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도의 ‘FUN마케팅’ 통했다... ‘괄도네넴띤’은 ‘전설의 레전드’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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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도의 ‘FUN마케팅’ 통했다... ‘괄도네넴띤’은 ‘전설의 레전드’ 될까?
  • 양현석 기자
  • 승인 2019.02.2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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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파괴' 불편한 어른들과는 달리 1020 ‘밈’세대 ‘열광’... 하루 만에 초도물량 완판
FUN 마케팅을 내세운 팔도가 ‘팔도비빔면’(오른쪽) 35주년 기념 한정판으로 출시해 대박을 치고 있는 ‘괄도네넴띤’(왼쪽).

“해냈다. 팔도가 해냈다”, “무슨 약을 하기에 이런 생각을 하셨어요?”

팔도가 19일 출시한 ‘괄도네넴띤’에 대한 ‘밈’세대들의 반응이 뜨겁다 못해 폭발적이다.

‘밈’세대(memenials)란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우스운 표현을 뜻하는 ‘밈’을 공유하는 세대를 말한다. 이들 세대는 10~20대에 해당하고, 그들만의 언어에 열광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팔도는 이런 밈세대의 특성을 파악하고, 이들의 취향에 맞는 제품명으로 대박을 터뜨렸다. 19일 출시했으니 ‘괄도네넴띤’의 맛이 어떤지 아는 사람도 없지만, 오직 독특한 제품명만으로 11번가에 입고된 초도 물량이 당일 완판되는 성과를 올렸다.

팔도는 팔도비빔면 35주년 기념 한정판 제품 ‘괄도네넴띤’을 출시하며, 인터넷 사용자들이 팔도비빔면을 ‘괄도네넴띤’이라는 밈으로 부르고 있는 것에 착안했다. 이 현상은 ‘멍멍이’를 시각적으로 비슷한 ‘댕댕이’라고 부르는 것과 같은 원리에서 나온 '밈'이다.

인터넷 댓글을 보면, 이 제품명을 불편해하는 사람들과 재미있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선다. 주로 30대 이상의 기성세대는 ‘한글 파괴’를 문제 삼고, 10~20세대들은 자신들의 유희에 화답한 제품명에 열광적인 지지를 보낸다. 그리고 이 대결 구도는 하루 만에 초도물량 완판이라는 결과로 ‘밈’세대의 완승으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팔도에 따르면, 이 제품은 2017년 말부터 계획됐으나, 처음부터 ‘괄도네넴띤’이라는 제품명을 받은 것은 아니었다. ‘펀(fun) 마케팅’을 추구하는 팔도 면BM(브랜드 매니지먼트)팀에서 지난해 ‘어린 친구들이 우리 비빔면을 이렇게 부르는데 이 이름을 이번 한정판에 넣어보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를 제안했고, 이를 경영진이 흔쾌히 받아들이는 유연한 결정에 힘 입어 기대를 뛰어넘는 전설이 시작됐다.

팔도비빔면은 출시 후 35년간 꾸준한 판매량으로 ‘스테디 셀러’로 자리 잡았고, 지난해에는 출시 후 처음으로 연간 판매량 1억개를 달성하는 쾌거를 올렸다. 여름에만 먹는 라면이라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해 봄철과 겨울철 시장 공략을 위해 선보인 한정판 마케팅도 주효했다. 지난해 내놓은 ‘봄꽃 비빔면’과 ‘윈터 에디션’이 그것으로, 각각 꽃 모양의 어묵과 우동 국물 스프를 동봉해 먹는 재미를 더하는 펀 마케팅이 적용된 제품이다.

두 제품 모두 SNS 등을 통한 호평이 이어지며 출시 이후 얼마 되지 않아 완판됐다. 실제로 2015년 봄과 겨울 2200만개 가량 팔리던 ‘비빔면’은 지난해 같은 기간 3600만개 이상 판매되며 65% 가까이 성장했다.

팔도는 ‘괄도네넴띤’을 3월 초 2차 물량을 출고할 계획이다. 이번에는 온라인매장인 11번가에서 단독 판매한 것을 넘어, 오프라인 매장에도 출시한다. 500만개 한정물량을 계획한 팔도는 용기면 등으로 영역을 넓혀 ‘괄도네넴띤’ 열풍을 이어간다는 방침을 세웠다.

팔도 관계자는 “예상치 못한 열광적인 반응에 기쁘면서도 얼떨떨하다”면서 “한정물량 판매 이후에 ‘괄도네넴띤’을 정식 제품으로 출시할 지 여부는 정해진 것이 없다”고 밝혔다.

온라인상에서 웃으면서 지나갔던 언어유희 ‘밈’을 오프라인 제품으로 가져온 파격적 발상이 향후 어떤 트렌드를 가져올지 관심을 모은다.

양현석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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