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네이버 대란, 금융당국 '기습규제'가 혼란 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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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네이버 대란, 금융당국 '기습규제'가 혼란 야기?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1.09.10 13: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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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카카오, 7일 금소법 위반통지로 2거래일 연속 하락
-금융당국, 계도기간 2주 남은 시점에 기습규제 통보로 혼란
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간담회 중인 고승범 금융위원장[출처=금융위원회]
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간담회 중인 고승범 금융위원장[출처=금융위원회]

최근 핀테크 업계에 대한 금융당국의 '기습규제' 방식이 시장의 혼란만 더 키웠다는 비판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7일 금융당국의 규제영향으로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는 2거래일 연속 큰 폭으로 하락했다.

9일 네이버는 전일대비 2.56% 하락하며 이틀간 시가총액 7조4740억원이 빠졌고, 카카오는 7.22% 하락해 같은 기간 11조3400억원이 증발했다.

7일 금융당국은 네이버·카카오와 같은 온라인 금융플랫폼 업체(핀테크 업체)에 금융상품을 비교, 추천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당국의 등록(승인)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금융당국은 해당 규제의 근간이 되는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의 계도기간이 끝나는 오는 24일까지 해당 등록절차를 마무리할 것을 통보했다.

금소법에 따르면 업체는 금융상품의 판매·중개를 하기 위해 금융위에 별도 영업등록을 해야 한다. 이후 승인받은 금융업자는 내부통제 기준마련 및 6대 판매행위 규제를 준수해야 하고 이를 위반할 시 강력한 규제를 적용받게 된다.

현재 금소법과 관련해 문제가 되는 내용은 핀테크 업체가 자사 플랫폼에 시중 금융상품을 비교, 추천하는 것이 광고인지 중개인지에 대한 해석이다.

7일(화요일) 금융당국이 규제위반 통보를 받은 이후 다음 이틀동안 급락하는 카카오 주식. 10일 오전 10시 30분 기준 전일종가대비 3.50% 오른 133,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출처=마켓워치]
7일 금융당국이 규제위반 통보를 받은 이후 다음 이틀동안 급락한 카카오 주식. 10일 오전 10시 30분 기준 전일종가대비 3.50% 오른 13만3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출처=마켓워치]

금융위는 이를 ‘중개’로 해석해 관련 업계에 중개업자 등록을 요청했다. 문제는 금융위가 해당 유권해석을 통보한 때가 금소법 계도기간 종료를 단 2주 남긴 시점이라는 것이다.

핀테크 업계는 이 같은 ‘기습해석’에 당혹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카카오페이는 '금소법에 따라 자회사 카카오페이증권, KP보험서비스를 통해 이미 투자, 보험중개판매 라이센스를 획득했다'는 입장이나 금융위는 이러한 해석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금융위는 자회사가 아닌 카카오페이가 직접 중개업자 등록을 하라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7일 금융위에서 제공한 지침은 중개행위 해당여부 판단기준을 더욱 구체화했을 뿐”이라며 “이는 전혀 새로운 내용이 아니고 여러 차례 업계에 통보해온 내용”이라고 전했다.

금융감독원은 오는 27일까지 카카오페이의 증권신고서 심사를 진행한다. 만약 금융위의 규제 방침이 해당 심사에 반영된다면 카카오페이의 다음 달 상장은 불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핀테크 업계는 해당 법령 해석에 대한 이해가 서로 달랐다며 금융위에 계도기간 연장을 요청한 상태다.

[출처=머지포인트]
[출처=머지포인트]

이러한 금융당국의 ‘기습통보’ 사례는 올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금감원은 선불업체 머지포인트가 영업을 개시한지 3년이 지난 후에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 위반 통보를 했다.

이로 인해 머지포인트의 부실이 드러났으나 소비자들은 금융당국이 3년간 수수방관하는 사이 피해규모만 더욱 키웠다며 비판했다.

이번 네이버·카카오 대란도 금융당국이 계도기간 6개월 동안 소극적으로 대처하다 혼란을 키웠다는 목소리가 크다.

금융위의 지적을 받은 핀테크 업계들은 남은 계도기간 2주 동안 등록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라 밝혔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융위가 구체적인 유권해석을 더욱 빠르게 내려줬다면 이번과 같은 혼란은 없었을 것”이라며 “핀테크 업계의 안일한 조처도 문제를 키웠지만 금융당국의 소극적인 행정도 이번 문제의 원인이라 본다”고 전했다.

한편 최근 이틀 동안 네이버, 카카오의 주가변동이 과하다는 평가가 이어지자 양사는 10일 장중 다시 반등하는 모습이다.

10일 오후 1시 기준 카카오는 전일 대비 2.33% 상승한 13만1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네이버는 전일 대비 3.26% 상승해 장중 40만원 대를 탈환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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