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평환 평화통일국민연합 회장, “남북관계 이대로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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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평환 평화통일국민연합 회장, “남북관계 이대로 안된다”
  • 정우택
  • 승인 2011.06.04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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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핵 절대 포기 안해... 우리가 변해 북한을 변화시켜야, 통일은 빠를 수록 좋아"

"남북 관계 이대로는 안 된다.”

허평환 평화통일국민연합 회장은 천안함과 북핵 등으로 남북 관계가 경색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정부가 남북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북한에 매달리는 듯한 태도를 취한 것과 관련 “남북 관계는 이대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전 기무사령관 (예비역 육군중장)으로 평화통일에 대한 확고한 신념으로 정치의 큰 꿈을 키우고 있는 허 회장은 “북한이 협상과정을 폭로한 것은 MB정권과 손을 끊기 위한 수순으로 보인다.”며 “남한도 천안함과 연평도 도발, 북 핵에 매달리지 말고 우리가 변해 북한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곧은 사람'으로 통하는 허평환 회장, 북한은 절대로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사진 = 한강타임즈, 평화통일국민연합 제공
허 회장은 김정일이 내년 서울 핵안보회의에 참가한다면 MB정부의 최대 업적이 될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정상회담은 진정성을 가져야지 국면타개용으로 써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은 절대로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안함 피격과 연평도 포격에 대해서도 사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허 회장은 “북한이 포기할 수 없는 핵 문제를 가지고 남북관계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면 안 된다.”며 “북한 핵은 철저하게 무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이 미국의 핵우산 아래에 있는 한 북한 핵은 ‘무용지물’이라는 게 허 회장의 신념이다.

통일 방법과 관련해 그는 “무력을 사용한 점령이나 북한을 고사시키는 통일은 물론 적화통일도 안 된다.”며 “북한이 자생력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준 후에 평화적으로 통일하는 게 최선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허 회장은 통일 시기와 관련, “통일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말했다. 일부에서 통일에 반대하거나 통일을 늦춰야 한다고 말하는 것에 대해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녹색경제는 이해를 돕기 위해 허평환 회장과의 인터뷰 내용을 모두 게재한다.

△ 북한이 정상회담을 위한 비밀접촉을 폭로하는 등 남북 간 경색 국면이 계속되고 있다. 북한의 의도는 어디에 있다고 보나?

- 북한이 남북 간 3차례의 비밀 접촉 사실을 느닷없이 폭로했는데 우리가 주목할 것은 폭로 의도와 시점이다. 김정일이 중국을 다녀온 후에 남북 접촉사실을 폭로한 것을 보면 중국으로부터 뭔가 확고하게 다짐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은 MB 정부를 압박도 해보고, 정부 간 접촉도 해보았지만 우리 측에서 천안함 피폭과 연평도 포격에 대한 사과, 핵 포기를 요구하는데 이는 북으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카드다. 3년 이상 MB정부와 밀고 당기고 했지만 더 이상 실익이 없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터에 중국으로부터 어떤 확약을 받고, MB정부와 선 끊기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볼 수 있다. 확약이 구체적으로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김정은 체제 인정과 경제지원일 가능성이 크다.

 정상회담은 진실성이 있어야 한다
  북한은 자생능력을 갖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통일은 빠를 수록 좋다

 

 

 

 

 

 

 

 

 

 

 

북한이 비밀 접촉 사실과 그 내용을 폭로한 것은 정상적인 외교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럼에도 이런 일을 저지른 것은 MB정부와 손을 끊겠다는 의도로 봐야 한다. 북은 실제로 접촉 사실을 폭로하며 MB 정부와는 선을 끊고, 다음 정권과 관계를 개선하겠다는 의미의 말을 하기도 했다. 다음 정권은 북한과 통하는 정권을 말한다.

△ DJ나 노무현 정권 때도 대선을 앞두고 남북정상회담이 관심사였는데 이번에도 남북정상회담 얘기가 또 나왔다. 혹시 정치적인 계산이 깔린 것으로 봐도 되나?

