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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eets DESIGN] 자동화 미래, 직장인들이 일하게 될 오피스 디자인은?오픈 오피스, 정말 창의력 증대와 협업에 효과적?
  • 박진아 IT칼럼니스트
  • 승인 2018.10.11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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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권이 올부터 추진하기 시작한 주 52시간 근로제와 최저임금 인상책과 함께 신조어 ‘워라밸(work-life balance)’ 즉, 일과 삶의 균형이 있는 인생을 살자는 새로운 가치관이 자리잡았다. 이상적인 세상이라면, 인간은 주 4-5일 일일 8시간 생계를 위한 일을 하고 남는 여가를 취미생활과공동체 봉사활동을 하면서 의미와 보람으로 가득찬 인생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인즉, 가까운 미래 현대인은 지금보다 60% 더 많은 직장이 자동화, 로보틱스, 인공지능 같은 신기술로 일자리를 잃게 될 판이다. 기계가 인간의 노동을 대체해 나가고 일시적・비정규직은 더 많아질 미래에도 소수의운좋은 직장인들이 일하게 될 사무실은 어떤 모습을 하게 될인가?

물론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미래를 예측하는 미래학이 현재 트렌드를 극단적으로 미루어 추측해보는 연구 분야라 정의해 본다며, 현단계 테크 산업 속 일 문화와 공간 디자인 트렌드를 단서로 삼아다가올 10-15년 보편화될 사무실과 직장을 점쳐볼 수는 있다.

스위스 취리히에 위치한 구글 스위스 지사 사무실 모습. 케이블카가 있는 테마파크 컨셉으로 조성되어 직원들의 휴식, 미팅, 프레젠테이션 등 다목적 공간으로 활용된다. Courtesy: Google Zurich.

놀이터 같은 사무실
OECD 경제협력개발기구에 따르면, 오는 2030년경이 되면 인간이 해오던 위험하고 따분한 육체노동과 단순지식성 전문직종의 60-70%가 자동화와 디지털 기계로 대체될 것이라고 한다. 이는 기계가 하기 어려운 인간 특유의 창조력 및 문제해결력을 요하는 직종 만이 살아남게 될 것을 뜻한다.

직원 개개인의 창의성을 한껏 자극하고 동료간 잦은 대화와 정보교환을 통한 협업(collaboration)을 격려해야 한다는 인식이 상식으로 자리잡으면서 ‘오픈 오피스’ 인테리어 트렌드가 대세로 자리잡았다. 구글 스타일 오픈 오피스(open office) 인테리어 유행을 타고, 현재 미국의 오피스중 3분의 1이, 호주는 이미 90% 이상의 직장 실내가 벽과 책상 분리막을 없앤 이른바 ‘오픈 오피스’라고 한다.

현재 서구권에서 대세가 된 오픈 오피스 구조의 전형적인 모습. 고용주 입장에서는 비용절감, 협업 장려, 직원 감시에 효과적이지만 직원들은 실내 소음, 프라이버시 침해, 질병 감염 등 부작용을 호소하고 있기도 하다. Image: Reed Australia.

우리나라도 오픈 오피스가 혁신적인 사무실 공간 문화로 자리잡아가고 있어서, 특히 젊고 창조직 및 스타트업에 종사하는 사람들 일수록 부서간 벽과 큐비클을  없앤 개방형 공간에서 공용 테이블에 모여 일하는 협업 문화에 익숙하다. 그러나 오픈 오피스의 진정한 장점은 관리비용이 싸고, 아이디어 수집과 협업을 쉽게 도모할 수 있으며, 직원들의 관리자가 직원들을 한 눈에 감독하기에 편하다는 것이다.

빵빵한 사내혜택, 복지인가 사육인가?
오픈 오피스 사무공간은 기본. 한 회사 지붕 아래에 무료 구내식당, 놀이트를 연상시키는 기상천외한 휴식공간과 낮잠용 캡슐, 피트니스 센터, 심지어는 미용실과 세탁소 - 풍성한 복지 혜택과 총체적 웹빙을 직원에게 제공해주며 놀이터 같은 자유롭고 행복한 일터 문화를 선도한 기업은 바로 구글(Google)이다.

2014년 갤럽이 실시한 Q12 설문조사에 따르면, 현대 직장인들의 절반은 일에 그다지 몰두하지 않으며 근 20% 가량은 일에 전혀 관심이 없다고 응답했다. 세심히 이력서를 검토하고 엄격한 면접을 거쳐 고용한 사내 인재들이 그런 태도로 직장에서 시간을 보낸다면 고용주 입장에서는 끔찍한 현실이다.

