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그후] 'LG 시너지'로 제2 도약 천명했던 송구영 LG헬로비전 대표…이제 '입증'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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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그후] 'LG 시너지'로 제2 도약 천명했던 송구영 LG헬로비전 대표…이제 '입증'만 남았다
  • 장경윤 기자
  • 승인 2021.04.1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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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4월 CEO 메시지 통해 LG시너지 통한 제2 도약 천명…초기 취임부터 단행한 LG유플러스와의 협업 강조
- 케이블TV, 알뜰폰, 지역채널 중심으로 협업 및 역량 집중 통해 성장 도모
- 가입자 증대 등 성과 거뒀으나 실적 면에서는 제자리 걸음에 머물러…시너지 효과 입증 필요성 대두

지난 몇 년간 케이블TV 업계는 줄곧 내리막길을 걷는 '지는 해' 취급을 받아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해 초부터 LG헬로비전의 지휘봉을 잡은 송구영 대표의 어깨는 더욱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송 대표가 기업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꼽은 요소는 모기업인 LG유플러스와의 '시너지' 효과였다. '아이들나라'를 비롯한 U+tv의 핵심 콘텐츠를 자사의 케이블TV에 도입해 콘텐츠 경쟁력을 키우는 한편 기가인터넷, 알뜰폰에 U+망을 활용해 서비스 품질의 향상을 추구했다.

케이블TV만의 특성인 지역채널에도 힘을 실었다. 지역 밀착 뉴스시사 프로그램과 지역형 오리지널 예능교양 프로그램을 신규 론칭하고 지역채널에 AI 아나운서를 도입하는 등 다양한 시도들이 전개됐다. 

다만 송 대표가 이끄는 LG헬로비전은 다방면에서의 노력을 뚜렷한 결실로 맺지는 못했다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지금까지의 과정이 준비 단계에 머물러 있었다면, 이제부터는 성과를 통한 입증만이 남아있다는 평가다.

송구영 LG헬로비전 대표.

◆ 그날

LG유플러스와의 '시너지' 강조한 송구영 LG헬로비전 대표

"LG시너지의 성과가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강한 자신감과 확신을 가지고 제2의 도약을 준비하자"

지금으로부터 약 1년 전인 2020년 4월 27일, 송 대표는 임직원에게 보내는 'CEO 메시지'를 통해 이와 같은 말을 전했다.

당시 송 대표는 취임 3개월 째를 맞이하고 있었다. LG유플러스는 2019년 12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인가를 거쳐 유료방송 및 알뜰폰 사업자인 CJ헬로비전을 인수해 사명을 'LG헬로비전'으로 변경했으며, 자사에서 홈‧미디어부문장을 맡고 있던 송 대표가 LG헬로비전을 이끌도록 했다.

송 대표는 LG유플러스 근무 시절 풍부한 현장 감각과 혁신 리더십을 갖춘 방송통신 사업 전문가로 꼽혀왔다. 모바일 영업전략은 물론 방송·통신·인터넷 마케팅을 총괄하는 등 ICT산업 전반에서 강한 실행력을 발휘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송 대표는 이와 같은 경험을 토대로 취임 직후부터 LG유플러스의 인터넷 망을 임차하는 방식으로 LG헬로비전의 기가인터넷 커버리지를 99%까지 확대했다. 또한 LG유플러스의 '아이들 나라', 넷플릭스와 유튜브 등 OTT 서비스 제공으로 콘텐츠의 폭을 넓혔다.

덕분에 LG헬로비전은 지난해 3월 기준 방송 및 인터넷 가입자가 1~2월보다 30% 가량 늘어나는 효과를 거뒀다. 또한 월별 가입자가 순증한 것은 1년 만이다. CEO 메시지에 담긴 LG헬로비전의 제2의 도약에 대한 포부는 이러한 성과에서 나온 자신감에서 나왔다는 분석이다.

다만 실적면에서는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LG헬로비전은 지난해 1분기 매출액 2589억원, 영업이익 75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0%, 42.5% 감소했다. 전분기와 비교해도 매출액은 6.8% 줄었다. 영업이익이 187.1%로 크게 올랐다는 점은 고무적이었다.

업계는 LG유플러스와의 M&A 이슈로 역량이 약화된 내부 사업 운영을 다시 추스르고, ARPU(가입자당평균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사업 체질을 개선해야 함을 송 대표가 당면한 과제로 지목했다.

◆ 그후

케이블TV, 알뜰폰, 지역채널 세 분야 중심으로 성장 도모

송 대표는 지난 3월 자사 케이블TV인 '헬로tv'에 LG유플러스의 키즈 콘텐츠 ‘아이들나라’를 도입한 데 이어, 계속해서 헬로tv의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을 펼쳤다.

지난 7월에는 헬로tv에 21개의 신규 채널을 편성해 최대 체널을 247개로 대폭 확장했다. 신규 채널은 고객의 특성을 고려해 시니어, 키즈, 스포츠 등 다양한 전문 채널로 마련했다.