- 정권마다 남북정상회담 얘기는 다 나왔다. 박정희 때의 7.4공동성명, DJ의 6.15공동성명이 등이 있었다.전두환 노태우 때도 정상회담이 얘기가 있었다. 이런 것들은 진정성을 갖고 있지 못했다. 북은 북대로, 남은 남대로 전략적으로 대응했다. 아마 국면 타개용이었을 것이다. 그렇다 보니 말만 요란했지 기대한 만큼의 성과는 없었다.

내년 3월 서울에서 핵정상회의가 열리는데 여기에 북한의 김정일이 온다면 이명박 정부의 최고의 업적으로 남을 것이다. 그동안 남북 간 껄끄러운 일들도 정리될 것이다. 그러나 김정일이 서울에 오려면 우리가 요구하고 있는 핵을 포기해야 하는 데 북으로서는 받을 들일 수 없는 일이다.

MB로서는 남북관계에서 뭔가 큰 게 하나 터져줘야 분위기를 새롭게 할 수 있는데 이게 바로 남북정상회담이다. 하지만 정상회담을 이런 식으로 접근해서는 성공할 수 없다. 진정성이 없이 계산된 남북정상회담은 오히려 역효과만 낳는다. 정상 간의 만남 일수록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

△ 북한은 지난해 천안함과 연평도 도발로 한반도를 긴장국면으로 몰아갔는데 전문가로서 추가 도발이 있을 것으로 보나?

- 북한은 우리를 먹는 게 목표다. 도발은 언제든지 가능하다. 북한은 북한 내부 결속이 안 되고, 문제가 있을 때 도발을 한다. 천안함 때는 중국에 들어가 MB와 손 끊는 것을 보여주고 아들 김정은을 후계로 인정해 달라고 했다. 연평도 사건 때는 아들 김정은이 대장 계급장을 달자 내부동요가 있었는데 남한이 불타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김정은의 위상을 세우려 했다. 의도된 도발이다.

           경남도민 초청 안보강연을 마치고 참석자들과 함께 했다.

두 번째는 북한이 군사훈련을 과정에서 하는 도발이다. 북한은 우리가 모르게 연중 침투 훈련을 하는 데 그 과정에서 발각되면 그게 바로 도발이다. 규모가 크면 큰 도발이고, 작으면 소규모 도발이다. 발각되지 않으면 그냥 넘어가는 것이다. 동해에서 발각된 잠수함 훈련이 바로 그것이다. 이런 종류의 도발은 항상 있다고 보면 된다.

셋째는 남한 내부의 분열을 이용한 도발이다. 쉬운 말로 남남 갈등을 부추겨 도발하는 것이다. 남한에는 계층 간, 세대간, 갈등이 많다. 노노갈등, 노사갈등, 빈부의 갈등, 이념갈등 등이 충돌하면 북한은 이를 이용한다. 북한은 언제든지 자신의 목적에 따라, 혹은 남한이 틈을 보이면 도발을 한다고 봐야 한다.

다만 중국이 북한에 대해 도와줄 테니 국제적으로 시끄럽게 하는 일은 저지르지 말라고 당부한 것으로 유추해 볼 때 북한이 갑작스럽게, 무모한 도발, 큰 도발은 없을 것으로 본다. 훈련목적으로 왔다 갔다 하다 발각되는 도발, 임의장소를 택해 국지적으로 포 사격을 할 가능성은 늘 있다.

북한은 주한 미군을 철수시킨 후 언제든지 무력통일 한다는 준비를 다 해놓고 있다. 심지어 북한은 미군이 있는 상태에서 남한을 먹는다는 정책도 펴고 있는데 이게 바로 연방제 통일이다. 남한에 친북 정권을 세워 적화통일을 한다는 생각이다.

△ 6자회담과 북한의 핵무기 등으로 한반도에 큰 기류변화가 예상되는데?

