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환경 이념' 난타전..."미세먼지 말없는 환경단체들 실종?" VS "과거 이명박근혜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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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환경 이념' 난타전..."미세먼지 말없는 환경단체들 실종?" VS "과거 이명박근혜 탓?"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9.03.08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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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환경 접근법 문제...환경단체들이 미세먼지에 보이지 않는다는 시민들 시선도

사상 최악의 미세먼지 재난을 두고 환경단체들과 보수단체 등이 이상한 '환경 이념' 난타전을 벌이고 있어 소모적인 논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8일 환경운동연합은 '미세먼지 환경단체 탓하는 자유한국당의 적반하장과 몰염치, 미세먼지보다 해롭다'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오늘날 미세먼지 오염 사태는 발생원 관리는커녕 확대 정책을 지속하여 미세먼지의 상시적 발생 구조를 만든 이명박, 박근혜 정부와 그 파트너인 자유한국당의 책임이 가장 크다"며 "나경원 자유한국당 대표는 자기의 허물을 어디에 씌우고 있는가. 이런 식의 유체이탈화법은 염치가 없는 일이며 적반하장(賊反荷杖)"이라고 강력 비난했다. 

이는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 7일 당 최고위원회에서 “환경단체 등이 지금 이 미세먼지에 대해 아무런 말이 없다. ‘이념 환경’을 한 게 아닌가”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항변한 것.

나경원 원내대표의 발언은 문재인 정부의 미세먼지 대책을 비판하면서 환경단체에게도 화살을 돌리면서 촉발됐다. 

나 원내대표가 '이념 환경'을 언급한 이유는 환경단체들이 탈원전과 미세먼지의 연관성을 주장하고 있는 한국당 입장을 비판하자 발끈한 것으로 보인다.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회원이 미세먼지 대책을 촉구하며 1인 시위 중이다.

환경단체들은 이명박-박근혜 정부시절 원전 설비보다 더 많이 석탄발전소를 늘려왔기 때문에 한국당도 책임이 있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환경운동연합은 "‘환경단체가 아무런 말’도 없는 게 아니라, 환경운동연합은 △PM2.5 미세먼지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정책목표를 정부에 제안해왔다"며 "‘환경단체들이 이념 환경’을 했다는 진단은 더 틀렸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명박근혜 정부 뿐 아니라) 석탄화력발전 축소와 재생에너지 확대를 정책의제로 삼은 현 정부에게도 석탄화력 축소의 규모, 재생에너지 확대 속도가 부족하며 이는 미세먼지 개선에 역부족이라고 지속적인 권고와 비판적 대안을 제시해왔다"고 해명했다. 

실제로 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 일부는 앞서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노후한 석탄 화력발전소의 조기 폐쇄 촉구 등 시위를 진행하며 정부 대책을 요구했다.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 중인 최열 환경재단 이사장

최열 환경재단 이사장·재단 미세먼지센터 공동대표는 6일 청와대 앞 1인 시위를 통해 "정부가 더 강력한 미세먼지 저감 정책을 추진해 국내 미세먼지 배출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나 원내대표는 "미세먼지 대책과 밀접하게 관련된 게 탈원전 정책 폐기"라며 "이미 진행하고 있는 탈원전 정책 폐기를 위한 서명운동을 더욱 가열차게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미세먼지 감소를 위해 석탄,LNG 발전은 줄이고 원전 가동비율을 높여야 할 것인데, 문재인 정부는 정반대로 하고 있다"며 "국민건강과 국민경제에 악영향을 주는 탈원전 정책을 지금 당장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로 해법이 다른 것이 난타전의 배경인 셈이다. 

녹색당(위원장 하승수·신지예)도 가세했다. 녹색당 6일 논평을 통해 "나 원내대표가 '미세먼지는 탈원전 탓'이란 취지로 발언했는데, 이는 '미세먼지는 나경원 탓'이란 말보다 더 근거 없는 발언"이라고 반박했다. 

이들은 7일 논평에서도 "미세먼지가 심각해진 주요 원인 중 하나는, 먼지 주요 배출원 중 하나인 경유차를 대대적으로 장려한 이명박 정권" 때문이라며 "미세먼지가 갑자기 일어난 것은 아니다. 한국당은 현재 미세먼지 재난에 대해 큰 책임이 있는 정당"이라며 비판했다.

"환경단체들이 정권이나 이념에 따라 이중잣대로 환경문제에 접근하는 것 아니냐"

보수단체들은 정부가 중국에 항의도 못한다며 중국대사관 앞에서 '중국발 미세먼지 방치하는 나라 중국을 규탄한다"는 플래카드를 들고 항의시위에 나섰다. 

자유연대 등 보수단체들은 7일 "한국이나 중국 모두 미세먼지는 국민의 생명을 갉아먹고 건강을 해치는 공동의 재앙 아니냐"면서 "양국의 개별적 노력도 필요하지만, 협력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중국의 협력적 자세를 촉구한다"고 항의했다.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 트위터

그러는 가운데 보수논객인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는 트위터를 통해 "[실종신고. 사람을 찾습니다] 우파정부 아래의 하늘과 산과 강을 물샐틈없이 지키던 자칭 환경단체들"이라며 미세먼지에 조용한 환경단체들을 풍자적으로 비판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실제로 환경단체들이 사상 최악의 미세먼지 재난 속에서 보이지 않는다는 일반 시민들의 시각이 많다"며 "환경단체들이 정권이나 이념에 따라 이중잣대로 환경문제에 접근하는 것 아니냐는 시민들의 시선에도 자기 반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황교안 대표는 이날도 "국민들이 집단우울증에 걸리겠다고 호소할 정도로 미세먼지가 심각한 상황"라고 강조하면서 "미세먼지 문제로 중국과 앞으로 다툴 일이 많을 텐데 장하성 주중대사가 얼마나 역할을 할지 걱정된다"고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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