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그후] 연임 성공한 진옥동 신한은행장 ‘고객 중심’ 경영으로 ‘리딩뱅크’ 탈환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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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그후] 연임 성공한 진옥동 신한은행장 ‘고객 중심’ 경영으로 ‘리딩뱅크’ 탈환할까?
  • 황인성 기자
  • 승인 2021.04.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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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에게 이로운 것인가’를 고민해 고객을 모든 결정의 중심(中心)으로 삼고 여러 사람의 마음, 중심(衆心)에 공감하자.”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지난 1일 신한·조흥은행 통합 15주년을 맞아 열린 통합기념식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이날 행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과 진 행장, 임직원 등 최소 인원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진 행장의 기념사에서 ‘고객중심 경영’이란 분명한 메시지를 담았다. 

오랫동안 국내 ‘리딩뱅크’ 타이틀을 수성하며 금융시장을 견인해온 신한은행이 통합 15주년을 맞아 어떤 경영전략으로 미래를 열어나갈지 주목된다. 


◆ 그날 

진옥동 신한은행장, “진정한 1등 은행, ‘고객’이 최우선 가치여야”

진 행장은 지난 2019년 3월 26일 열린 취임식에서부터 ‘고객중심’과 ‘혁신’을 강조했다.

진옥동 행장은 이날 “은행의 전략과 추진 사업은 물론 상품과 서비스 전반을 고객의 관점에서 다시 돌아보고, 신한을 찾는 모든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와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며 “업(業)의 본질에 대한 혁신, 글로벌과 디지털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과감한 시도를 통해 미래를 만들어가자”고 밝혔다.

진정한 1등 은행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고객’을 최우선의 가치로 여겨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으며, 급변하는 금융 환경에 발맞춰 디지털 전환 등 강력한 혁신도 필요하다는 것도 언급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2019년 3월 26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취임식을 갖고 초일류 글로벌·디지털 은행을 완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취임식에서 은행기를 힘차게 흔들고 있는 진옥동 행장의 모습 [사진= 신한은행]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2019년 3월 26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취임식을 갖고 초일류 글로벌·디지털 은행을 완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취임식에서 은행기를 힘차게 흔들고 있는 진 행장의 모습 [사진= 신한은행]

취임 후 첫 현장 행보도 고객중심 경영이었다. 

산업 현장 등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 같은 해 4월 2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서울·경기 지역 중소·중견기업 CEO와 PWM(프라이빗 웰스 매니지먼트) 등 고객 3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조찬 세미나를 열었으며, 각 지방을 순회하면서 비슷한 친고객 경영활동을 펼쳤다.

이날 자리에서 진 행장은 “모든 것을 고객의 관점에서 돌아보고 산업 현장의 의견을 귀담아들어 경영에 가장 먼저 반영하겠다”며, “그룹차원의 '혁신금융 추진위원회'를 통해 기업과 산업의 성장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신한은행]
[사진= 신한은행]

 

또 다른 핵심 가치인 혁신에도 큰 노력을 기울였다. 디지털 전환 등을 추진하면서 업 본질의 혁신을 추구했다.

이에 따라 신한은행은 진 은행장이 취임한 당해 상반기부터 디지털·ICT 분야 인력 채용방식을 ‘연중 수시채용’으로 전환했다. 필요 직무별 우수 인재를 적기에 채용할 수 있는 ‘디지털·ICT 신한인 채용위크’를 신설했으며, 실무형 인재 확보를 위해 ‘코딩 테스트’도 도입했다.

‘젊은 신한은행’과 ‘디지털 혁신’을 위한 진옥동 행장의 적극적인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디지털 전환에 전사적 노력을 확인할 수 있다.

진 행장은 몇 차례 기자 간담회 자리에서도 디지털 전환과 관련한 발언을 이어나갔다. 진 행장은 “조직 내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관련한 많은 주문을 하고 있다”며, “논의의 핵심은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인력들이 디지털 유목민이 되려고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 그후
코로나19·저금리 위기···우량자산 성장전략으로 안정적 수익 실현

진 행장이 내건 ‘고객중심’, ‘혁신’ 경영 방침은 2년 사이 나름의 성과를 냈으며,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저금리 장기화로 이자 수익의 질이 저하되고 사모펀드 이슈 등으로 비이자수익이 감소하는 가운데에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실현해 냈기 때문이다.