- 북한이 변해서 한반도가 변하길 바란다면 한반도는 갈수록 더 어려워진다. 김정일이 절대로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북한의 태도 변화를 기대하지 말고 우리가 태도를 바꿔야 한다. 대북 문제를 진정성을 갖고, 전향적으로 다루는 자세가 필요하다. 북한이 포기할 수 없는 것을 포기하라고 아무리 얘기해도 소용없다. 우리가 변해서 변화를 이끄는 게 낫다.

이번에 북한이 폭로한 것을 보면 MB 정부가 북한에 대해 형식적인 사과라도 받으려 한 것으로 보이는 데 이런 형식적인 사과는 의미가 없다. 그런 사과를 받아서 뭐를 한다는 말인가? 문제는 얼마나 진정성을 갖고, 전향적인 생각을 갖느냐이다.

    녹색인증을 받은 친환경 기업 (주)에코넥스를 방문해 힘을 보태주었다. 이 회사는 전기자동차 모터를 생산한다. 방송인 임성택 (부사장)씨와 박용식씨가  친근하게 다가온다. 
북한은 핵을 포기하지 못한다. 그렇다면 핵을 포기하도록 요구하는 것보다 북한의 식량문제, 시장개방 문제 등을 논의해 이를 도와주고, 북한이 자생력을 키우도록 할 필요가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북한이 생각을 바꾸도록 유도하고, 그 다음에 통일을 해서 모두가 잘 사는 게 중요하다.

△ 우리가 생각을 바꾸자는 말은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인정하라는 뜻인가?

- 아니다. 북한 핵을 인정하자는 게 아니라 무시하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한미 군사동맹으로 미국의 핵우산 하에 있는 한 북한 핵은 무용지물이다. 아무 쓸모가 없다. 굳이 무용지물인 북한 핵에 매달려 남북 관계가 더 이상 진전되지 못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뜻이다. 북한을 자유 민주주의로 변화시켜 핵이 필요 없는 세상을 만들고, 그 다음에 핵을 없애도 된다. 이는 큰 사고의 전환이다.

△ 남북 간의 경색국면을 타개하는 방법이 있다면?

- 업적주의나 국면 타개용으로 북한을 대해서는 안 된다. 이런 것들은 대북 문제를 풀어 가는 데 긍정적인 해결책이 되지 않는다. 진정성과 일관성이 국면 타개에 가장 중요하다. 남북관계를 푸는 데 정상회담을 고집하지 말아야 한다. 정상들이 만나 큰 원칙에 합의한다고 해도 실무회담에서 그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을 늘 보아왔다. 따라서 정상회담에 집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통일부나 국정원, 기타 북한 관련 부서에서 주요 현안을 실무자들이 다룬다든지 시민단체와 일반 국민 베이스로 정부 관리 하에 밑에서부터 관계 개선이 있어야 한다. 밑으로부터의 관계개선이 필요하다. 여기에 진정성과 일관성이 더해져야 경색국면을 풀어갈 수 있다고 본다. 진정성이 없는 상태에서 국면타개를 위해 정상회담에 집착하면 문제가 풀리지 않고 오히려 꼬일 수가 있다.

△ 평화통일에 특별한 큰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아는데 평상시 생각하는 통일 방안은 무엇인가?

-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통일방안은 크게 4가지다. 방법은 많지만 막상 선택의 폭은 극히 제한돼 있다. 그래서 통일이 어려운 것이다. 첫 번째 통일 방법은 무력으로 공격해 북한을 접수하는 것이다. 남북이 정면충돌하는 경우다. 이 경우 남북이 다 공멸한다. 따라서 이 방법은 써먹을 수가 없다.

    청운 양로원에서 봉사를 했다. 허 회장을 옆에서 도와주는 일꾼들이다.
둘째는 북한을 경제적으로 고사시킨 후 통일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도 안 된다. 북한은 아무리 비틀어도 붕괴되지 않는다. 중국이 지원하고, 남한에서 민간 베이스의 지원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북한 주민이 굶어 죽는다면 국제사회도 마음이 내키지는 않지만 이를 외면하지는 않을 것이다. 막상 북한이 붕괴되면 군대를 보내 접수할 것 같지만 이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중국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셋째는 우리가 영토를 포기하는 것인데 이것도 안 된다. 이는 말 그대로 적화 통일인데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네 번째는 북한을 변화시켜서 같은 체제, 같은 바탕위에 통일을 하는 것이다. 이 말은 남한이 북한을 도와 북한이 일정한 경제력을 갖게 하는 것이다. 설령 김정일은 변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북한의 지도층, 핵심세력이 변하도록 해야 한다. 정부차원이나 민간차원의 교류를 통해 분위기를 만들고 그 다음에 정상회담으로 결실을 맺고 통일로 연결시키는 것이다.