채널을 확대하는 사이 아이들나라는 꾸준한 효과를 나타냈다. LG헬로비전에 따르면 아이들나라를 도입한 3월부터 10월까지 헬로tv 월평균 신규 가입자 중 40대 이하 비중이 기존 가입자 대비 6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3040 세대 고객이 컨텐츠 이용 빈도가 특히 높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

헬로tv 누적 이용자 수는 6월 26만에서 7월 31만, 8월 42만, 9월 51만, 10월 60만, 11월 70만 명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재택근무와 홈스쿨링의 필요성이 커진 상황에서 아이들나라에 대한 수요가 덩달아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LG헬로비전의 알뜰폰 사업인 헬로모바일은 송 대표가 풀어야 할 난제 중 하나였다. LG유플러스의 인수 전 알뜰폰 업계 1위를 기록하던 CJ헬로비전이 M&A 추진 과정을 거치면서 경쟁 알뜰폰 업체인 KT엠모바일에 선두를 뺐겼기 때문이다.

앞서 송 대표는 헬로모바일 알뜰폰 망을 KT, SKT에 이어 LG유플러스 망으로 확대 시켰으나, 효과는 미비했다. 헬로모바일의 알뜰폰 가입자 수는 지난해 1분기 66만3000명에서 2분기 63만명, 3분기 61만2000명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활로는 '유통 전략'에 있었다. 송 대표는 온라인 직영샵을 운영 중인 LG헬로비전에 지난해 9월 ‘셀프 개통’ 서비스를 더해 비대면 채널을 통한 가입을 강화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언택트 문화와 맞물려 알뜰폰 수요를 자사로 흡수시키는 효과를 낳았다. 지난해 헬로모바일의 온라인 채널을 통한 유심 가입비중은 90%를 넘어섰으며, 유심 가입고객의 ‘셀프 개통’ 이용률도 30%를 넘어서며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해 하반기 국내 스마트폰 업계를 강타한 애플의 아이폰12도 알뜰폰 가입자 증가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LG헬로비전에 따르면 아이폰 출시일인 지난해 10월 30일부터 11월 5일까지 LTE 고가요금제 일평균 가입자 수는 10월 평균보다 3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송 대표는 케이블TV의 특성 중 하나인 '지역채널' 활성화에도 강조점을 뒀다. 지역채널의 핵심 발전 방향으로는 재난 및 선거방송 역할 강화, 시청자 주도형 뉴스시사 프로그램 확대, 지역형 예능교양 콘텐츠 본원적 경쟁력 확보, 지역경제 활성화 등 크게 네 가지를 제시했다.

이에 따라 LG헬로비전은 뉴스시사 프로그램 본방송 제작량을 기존 대비 30% 늘리고 예능 포맷을 접목한 신규 지역형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는 등 지역밀착형 콘텐츠를 개발했다. LG유플러스, 미디어로그와 아이돌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공동 제작하기도 했다.

올해 초에는 뉴스 스튜디오에 LG전자의 초고화질 LED 사이니지를 설치하는 등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했다. 지난달에는 AI와 영상합성 기술을 결합해 실제 사람이 방송을 진행하는 듯이 느껴지는 AI 아나운서를 도입해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 그리고 앞으로

준비는 끝, 이제는 실적으로 증명해야 할 때

송 대표는 이전 CEO 메시지에서 자신이 강조했던 대로 여러 사업 분야에서 LG와의 협업을 이뤄냈다. 다만 이러한 노력이 시너지 효과로, 나아가 LG헬로비전의 제2의 도약으로 발현되었다고 보는 시각은 드물다.

가장 명확한 지표는 실적이다. LG헬로비전은 지난해 1분기부터 4분기까지 매출액이 순차적으로 2589억원, 2701억원, 2617억원, 2653억원으로 사실상 '제자리걸음'에 머물렀다. 영업이익 역시 75억원, 95억원, 92억원, 87억원으로 눈에 띄는 성장세는 없었다.

LG와의 협업으로 가입자 증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케이블TV와 알뜰폰도 결국엔 날개를 달지 못했다는 평가다. 케이블TV 매출은 지난해 5663억원으로 전년 대비 2.8% 하락했으며 알뜰폰 매출도 전년 대비 19.1% 감소한 1769억원을 기록했다.

물론 지금까지의 과정은 LG시너지를 발현하기 위한 준비 단계로, 전문가들은 내년을 기점으로 LG헬로비전의 실적이 개선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LG헬로비전은 사업재편이 마무리되고 LG유플러스와의 시너지 효과가 본격화되면 주주환원 정책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며 "시너지는 2022년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알뜰폰 가입자 확대와 렌탈, 전기차 충전 등의 신규 사업으로 매출 반등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며 "LG유플러스의 키즈콘텐츠인 아이들나라를 도입하는 등 양사간 시너지도 점차 확대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LG헬로비전 관계자는 "코로나19와 OTT 산업의 급성장으로 유료방송 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가입자를 수성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며 "올해는 강화한 상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유의미한 질적, 양적 성장을 이뤄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경윤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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