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쓴 흡연자의 아이러니...전자담배보다 미세먼지가 더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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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쓴 흡연자의 아이러니...전자담배보다 미세먼지가 더 위험하다?
  • 이영애 기자
  • 승인 2019.03.07 11: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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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담배 미세먼지 유해성 아무도 몰라... 업체는 노코멘트, 정부는 묵묵부답
미세먼지에 대한 경각심만큼 전자담배 유해성에 대한 인식은 아직 부족하다

미세먼지 공포가 극도로 높아지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전자담배 미세먼지 유해성에 대한 인식은 부족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미세먼지 농도가 일주일째 최고조에 달하면서 건강에 대한 우려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마스크를 쓰고 출근한 직장인이 흡연실에 들어가 전자담배를 피는 장면은 아이러니하다. 미세먼지 농도에 대한 우려는 사회 관심사가 됐고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을 하는 국민 청원도 이어졌지만 전자담배 유해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아직 부족한 것.

특히 전자담배의 경우 냄새가 거의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실내에서 피우는 흡연자도 적지 않다. 이 때 흡연자는 물론 주변 사람들까지도 간접 흡연을 피할 수 없다.

작년 6월 식약처에서는 일반 담배에 비해 가열 담배에 타르 함량이 더 높다고 발표했지만 흡연자와 담배제조사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를 생산하는 한국필립모리스는 식약처에 정보공개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가열 담배는 일반 담배에 비해 유해물질 수치가 낮고 타르 자체는 WHO에서 규정한 유해물질이 아니라는 주장이었다.

최근 몇 년 동안 가열 담배 판매량은 급속히 증가했지만 그 성장세에 비해 역사가 짧아 독성물질이나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가열 담배 유해성에 대한 논란이 정리되지는 않았지만 가열 담배가 덜 유해하다는 근거 역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대한금연학회지에 따르면 전자담배는 초미세먼지를 만들어 니코틴을 전달한다. 이 니코틴 초미세먼지가 어떤 건강효과를 나타낼지는 불확실하지만 전자담배 흡입시 흡입되는 입자의 크기가 궐련 흡입시 발생하는 입자와 크기가 비슷하기 때문에 폐 깊숙이 들어가 전신으로 퍼질 가능성이 있다.

한 전자담배업체 관계자는 “전자 담배는 여러 종류가 있고 회사마다 다르기 때문에 단순 비교가 불가능하다”라고 말하고 또 다른 전자담배업체 관계자는 “실외 미세먼지 농도와 관련해서 단순 비교한 연구는 없기 때문에 공식 입장을 말할 수 없다”고 전했다.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역시 “미세먼지와 담배의 유해성은 공식적인 조사 결과가 없으므로 단순 비교는 의미가 없다”고 입장 표명을 회피했다.

정부부처와 전자담배 판매업체가 책임을 회피하고 전자담배 유해성에 대해 함구하는 가운데 흡연자와 간접흡연자는 오늘도 미세먼지만을 걱정하고 담배 연기 속에 생활하고 있다.

한편 국내에서는 기획재정부가 담배 허가에 대한 권한을 갖고 있다. 니코틴이나 타르 등 유해물질 성분 표기만 하면 유해성 여부를 따지지 않고 판매할 수 있는 것이다. 반면 미국의 경우 담배를 판매하려면 FDA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실제 필립모리스는 2016년 12월 FDA에 아이코스로 위험저감담배제품(MRTP) 승인을 신청했지만 2년이 넘은 지금 이 시점까지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영애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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