, 원화 정산 방식 등 핵심 쟁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제도가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성급히 사업에 뛰어들 경우, 규제 해석 변경에 따라 사업 구조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 카드사 전반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수익 모델 측면에서도 고민은 깊다. 스테이블코인 결제가 본격화될 경우 카드 수수료 기반 비즈니스의 일부를 잠식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제 혁신이 곧 기존 수익원의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카드사 입장에서는 ‘성장 기회’이자 ‘방어 과제’라는 이중적 성격을 동시에 안고 있다. 현대카드가 신중한 속도 조절에 나서는 배경으로 이런 구조적 고민도 거론된다.

정산과 환리스크 역시 현실적인 과제다. 특히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국내 결제에 활용될 경우, 가맹점은 원화 정산을 요구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전 비용과 가격 변동, 유동성 관리 부담을 누가 떠안느냐에 따라 사업성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최근 일부 카드사가 ‘원화 정산 구조 검증’을 실증의 핵심으로 내세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보안과 내부 통제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블록체인 기반 결제는 거래 추적성이 장점으로 꼽히지만, 지갑 주체 식별과 이상 거래 탐지, 자금세탁방지(AML) 체계가 기존 카드 결제 수준으로 작동해야 상용화가 가능하다. 특히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카드 결제가 갖는 취소·차지백 구조를 온체인 결제에 어떻게 접목할 것인지도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빅테크와 플랫폼 기업과의 경쟁 구도도 변수다. 스테이블코인 결제 인프라가 특정 플랫폼 중심으로 구축될 경우, 카드사는 결제 과정에서 주변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업계 전반에서 제기된다. 현대카드가 ‘인프라 중심 전략’을 택할 경우, 향후 플랫폼과의 협력 구조 속에서 어느 지점을 주도적으로 확보할 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카드가 제도 확정 전까지는 발행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결제·정산·보안 역량을 중심으로 인프라 경쟁력을 축적하는 전략을 취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는 단기적인 존재감은 약해 보일 수 있지만, 제도화 이후 시장이 열릴 경우 빠르게 확장할 수 있는 선택지라는 평가도 나온다.

결국 현대카드의 스테이블코인 전략은 ‘속도전’보다는 ‘포지셔닝 싸움’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결제 혁신의 방향이 명확해지는 시점에 어떤 역할로 시장에 들어설지, 그리고 기존 카드 결제 생태계에서 확보해 온 가맹점 네트워크와 데이터 자산을 어떻게 결합할지가 향후 경쟁력을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상표권 출원 이후 시장 상황을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 "향후 시장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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