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바꾼 한국경제⑨] “아, 옛날이여”... 한식 뷔페의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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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바꾼 한국경제⑨] “아, 옛날이여”... 한식 뷔페의 몰락
  • 양현석 기자
  • 승인 2021.05.0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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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절밥상·자연별곡 등 한식뷔페 ‘빅4’ 매장 정리 수순... 풀잎채는 법정관리
- 매장 축소일 뿐 사업 철수 계획은 없어... 수익성 줄고 코로나19 여파 심각

코로나19를 계기로 한국경제 지형도가 빠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쿠팡 100조원 기업가치 돌파가 상징하듯 집콕 트렌드로 온라인 쇼핑몰 시장은 급팽창 국면에 돌입했고 자연스럽게 프리미엄TV 수요가 크게 늘었습니다. 온라인 쇼핑몰 시장이 뜨면서 글로벌 물류 수요가 늘었으며 이에 따라 조선업도 활황입니다. 네이버, 카카오 등 온라인 대장기업들은 포털, 금융, 쇼핑, 엔터테인먼트 등 전방위에 걸쳐 기존 산업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화학적 영향을 서로 주고받으며 2차, 3차 변화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한국경제 대변혁의 시대입니다. 녹색경제신문은 창간 10주년을 맞아 코로나19가 바꾼 한국경제 지형도를 시리즈로 정리합니다. [편집자 주]

한식뷔페 풀잎채 매장 [사진=풀잎채]
한식뷔페 풀잎채 매장 [사진=풀잎채]

 

2013년 ‘풀잎채’와 CJ푸드빌의 ‘계절밥상’으로 시작한 ‘한식뷔페’는 이랜드이츠의 ‘자연별곡’, 신세계푸드의 ‘올반’이 합세하면서 2010년대 중후반까지 전성기를 구가했다.

한정식도 패밀리레스토랑처럼 즐길 수 있게 만든 한식뷔페는 합리적 가격과 제철 음식으로 가족 고객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으나, 외식 산업의 전체적인 침체와 함께 젊은 세대들의 관심을 끄는 데 실패하면서 2010년대 후반부터 빠르게 하락세를 나타냈다.

거기에 코로나19라는 결정타가 가해졌다. 뷔페가 영업제한 업종으로 지정되자, 한식뷔페의 몰락은 가속됐다. 1년에 2달을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하자 한식뷔페는 매장 수 축소로 대응했다. 

대기업들 사이에서 힘겨운 싸움을 벌이던 중소기업 ‘풀잎채’가 먼저 넘어졌다. 풀잎채는 전성기 50호에 달했던 매장을 4월 말 기준 모두 영업을 종료했다. 풀잎채는 경영악화를 견디지 못하고 지난해 10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풀잎채 측은 “채무 조정과 기업 경영의 조속한 정상화를 위해 회생 절차를 신청했다”며 “회생 절차 신청이 인가될 경우 유동성을 확보하고 외식 시장의 언택트 전환에 따른 신규 수요에 대응해 사업을 정상화하고 수익 구조를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계절밥상 매장 모습 [사진=CJ푸드빌]
CJ푸드빌이 운영하는 계절밥상 매장 모습 [사진=CJ푸드빌]

 

CJ푸드빌의 ‘계절밥상’도 찬 바람을 맞았다. 한때 50호가 넘어갔던 계절밥상 매장은 여의도IFC몰점과 코엑스몰점 2개만 남았다.

이랜드이츠 ‘자연별곡’ 역시 매장이 크게 줄었다. 전성기 44개 점포를 운영했던 자연별곡은 뉴코아평촌점 등 6개만 유지하고 있다.

신세계푸드의 ‘올반’은 더 심각하다. 올반의 매장은 센트럴시티점 단 1곳만 남겼다. 올반은 2017년만 해도 15개의 매장을 운영했었다.

이랜드이츠의 ‘자연별곡’의 메뉴들 [사진=자연별곡 홈페이지]
이랜드이츠의 ‘자연별곡’의 메뉴들 [사진=자연별곡 홈페이지]

 

한식뷔페 ‘빅4’ 중 기업회생을 신청해 미래가 불투명한 풀잎채를 제외하고는 매장 수는 최소화시키면서도 한식뷔페사업 자체를 포기하는 기업은 없다. 프리미엄화나 가정간편식(HMR) 판매의 오프라인 거점, 체질개선을 위한 실험적 운영방식의 테스트 베드 형식으로 각자의 한식뷔페사업 방향성을 고민 중이다.

‘계절밥상’의 운영사 CJ푸드빌의 경우는 2곳의 매장은 프리미엄화를 꾀하고, 계절밥상 도시락, 가정간편식 선물세트 등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랜드이츠의 ‘자연별곡’도 코로나19 시대의 외식산업을 고민하면서 ‘자연별곡’ 브랜드는 유지할 방침이다. 이랜드이츠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매장 프리미엄화, 배달서비스, 애슐리와 함께 개발하는 밀키트 등 실험적 운영방식을 도입할 계획”이라며, “코로나19 이후에는 한식뷔페의 경쟁력이 부활할 것으로 보고 있어 ‘자연별곡’ 브랜드를 포기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신세계푸드의 올반 매장 모습 [사진= 올반 홈페이지]
신세계푸드의 올반 매장 모습 [사진= 올반 홈페이지]

 

신세계푸드 ‘올반’도 단 하나 남은 매장은 계속 운영할 방침이다. 신세계푸드는 ‘올반’ 브랜드로 HMR을 출시하고, 올반 매장을 오프라인 판매 거점으로 삼기로 했다.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한식뷔페가 과도한 매장 늘리기로 코로나19 이전부터 하락세였고, 코로나19로 인해 매장 수가 대폭 축소되는 결과를 빚었다”며 “한식뷔페 자체로는 충분히 매력이 있는 아이템이기에, 기업들이 매장 수는 최소화한 상태로 운영하며 브랜드를 유지하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현석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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