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계정 공유로 매년 600만 달러 손실 … OTT 대장 대응 나서는데 토종 OTT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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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계정 공유로 매년 600만 달러 손실 … OTT 대장 대응 나서는데 토종 OTT는?
  • 이준용 기자
  • 승인 2022.04.19 14: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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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계정을 불법으로 공유하는 시장 확산 … 매년 625만 달러 손실 추산
가족, 친구 외 계정 공유에 추가 요금 부과하는 요금제 출시
요금 인상도 관련 있어 … 정당하게 사용하는 이용자들에게 부담 강요 지적
국내 OTT는 매출에 영향 크지 않다고 판단 … 아직 대응 계획 없지만 ‘주시’
넷플릭스 로고 [사진 제공=넷플릭스]
넷플릭스 로고 [사진 제공=넷플릭스]

넷플릭스, 불법 계정 공유로 매년 625만$ 손해 … 추가 요금·요금 인상으로 대응

넷플릭스가 불법 계정 공유로 매년 600만 달러 이상의 손실을 입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적극적 대응에 나설지 주목된다.

영국 매체인 ‘데일리 메일(The Daily Mail)’은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넷플릭스가 불법 계정 공유 시장으로 인해 매년 625만 달러의 손실을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계정 공유를 중개하는 사이트를 통해 시장이 확대되면서 사용자들은 적게는 1달러에 넷플릭스를 이용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넷플릭스 요금은 가장 저렴한 베이직 요금제 기준 한국이 9500원, 미국이 9.99달러다.

계정 공유 문제는 글로벌 OTT 시장을 선점한 넷플릭스의 숙제다. 이용자 수를 늘리며 홍보에 집중하던 시기에는 크게 문제되지 않았지만 일단 사업이 궤도에 오르자 이 부분이 뼈아픈 손실로 다가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올해 3월 칠레, 페루, 코스타리카 3개국에서 20% 정도의 추가 요금을 내고 최대 2명까지 이용자를 추가할 수 있는 ‘하위 계정’ 요금제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계정 공유 문제를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되자 이용 요금이 저렴한 국가들에서 절충안을 제시한 실험으로 보인다.

요금 인상도 관련이 있다. 넷플릭스는 최근 각국에서 거듭 이용 요금 인상에 나서고 있다. 올해 1월 미국과 캐나다에서 요금제에 따라 1달러에서 2달러의 요금을 인상했고, 작년 11월에는 한국에서도 1500원에서 2500원의 요금을 인상했다. 미국 매체 ‘포츈(Fortune)’은 “디즈니 등 다른 OTT 사업자에 비싼 넷플릭스의 요금도 계정 공유와 가입자 정체에 대한 하나의 대응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러한 대응에 대해서는 정당하게 요금을 내고 이용하는 일반 이용자들에게 부담을 강요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불법적인 계정 공유로 인한 피해나 이로 인해 가입자 증가세가 멈추면서 발생하는 손해를 전체 이용자가 책임지는 모양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 넷플릭스가 정책적 대응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 일반 이용자의 피해를 막아야 한다고 지적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내 OTT는 관망 … “넷플릭스만의 문제 아냐” 지적도

웨이브, 티빙 등 국내 OTT들은 아직 대응에 나서지 않고 있지만, 불법 공유 문제를 겪고 있는 것은 다르지 않아 넷플릭스의 대응을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데일리 메일’은 HBO맥스와 디즈니플러스 등도 불법 계정 공유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밝혔고, 국내에서도 중개 사이트를 중심으로 웨이브, 티빙 등의 계정 공유가 활성화되어 있다.

국내 OTT들은 아직까지 매출에 영향이 크지 않고, 이용자 저변 확대에 더 치중하고 있기 때문에 이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이용자 확대에 오히려 도움이 되는 측면도 있다고 보고 있다”면서도 “장기적으로는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주시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업계에서는 기본적으로 이 이슈가 넷플릭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데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넷플릭스만 계정 공유가 가능하거나 이를 거래하는 시장이 형성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입장의 적극적인 정도나 대응 수위에 차이가 있는 것은 OTT 시장에서의 ‘위치’가 다르기 때문으로 읽힌다. 넷플릭스는 더 이상 홍보나 이용자 확대에 열을 올릴 필요가 없는 업계 1위 플랫폼으로서 수익성 관리에 나선 것이고, 다른 OTT들은 넷플릭스를 추격해야 하는 입장에서 아직까지는 저변 확대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계정 공유를 ‘피해’로 인식하는 입장과 ‘마케팅’으로 보는 입장의 차이다.

그러나 이는 바꿔 말하면 현 시점에서 차이가 있을 뿐 궁극적으로는 어느 사업자든 계정 공유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리라는 이야기도 된다. 다른 플랫폼들도 넷플릭스처럼 불법 계정 공유를 수익을 방해하는 골칫덩이로 인식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결국에는 (다른 OTT들에게도) 문제가 될 것”이라며 “넷플릭스의 대응과 시장의 반응을 지켜보고, 비슷한 방법을 사용하거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등 대응에 나서야 할 걸로 본다”고 짚었다.

한편 넷플릭스는 국내에서 함께 거주하지 않거나 가족이 아닌 이들 간의 계정 공유를 막는 방법을 테스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OTT 업계 ‘맏형’격인 넷플릭스가 계정 공유 문제에 대한 대처에서도 먼저 해법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이준용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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