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 ‘고공 행진’...올해는 '옥석‘ 가려질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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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 ‘고공 행진’...올해는 '옥석‘ 가려질 전망
  • 이석호 기자
  • 승인 2020.02.01 0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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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형사뿐 아니라 중소형사도 ‘역대급’ 성과...업황 호조로 2016년부터 3년 연속 증가세
- 올해는 부동산 PF 규제, 자산운용사發 이슈 등 지뢰밭 길...업계는 수익 다각화 모색
자료=이석호 기자
자료=금융감독원, 이석호 기자

 

실적 발표 시즌을 맞아 지난해 증권업계가 전반적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올해는 경영 환경 변화가 예상되면서 개별 기업들의 대응 전략에 따라 ‘옥석’이 가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형사뿐 아니라 중소형사도 ‘역대급’ 성과...업황 호조로 2016년부터 3년 연속 증가세

지난달 31일까지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메리츠종금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은 지난해 잠정 실적을 공시하면서 한결같이 ‘역대 최고’, ‘사상 최대’ 등 화려한 타이틀을 걸고 나섰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영업이익 7272억 원, 당기순이익 6637억 원을 거뒀으며, NH투자증권도 영업이익 5754억 원, 당기순이익 4764억 원을 기록해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삼성증권 역시 영업이익 5175억 원, 당기순이익 3918억 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며 1주당 1700원의 현금 배당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금융당국의 부동산 PF 규제 강화 발표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돼 주가가 연일 내림세를 기록했던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 6799억 원, 당기순이익 5546억 원의 괄목할 만한 실적을 기록해 주가 반등에도 성공했다.

대형 증권사뿐만 아니라 중소형사들도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전해오고 있다.

현대차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 984억 원, 당기순이익 718억 원을 거두며 전년 대비 각각 45.5%, 42.1% 늘어난 성과를 기록했다. 결산 배당도 보통주 600원, 우선주 418원을 결정해 주주들을 기쁘게 했다.

이외에도 한양증권은 영업이익 296억 원, 당기순이익 221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426.4%, 376.1% 증가한 ‘어닝 서프라이즈’로 증시에서 연중 최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SK증권도 영업이익 214억 원, 당기순이익 31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5.7%, 125.4% 늘어난 실적을 발표했다.

 

여의도 증권가 [사진=녹색경제신문 DB]
여의도 증권가 [사진=녹색경제신문 DB]

 

▲올해는 부동산 PF 규제, 자산운용사發 이슈 등 지뢰밭 길...업계는 수익 다각화 모색

하지만 올해 증권업계 상황이 상승가도를 달리던 지난해와 달리 곳곳에 지뢰밭 길이 펼쳐지며 회사별 실적 차별화 양상이 나타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지난해 증권업계 호황은 최근 몇 년 간 부동산 PF 중심으로 IB 부문 수익이 급증하며 성과 기여도가 높았을 뿐 아니라 시장 금리가 급락하면서 채권 운용 수익이 이례적으로 증가한 결과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추세적으로도 대형 증권사들이 몇 년 전부터 자본 확충에 나서면서 지난 2016년 이후 3년 간 IB 부문 수익 구조 다각화로 실적 개선이 이뤄져 성장세를 지속해 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지난해 증권업계 실적이 정점을 찍고 올해부터는 각 증권사의 사업구조에 따라 차별화된 실적을 보일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특히, 올해 증권사 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악재는 부동산 PF 규제다. 금융당국이 증권사들에 대한 부동산 PF 규제를 본격적으로 강화하면서 대형 증권사 위주로 자본적정성 문제에 봉착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자본 여력이 소진된 대형사들의 경우 자본적정성 규제 기준 강화로 그간 실적 성장세를 이끌었던 핵심 사업인 부동산 PF에서 수익 둔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편, 지난해 라임자산운용에 이어 최근 알펜루트자산운용까지 환매 연기 사태를 빚으면서 자산운용사발 ‘펀드런’ 이슈가 발생해 사모펀드 시장에서 투자심리도 크게 위축된 상태다.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에서도 ‘셀다운(재매각) 리스크’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등 올해에는 증권사들의 사업 부문 곳곳에 악재들이 도사리고 있어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가 높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장은 “최근 수년 간 정책변화 영향으로 자기자본규모 및 수익구조 다변화 정도에 따라 증권사별 리스크는 과거 대비 크게 차별화된 상태”라며 “증권사별 특성에 따라 사업구조가 상이해졌고, 위험투자가 확대돼 재무위험이 상승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최근 수년 간 급증한 우발채무, 파생결합증권, 해외대체투자는 환경변화에 따라 증권사에게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며 “과거 대비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이석호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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