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반올림 11년 갈등 마침표 찍었다...중재합의서 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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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반올림 11년 갈등 마침표 찍었다...중재합의서 서명
  • 백성요 기자
  • 승인 2018.07.24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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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위 중재안 무조건 수용하는 중재합의안에 서명

삼성전자와 반올림의 11년 갈등이 마무리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조정위원회가 제시하는 중재안을 무조건 받아들이는 방식의 중재합의서에 서명했다. 

24일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법무법인 지평에서 제2차 조정(중재) 재개를 위한 중재합의서에 서명했다. 중재 권한을 '삼성전자 반도체 등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질환 발병과 관련한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에 위임하고 중재안을 무조건 수용한다는 내용이다. 

서명식에는 김선식 삼성전자 전무, 황상기 반올림 대표, 김지형 조정위원장이 참석했다. 

지난 2007년 3월 삼성반도체 3라인에서 근무하던 고 황유미 씨가 백혈병으로 사망한 지 11년 만이다. 중재안은 이르면 9월 중, 늦어도 10월까지는 발표될 예정이다. 

조정위는 지난 18일 삼성전자와 반올림에 '2차 조정을 위한 공개 제안서'를 발송했다. 조정위의 중재안을 무조건적으로 따르는 방식에 양측이 모두 동의하며 11년 간의 갈등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김지형 위원장은 "양측 모두 이러한 결정을 하는 것은 읮의 어려움보다도 훨씬 더 어려운 일이고 회사와 반올림 모두 저희 조정위에 대한 믿음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라며 "백지신탁에 가까운 중재방식을 조건없이 받아들인 삼성전자와 반올림 측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한편에 치우치지 않고 원칙과 상식에 기반해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중재안을 만들 것"이라며 "중재안에는 반올림 피해자 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산업안전보건 문제의 불확실성에서 비롯되는 직업병 발병의 위험에 실효적으로 대처하는 방향까지 담는 방안을 모색해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를 대리해 참석한 김선식 전무는 "회사와 반올림이 모두 조정위 제안을 수용함으로써 완전한 문제해결을 눈앞에 둔 것은 큰 의미있는 일"이라며 "중재방식을 수용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었지만, 완전한 문제 해결만이 발병자 및 그 가족들의 아픔을 위로하고 사회적으로도 가치있는 일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황상기 반올림 대표는 "10년 넘는 긴 시간동안 문제를 해결하기 못한 것이 참으로 섭섭하다"면서 "삼성 직업병 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노동현장에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올림은 서명식 직후 입장발표를 통해 "당사자들의 직접 대화가 아니라 중재라는 방식으로 마무리하게 된 점은 아쉽다"고 평가하면서도 "이조차도 길고 힘든 시간이 없었다면 결코 내딛지 못했을 소중한 한 걸음"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번 합의는) 삼성전자에게도 힘든 결정이었을 것"이라며 "기업의 규모와 위상에 걸맞게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 문제를 제대로 해결해 가라는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요구와 바람이 삼성에게 가 닿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반올림은 오는 25일 저녁 7시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 문화제를 마지막으로 농성장에서 해산한다. 지난 2015년 10월 7일 첫 농성 시작 이후 1023일 만이다. 

한편, 삼성전자와 반올림이 대화를 시작한 것은 2012년 부터다. 삼성전자의 제안으로 시작된 대화는 직업병에 포함되는 질병의 범위와 보상 등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그러다가 2014년 8월 반올림 소속 피해자 8명 중 6명이 삼성전자에 신속한 보상을 요구하며 '가족대책위원회(가대위)'를 따로 설립했다. 

삼성전자, 반올림, 가대위는 2014년 10월부터 조정위에 조정안 위임을 합의했지만 2015년 8월 있었던 제 1차 조정에 실패한 후 3년간 조정이 중단됐다. 

삼성전자는 이 기간동안 자체 보상안을 발표하고 실시했다. 반올림은 삼성전자의 진정성있는 대화가 우선이라며 이에 반발했고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결국 천막농성 1023일만에 양측은 중재위의 중재안을 무조건 따르는 백지신탁 수준의 합의에 성공하며 길었던 갈등의 끝이 보이게 됐다. 

 

 

 

백성요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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