이 방법은 합리적이고, 선택 가능하지만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 그렇지만 우리가 가야 할 길을 이 길이다. 북한도 변화가 온다. 중국이 지원하고, 미국 등 서방의 돈이 들어가면 북한도 빠르게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북한이 변화도록 지원하는 게 필요하다. 평화통일국민연합은 이런 통일관으로 대북문제, 통일문제에 접근하고 있다.

△ 국민들이 남북통일을 이야기 하지만 일부에서는 통일을 미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 그렇지 않다. 통일은 빠를수록 좋다. 10년 내라도 할 수 있으면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대한민국은 더 어려워진다. 2003-2005년 내가 훈련소장과 일선 사단장 시절 사병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는데 응답자의 70%가 미국을 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놀라운 사실이었다. 이런 생각이 널리 퍼진 가운데 통일이 늦어지면 남북은 더 멀어진다.

    대구의 한 의대에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안보특강을 했다. 학생들은 북한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북한을 이기기 위해서는 북한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 
강의와 훈련을 통해 90% 이상이 생각을 바꿨지만 생각을 바꾸지 않은 나머지 10%는 정말 무서운 그룹이다. 우린 이들 무서운 그룹을 경계해야 한다. 그들은 수는 적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큰일을 내고도 남는다. 최근에도 부산의 한 대학에서 통일관련 특강을 했는데 대부분의 학생들이 북한의 전략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었다.

통일을 논의하려면 국민들의 생각을 알아야 한다. 30%는 친북세력이라고 봐야 한다. 북한과 교류하는 대신 미국을 내보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른바 적화통일을 주장하는 사람들이다.

이와 달리 30%는 보수 반북세력이다. 이들은 북한을 쥐어짜고 비틀어 붕괴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북한에 쌀 한 톨 주지 말자고 한다. 북한을 고사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도 좋은 생각은 아니다. 북한은 결국에는 같이 살아야 할 같은 민족인데 쥐어짜고, 비틀 필요는 없다. 변화하도록 도와야 한다.

더 걱정되는 것은 나머지 40%다. 이들은 아무 생각이 없다. 남북이 통일이 되건, 싸움을 하건 신경 쓰지 않는다. 이른바 방관자들이다. 내 것만 잘 챙기면 되는 사람들이다. 만일 적화통일이라도 되는 날에는 기득권도, 가진 것도 다 날리게 되는데 이를 모르고 방관자로 남아 있는 것이다.

정우택 편집국장

    허 회장의 통일관을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허평환 : 평화통일국민연합 회장/
평화적 남북통일을 꿈꾸는 통 큰 예비 정치인이다. 1949년 경남 고성에서 태어나 진주고등학교와 육군사관학교 (30기)를 나왔다. 동국대 행정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마쳤다. 국방부인사복지국차장 (2000), 6사단장 (2002), 육군훈련소장 (2004), 육군전투발전단장 (2006), 국군 기무사령관 (2007) 등으로 38년간 군에서 몸담았다. 군에서 ‘아주 곧은 군인’으로 잘 알려진 허 회장은 북한이 변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 북한의 변화를 요구하는 것보다 남한이 변화되어 통일을 주도해야 한다고 말한다. 통일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10년 안에 라도 할 수 있으면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남북문제는 정상회담보다 실무차원에서, 민간 베이스에서 풀어가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강조한다. 뭔가를 보여주기 위해 정상회담에 집착하지 말도록 충고한다.

 

 

정우택  cwtgree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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