진 행장의 임기 첫해인 2019년 신한은행은 순이익 2조3292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2조2790억원) 대비 2.2% 증가한 수치로 이자이익뿐 아니라 IB(투자은행)·WM(자산관리) 부문의 성장으로 비이자이익도 고르게 늘었다.

2020년은 코로나 여파로 인해 순이익이 줄어들긴 했으나 나름 선방했다는 평가이다. 2020년 신한은행의 순이익은 2조778억원으로 1년 만에 10.7% 감소했다. 코로나19 충당금 적립과 사모펀드 피해자 선보상이 반영된 결과였다.  

[사진= 신한은행]
진옥동 신한은행장 [사진= 신한은행]

 

또한, 디지털 전환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보였다. 신한은행이 2019년 디지털채널을 통해 거둔 영업이익은 2436억원으로 전년 동기 기간보다 54% 늘었다.

아울러, 신한은행 뱅킹 애플리케이션 ‘쏠(SOL)’은 2020년 12월 말 기준 1250만 명의 가입자와 월간 순사용자 700만 명을 달성했다. 작년 한 해 동안 신한 쏠을 통해 가입한 여·수신 계좌는 총 430만 건, 389조원에 달한다. 이는 전체 상품 판매 비율의 약 64% 수준이다.

[사진= 신한은행]
[사진= 신한은행]

 

취임 후 2년여 동안 성공적으로 신한은행을 이끈 진 행장은 2년 연임에 성공했다. 올 3월 25일 열린 신한금융지주 주주총회에 앞서 글로벌 의결기관인 ISS는 라임펀드 제재에 대한 우려로 인해 진옥동 신한은행장의 연임에 대한 반대표를 권고했으나 주주들은 진 행장에 대한 적극적으로 지지를 표하며 신뢰감을 드러냈다.

코로나19 위기와 저금리·저성장 등 힘든 환경에서도 우량 자산 위주 성장 전략으로 그룹 전체 성과를 개선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 그리고, 앞으로
차기 금융지주 회장 후보군 상시 언급···‘라임 펀드’ 징계는 변수

정통 신한맨인 진 행장은 뛰어난 경영 능력 이외에도 임직원을 아우르는 부드러운 카리스마와 인품으로 인해 조직 내에서도 신망이 두텁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그는 차기 신한금융지주 회장 후보로 입길에 오르고 있다. 

진 행장은 지난 2019년 12월 열린 신한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차기 회장 후보로 선정돼 면접 평가까지 받았었다. 

회장 최종후보에 오르진 않았지만 신한은행장에 취임한 지 1년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그룹 회장 후보에 올랐다는 사실만으로도 경영능력과 잠재력을 충분히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사진= 신한금융지주]
[사진= 신한금융지주]

 

다만 변수는 있다. 진 행장은 라임펀드 판매와 관련해 금융위로부터 중징계에 해당하는 ‘문책 경고’를 통보받은 상태이기 때문에 최종 제재 결과에 따라 향후 거취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제재심 과정에서 제재 수위가 한 단계 경감되면 경징계로 분류돼 취업 제한이 적용되지 않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3~4년간 금융사로 재취업이 제한돼 신한금융지주 회장 도전이 좌절된다.

또한, KB국민은행과 ‘리딩뱅크’ 경쟁에서의 진 행장의 경영 능력이 다시 한번 평가받을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은 2010년부터 10여 년 간 ‘리딩뱅크’로서의 입지를 수성해왔지만 2019년부터 2년 연속 리딩뱅크 타이틀을 경쟁사인 KB국민은행에 넘겨줬다. 

신한은행은 서울시금고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4년간 3000억원의 출연금을 내놓기로 했는데 무리한 출연금이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아울러 라임펀드 사태로 인한 비이자 수익의 위축도 악재로 작용했다.

올해는 통합 신한은행 출범 15주년이 되는 해인 만큼 비이자 부문 수익성을 개선하는 동시에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는 등 신한금융그룹의 장자 노릇을 제대로 수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황인성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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