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투자도 ESG시대] '수익과 공익' 두 마리 토끼 모두 잡는다 ... "막대한 자본 재분배 일어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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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투자도 ESG시대] '수익과 공익' 두 마리 토끼 모두 잡는다 ... "막대한 자본 재분배 일어날 것"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1.08.25 2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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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1위 자산운용사 블랙록 2017년부터 ESG 투자방침 발표
- 국내 ESG 펀드시장 올해 2분기에만 6000억원 유입돼
- '그린 워싱'이라는 비판에 구체적인 공시 보완 필요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우리는 기후변화가 투자에 작용하는 리스크임과 동시에 역사적인 투자의 기회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 래리 핑크 블랙록 CEO, 21년 연례 서한 중

전 세계적인 자본이 ESG(기후·환경·지배구조)투자시장으로 모이고 있다. 최근 극심해진 기후·환경문제에 글로벌 투자기관들은 투자자들의 지속 가능한 수익창출을 위해 ESG 요인을 고려하지 않는 기업들을 투자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ESG 투자전략을 연달아 발표하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투자자금들이 ESG를 향해 움직이자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ESG 투자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30대 직장인 이모씨는 “ESG 투자가 하나의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 잡은 것 같다”며 “가치도 충족할 수 있고 수익률도 높아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이러한 흐름에 국내 금융업계들도 자산운용사를 중심으로 다양한 ESG 상품들을 앞다퉈 출시하며 투자자들 유치에 힘을 쓰고 있다.

 글로벌 ESG 투자시장, 얼마나 빠르게 성장하고 있나

ESG 투자는 개인이나 기관이 기업에 투자할 때 재무적 요인과 함께 환경·사회·지배구조라는 비재무적 지표를 고려한 투자를 의미한다. 과거와 달리 재무적으로 건실한 기업이라도 이 세 가지 요인 중 하나가 불안정할 때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ESG를 향한 글로벌 자본흐름의 중심에는 9.5조 달러(약 11000조원) 규모의 자금을 운용하는 글로벌 1위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있다. 블록랙의 래리 핑크 CEO는 2017년부터 매년 연례서한을 통해 투자대상 기업들에게 ESG를 기반으로 한 투자방침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작년 기업 CEO들에게 보낸 연례서한에서 “특정 기업이 주요 ESG 리스크에 적절한 대처를 하지 않을 경우 이에 대한 책임(투자 포트폴리오 제외, 이사 선임 반대 등)을 묻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반면 모범적인 기업들에게는 “양질의 투자”를 약속했다.

이 같은 영향에 글로벌 ESG 투자시장의 규모는 매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세계지속가능투자연합(GSIA)에 따르면 ESG 관련 글로벌 투자자산의 총액은 지난해 40조5000억 달러로 2014년과 비교해 약 2배 이상 증가했다.

세계지속가능투자연합은 2030년까지 글로벌 ESG 투자자산은 130조 달러에 다다를 것으로 전망했다.

◇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국내 ESG 투자시장

글로벌 ESG 시장이 커감에 따라 국내 ESG 시장도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 6일 ESG 전문 리서치 회사 서스틴베스트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국내 ESG 펀드(투자전략 내 ESG 및 지속가능경영 관점 고려한 펀드)는 총 104개로 전분기 대비 12개 펀드가 신규 출시·편입되었다. 이는 전년도 분기(56개)와 비교해 약 2배 증가한 수치다.

동일한 보고서에 따르면 2분기 국내 ESG 펀드의 순자산 규모는 7조5570억원 규모로 전분기 대비 19%가 증가한 6717억원 규모의 자산이 유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전년도 분기(4556억원)와 비교해 약 16배의 순자산총액이 증가한 셈이다.

국내주식형 ESG 펀드의 경우 KOSPI200보다 1.20%p 소폭 높은 성장률을 거뒀다. 이에 ESG 펀드의 수익률이 다른 펀드와 비교해 유의미하지 않다는 비판에 서스틴베스트 관계자는 “ESG 투자의 컨셉 자체가 장기적이라 일반 투자와 비교해 언더버퍼라해도 결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수익률 높고, 이색적인 테마 ESG 펀드 주목받아

개별 펀드 기준으로 보면 104개 ESG 펀드 중에는 코스피200 ESG 지수, MSCI Korea ESG Universal Capped Index 지수 등 국내외 ESG 지수를 추종하는 액티브 ETF의 수가 88개로 가장 많다.

이중 가장 높은 수익률으로 브이아이자산운용의 ‘브이아이 FOCUS ESG Leaders150 증권ETF’가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거래소 KRX ESG 리더스 150지수(ESG 우수기업지수)를 추종하는 해당 ETF는 25일 기준 1년 수익률 44.83%를 달성해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다른 ETF(KODEX200, TIGER200TR 등)와 비교해 8~10%p가량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가장 이색적인 테마 ESG 펀드로는 피델리티자산운용의 ‘피델리티 지속가능워터앤웨이스트 펀드’가 최근 주목받고 있다. 2018년 해외(룩셈부르크)에서 처음 설정된 펀드로 이달 6일 국내에 출시됐다. 해당 펀드는 전 세계 수자원 및 폐기물 처리와 관련된 기업에 투자한다.

펀드는 미국의 아메리칸 워터 웍스(4.37%), 일본의 에바라제작소(4.06%) 등 수자원과 폐기물 처리와 관련된 기업이 6:4 비중으로 구성되어 있다. 펀드는 연초 이후 16.9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 무늬만 ESG라는 비판 늘어나 ... 명확한 공시 필요해 

일각에선 국내에서 운용되는 ESG 펀드의 대부분이 ESG라는 이름은 가지고 있으나 실상 펀드 구성은 대형주 위주의 타 펀드와 큰 차이가 없는 ‘그린 워싱’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지난해 발간한 국내 ESG 펀드 관련 보고서에서 ”ESG 펀드의 신뢰성·투명성에 대한 의문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며 “현재 투자설명서에 공개되는 정보만으로는 투자자들 스스로 펀드의 ESG 수준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고 지적했다.

이 문제에 대해 서스틴베스트의 정다솜 선임연구원은 “제일 필요한 건 펀드 투자설명서에 ‘투자목적’과 어떤 ‘ESG 펀드 전략’을 운용하는지 운용사가 명확하게 공시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는 펀드운용사들이 이를 개략적으로 명시해 소비자들이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공시 부분이 제대로 제고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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