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등 직장 내에서 지위를 이용한 갑질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의 한 간부가 회의 중 부하 직원에게 비비(BB)탄 총을 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 내 D램 반도체 관련 부서의 수석(부장급) A씨가 지난 3월 부하직원 B씨의 평소 업무태도와 성과 등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비비탄 총을 쏜 사건이다.
A씨는 삼성전자 전직 고위 임원의 자제로 알려지고 있어 갑질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A씨는 차기 임원 승진 대상자들이 받는 내부 리더십 교육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비비탄 총은 부서 행사를 위해 구매해 둔 것이었다.
당시 비비탄 총을 쏘는 장면을 목격한 다른 직원이 너무 심한 행동이라며 문제를 제기하자, 삼성전자는 자체 조사를 벌여 피해 사실을 확인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회사의 조사가 시작되자 A씨가 피해 직원 B씨에게 사과했고, 피해자는 사과를 받아들였다고 해명했다. 또 삼성전자는 A씨와 직속 상사인 팀장을 '경고' 조치했고, 피해 직원은 면담 후 다른 부서로 전출시켰다고 설명했다.
사내에서는 A씨가 전직 고위 임원의 자제여서 징계가 약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삼성전자 측은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피해자 B씨의 의사를 감안해 경징계 처분 했다고 해명했다.
올해 들어 대한항공 등 직장 내에서 발생한 갑질 사건이 잇따르며 대중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지난 3월 대한항공 조현민 광고담당 전무가 물컵 갑질로 세상을 들끓게 했다. 조 전무가 대한항공의 광고를 대행하는 A업체와 회의 도중 팀장 B씨에게 소리를 지르고 얼굴에 물을 뿌렸다는 갑질 사건이다.
대한항공 측은 "광고대행사와의 회의 중 언성이 높아졌고 물이 든 컵을 회의실 바닥으로 던지면서 물이 튄 것"이라고 해명했다.
조현민 전무는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을 일으킨 조현아 전 부사장의 동생이다. 지난 2014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녀 조현아 당시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은 '갑질 논란'의 대명사로 남아 있다.
지난 6월에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계약직으로 근무하다 정규직으로 채용된 신입 직원에게 "넌 쓰레기야" 등 폭언·협박한 간부직 직원이 원성을 샀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