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지난해 사상최대 실적···올해 규제·경기위축 등 연초부터 '경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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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지난해 사상최대 실적···올해 규제·경기위축 등 연초부터 '경고음'
  • 황동현 기자
  • 승인 2020.02.05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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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부동산 PF 규제, 자산운용사발 이슈 등 리스크관리 중요
여의도 증권가 [사진=녹색경제신문 DB]
여의도 증권가 [사진=녹색경제신문 DB]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지난해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올해 증권가 리딩기업 판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올해 강도 높은 규제와 신종코로나의 확산에 따른 경기위축 등으로 국내외증시의 변동성이 커진 만큼 사상 최대실적을 이어가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 삼성증권, 하나금융투자 등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작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미중 무역전쟁 격화와 글로벌 경기침체 등으로 증시가 부진했지만 대형증권사들은 투자은행(IB)과 자기자본투자(PI) 부문 등의 선방으로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지난 4일 실적을 공개한 하나금융투자는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 2803억원을 기록했다. 이실적은 1521억원을 기록한 전년도에 비해 84.3% 성장한 수치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 2018년 1조 이상의 증자를 바탕으로 2019년에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됐고, 자본 확충을 통해 IB Big Deal 참여, 금융주선 확대, OTC 발행 등 IB 및 S&T 부문을 중심으로 영업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로 2019년 증권시장의 침체로 브로커리지 수익이 정체됐지만 IB 영업력 시장지위 급성장, 트레이딩 부문 실적 개선을 통해 별도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연결기준 매출액이 15조4561억원으로 16.0% 늘었고 영업이익은 7272억원으로 전년대비 41.9% 급증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43.6% 증가한 6637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다. 자기자본은 9조1931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다

영업이익이 증가한 데에는 해외법인과 IB 수익 증대가 효자노릇을 했다. 지난해 프랑스 파리 랜드마크 마중가타워 인수 SK하이닉스의 98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 대표주관, 아시아나항공 지분인수에도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미래에셋대우의 한 관계자는 "해외법인 순익이 전체 연결 실적의 약 20%에 달하는 등 수익 창출력이 안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메리츠종금증권도 지난해 당기순익이 전년보다 27.8% 증가한 5546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매출액은 6799억원, 11조9126억원으로 각각 27.7%, 36.3% 늘었다.

지난해 국내외 부동산, 선박, 항공기, 해외 인수합병(M&A) 인수금융 등 다양한 분야의 대체투자로 IB분야 내 신규 수익원을 발굴에 주목한 것이 주효했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NH투자증권도 당기순이익 사상최대치를 달성했다.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으로 전년보다 31.8% 증가한 4764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5754억원, 매출액은 11조5035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6.5%, 24.5% 늘었다.

NH투자증권은 운용 및 이자 수익 개선과 사상 최대 실적을 보인 IB관련 수수료 수익의 증가 때문이라고 원인을 분석했다. 지난해 SNK, 현대오토에버, 에이에프더블유 등 총 16건의 딜을 진행하며 기업공개(IPO)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삼성증권도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 사상최대를 기록했다. 자기자본운용 및 IB부문에서의 실적호조에 따른 이익의 증가 덕분이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7.3% 증가한 3918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과 매출액은 각각 5175억원, 6조6586억원으로 각각 13.0%, 36.2% 늘었다.

지난해 이와같은 주요 증권사들의 호실적이 이어졌지만, 올해는 건전성 관리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뿐아니라 수익성이 위축되는 동시에 회사별 실적 차별화 양상이 나타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부동산 PF 규제를 예고한데 이어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인해 고위험 금융상품 규제가 강화되면서 영업이 위축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2월초 부동산PF 익스포저 건전성 관리방안을 발표했다. 부동산PF의 자기자본 채무보증한도를 오는 7월 200%, 2021년 1월 150%까지 낮춘 뒤 7월까지 100% 이하로 낮췄다

또, 투자여력을 확대하기 위해 자기자본 3조 원 넘는 증권사에게 부여한 주요 특례도 없앴다.

발행어음 조달 자금의 10%를 초과하는 부동산 관련 투자자산에 대해 레버리지(차입)비율에 가산되고, 기업신용공여 추가 한도의 취급대상(기업금융/중소기업대출)에서 부동산 관련 대출은 제외되며, 부동산 대출을 신용위험액 특례 대상에서 배제하고 일반 증권사와 동일하게 영업용순자본에서 전액 삭감 등이다.

아울러, 지난해 라임자산운용에 이어 최근 알펜루트자산운용까지 환매 연기 사태를 빚으면서 자산운용사발 ‘펀드런’ 이슈가 발생해 사모펀드 시장에서 투자심리도 크게 위축된 상태다.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에서도 ‘셀다운(재매각) 리스크’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등 올해에는 증권사들의 사업 부문 곳곳에 악재들이 도사리고 있어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가 높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장은 “최근 수년 간 정책변화 영향으로 자기자본규모 및 수익구조 다변화 정도에 따라 증권사별 리스크는 과거 대비 크게 차별화된 상태”라며 “증권사별 특성에 따라 사업구조가 상이해졌고, 위험투자가 확대돼 재무위험이 상승했다”고 평가했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발행어음 마진율 축소, 대출자산 축소, NCR(영업용순자본비율) 부담 확대 등이 예상된다"며 "경쟁심화와 마진율 축소는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황동현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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