공항 혹은 테마공원과 카페가 겸해진 듯한 인스타그램 뉴욕 지사 사무실 실내 광경. Courtesy: Instagram.

한편, 구글 인사부가 직접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구글에 입사하는 직원들은 구글의 오픈 오피스와 사내 복지 서비스로 인한 만족감으로 입사 후부터 9개월 간 평균 생산성 증가율 15%를 나타낸다고 한다. 그같은 보도가 퍼지면서 직원들이 유쾌하고 건강하게 일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면 업무 효율과 생산성 증가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에 최근 고용주들은 오픈 오피스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자연광과 흙을 연상시키는 자연색과 감촉의 가구는 직원의 의욕 상승에 도움을 준다고 여겨진다. 직원들의 영감을 자극하고 생산성을 높여주기 위해 널찍하고 탁 트인 업무공간을 마련해주고 자연을 가까이 느낄 수 있는 정원을 조성하거나 화초를 배치하는 방법은 이미 보편화됐다.

카를로 라티가 디자인한 아녤리 재단 사무공간. 사원들의 최적 업무효율 조건을 확보하기 위해 지멘스 사가 제공한 실시간 직원들의 위치 파악 기술을 응용했다. Photo: Beppe Giardino.

최근에는 실내 조명, 공기, 소음 수준, 사무용 가구의 형태와 품질, 사원들의 동선을 일일히 CCTV와 센서로 관측하고 분석하여 자동으로 조절하는 초첨단 디지털 사무실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2017년 6월 중순 이탈리아 토리노 시에 개장한 아녤리 재단 건물은 사물인터넷(IoT)이 건물 안 곳곳마다 응용된 인텔리전트 사무용 건물의 대표적인 사례다.

하지만 누구나 한 번 쯤은 일해보고 싶어할 만한 좋은 환경의 꿈의 직장일 수도 있지만 사원들을 가급적 회사 안에 가둬두기 위한 빅브라더식 교묘한 직원 통제 수법이란 비판도 있다.

한 지붕 밑에서 살며 일하며
테크와 모바일 디바이스로 24/7 서로서로 연결되어 살아가고 있는 요즘, 특히 디지털 네이티브 20-35세 연령대 밀레니얼 세대는 사생활과 직장 사이 분명한 구분을 하지 않는다. 페이스북은 2015년부터 샌프란시스코 멘로파크 본사 인근에 직원용 아파트 1500 세대를 지어 직원들을 입주시키기 시작했다. 

직장에서 가까운 곳에 거주하거나 아예 직장 단지 내 숙소에서 취침하고 일상을 직장내 설비에서 보내는 일 문화가 장려되는 추세가 지속된다면 집과 직장 구분 않고 직장 복합단지 속에서 살아갈 직업인들도 더 많아질 것이다.

페이스북이 2015년부터 건설하기 시작한 사원용 아파트 단지 가상 설계도. 현대건축가 프랭크 게리가 설계했다.

그같은 추세를 간파하고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기업 문화에서 잉태한 공동체적 직장 문화는 한 건물 한 지붕 아래서 모든 직원들이 일하고 쉬고 운동이나 취미활동을 하면서 잠자고 거처할 수 있는 코워킹(co-working)과 코리빙(co-living)을 결합시킨 토털 생활공간 개발사업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서로 낯모르는 여러 입주자들이 널찍한 공동 공간에서 사생활과 일을 겸하며 공동체 생활을 할 수 있는 코리빙 공간은 오늘날 부동산 개발업계의 최신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Courtesy: The Collective.

미래 디지털 시대 직장과 일터에 대해 연구하는 싱크탱크 퓨쳐스센터 연구소는 머지않은 미래 세계의 대기업들은 테크의 발전과 자동화, 글로벌 규모의 인구의 이민으로 인한 노동력 지형 변화, 공공재정 고갈 및 거번넌스의 무능화로 정부의 사회보장망 역할은 더 축소되어 현대인의 생존적 불안감은 지금보다 더 커질 것이란 암울한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미래의 오피스 공간은 인간의 일과 사생활 사이에 놓인 또다른 핵심 생활 공간으로 진화를 계속할 것이다.

박진아 IT칼럼니스트  feuillet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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