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투자증권, 1분기 추정손실채권 두 배 늘어나…“100% 충당금 범위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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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투자증권, 1분기 추정손실채권 두 배 늘어나…“100% 충당금 범위 내”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3.07.10 2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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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추정손실채권 1100억원
전분기 대비 140% 증가
다만 충당금 넉넉…“실적영향 적어”
[출처=하이투자증권]
[출처=하이투자증권]

지난 1분기 하이투자증권의 추정손실채권이 두 배 넘게 늘어났다. 국내 증권사 중 두 번째로 큰 규모다. 부동산 경기회복이 지연되면서 현재보다 더 확대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뇌관은 연내 만기가 도래하는 5000억원 규모의 브릿지론이다.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중이 100% 이하를 밑도는 등 전체 위험부담이 줄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부동산 수익이 줄면서 IB(기업금융), 리테일 부문에서 수익 다각화를 추진한 점도 실적 지지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 1분기 회사의 연체 1개월 이상 요주의이하자산은 전분기 대비 16%(437억원) 증가한 3066억원으로 집계됐다. 부동산 경기가 저하되면서 본PF(프로젝트파이낸싱)로 넘어가지 못한 브릿지론을 중심으로 부실이 확대된 탓이다.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한 건 추정손실채권이었다. 1분기 전분기 대비 141%(645억원) 증가한 1101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48개 증권사 중 신한투자증권(2018억원) 다음으로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자기자본 대비 추정손실자산 비중은 7.9%로 자기자본 1조원 이상 증권사 중 가장 크다. 신한투자증권의 비중은 3.8%로 이를 절반 가까이 밑돈다.

증권사가 보유한 자산은 채무상환능력 등을 고려해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5가지로 구분된다. 이 중 추정손실은 차주의 채무상환 능력에 심각한 위험이 발생해 손실처리가 불가피한 자산을 뜻한다.

이러한 자산은 비용으로 처리될 위험이 크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5월 전 증권사를 대상으로 '부동산PF 대출 대손상각 관련 유의 사항' 공문을 보냈다. 부동산PF 대출에서 추정손실로 분류한 건에 대해 ‘최대한 이른 시일 내’ 대손상각 처리해달라는 내용이다.

다만 회사가 추정손실 자산을 모두 충당금으로 잡아놓은 만큼 대손 상각에 따른 실적 하락 영향은 적을 것으로 분석된다. 회사의 충당금은 1분기 1879억원으로 추정손실 자산을 778억원(70%) 웃돈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추정손실로 분류한 자산은 모두 선제적으로 충당금으로 100% 잡아놓았다. 상각 처리한다고 해도 실적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라며 “(상각이나 회수를 통해) 추정손실 자산의 규모는 앞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오른쪽에서 여덟 번째)과 김경규 하이투자증권 대표(오른쪽에서 일곱 번째)가 29일 대구 ' DIGNITY 제2본점센터' 개점식에서 내외빈과 함께 커팅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하이투자증권]
 [출처=하이투자증권]

문제는 지금보다 추정손실 규모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다. 지난 5월 국토교통투에 따르면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은 전월 대비 2.0% 증가한 8892호로 집계됐다. 1년 11개월 만에 최고치다.

뇌관은 브릿지론이다. 회사가 보유한 브릿지론 중 연내 만기가 도래하는 변제순위 중·후순위 건은 약 57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자기자본 대비 비중은 40%다. 

한국신용평가 윤소정 선임 연구원은 “요주의이하자산 대비 충당금 적립률은 61.3%로 일정 수준 손실흡수력을 갖추고 있다”며 “(다만) 2023년 이내 만기도래 예정인 중후순위 브릿지론 잔액이 약 5700억원으로 추가적인 건전성 저하 여부에 대해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작년부터 자본 대비 위험 투자부담이 낮아지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지난 2021년 124%에 달하던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중은 2022년 93.6%, 지난 1분기 86.6%까지 내려간다.

DGB금융지주 역할이 컸다. 작년 1분기 DGB금융지주 인수 방식으로 신종자본증권 2000억원을 발행하면서 회사의 자기자본은 1.1조원에서 1.3조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해 연말 DGB금융지주 보증 회사채 3000억원을 발행하면서 또 한차례 자본을 확충했다.

그러면서 안정적인 재무건전성 지표를 유지했다. 1분기 대표 건전성 지표인 순자본비율(NCR)은 507.2%로 당국 규제치 100%를 5배 뛰어넘는다. 만기 3개월 이내 자산을 부채로 나는 유동성비율은 126.3%로 마찬가지로 규제치 100%를 큰 폭 웃돈다.

부동산 경기가 주춤하는 동안 IB, 리테일 부문 수익 다각화에 나선 점도 또 다른 실적 지지요인이다. IB 부문의 경우 ECM, DCM 등 전통 IB 부문 강화에 나서고 있다. 리테일 부문은 4년 만에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을 전면 리뉴얼하고, 그룹 계열사와 복합점포('DIGNITY')를 운영하는 등의 성과를 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MTS를 개편하는 등 리테일 사업을 강화하는 건) 사업 다각화로 볼 수 있지만 기존부터 꾸준히 추진해 오던 부분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며 “대구은행과도 복합점포를 내고 있으며 이를 주요 거점으로 시너지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IB사업 본부를 두 개 부문으로 확대해 전통 IB 부문에서 부동산 경기 충격을 완충하는 조치에 나섰다”며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중을 최근 10년 내 최저수준의 비율로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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