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해태 감자칩 재료서 ‘국내 금지 성분’ 검출...소비자 불안감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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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해태 감자칩 재료서 ‘국내 금지 성분’ 검출...소비자 불안감 가중
  • 이효정 기자
  • 승인 2018.05.03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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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영업정지·과징금 등 행정처분....일부 소비자 제품 불매
오리온 감자칩 '포카칩'(좌) 해태제과 감자칩 '가루비'(우)

오리온과 해태제과가 수입하는 감자에서 ‘국내 사용이 금지된 발아억제제’ 성분이 검출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가중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 2일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안전나라에 따르면 오리온과 해태제과의 감자칩 재료에서 국내 미허가 발아억제제 ‘2,6-디아이소프로필나프탈렌’ 성분이 검출됐다. 해당 성분은 저독성 생장조절용 살균제다. 

국내에서는 사용이 허가되지 않은 성분이지만 미국에서는 사용이 가능하다. 고독성이나 발암물질을 함유한 것은 아니지만 이번 소식을 접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높아질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와 주목된다. 

제과업계 관계자는 “인체에 유해하지 않지만 국내에서는 사용이 ‘금지’된 성분이 검출됐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소비자에게 불안감을 안겨줄 수 있다. 일부 소비자는 이를 두고 께름칙하게 느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구체적인 사정을 모든 소비자들이 다 알게 된다면 상관이 없겠지만 일부 소비자의 경우 해당업체 제품을 불매하겠다는 의견도 나올 수 있다. ‘국내 미허가 성분’이라는 측면에서 거부감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반면 국가별 허가 성분의 차이를 이해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제과업계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발암물질 등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국가별로 허가하는 약물 및 성분은 상이할 수 있다고 본다"며 "이번 일로 인해 감자칩에 대한 무조건적인 불신 풍조 등이 생겨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번 사태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소비자도 나타나고 있다. 소비자 A씨(26, 대학원생)는 “국내에서 미허가인 데에는 이유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인체에 무해하다고 했지만 화학제품이라는 측면에서 불안하다. 이 일이 벌어지기 전 먹은 감자칩에 해당 성분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불안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크게 위험하지 않을 것 같다는 말도 나온다. 또 다른 소비자 B씨(27, 자영업자)는 “한국에서 허가되지 않은 성분이지만 미국에서는 규제가 없다는 측면에서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만약 해당 감자를 미국에서 섭취하는 경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단지 국내에서 해당 성분에 대한 허가가 나지 않은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오리온과 해태제과는 수입 감자 원료에서 국내 미허가 발아억제제 성분이 검출돼 식약처에 영업정지·과징금 등 행정처분을 받았다.

오리온은 감자스낵 원재료, 해태는 ‘가루비’ 제조용 감자에서 ‘2,6-디아이소프로필나프탈렌’이 검출됐다. 미국에서는 해당 성분에 대한 규제가 없지만 국내에서는 미허가 성분이기 때문에 식약처에 적발됐다. 문제가 된 감자를 사용해 제품화하기 전 폐기처분됐기 때문에 시중에 유통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리온은 지난 1월 23일 미국에서 수입한 냉장감자 제품 1300톤에서 2,6-디아이소프로필나프탈렌이 최고 0.119mg/kg이 검출됐다. 

식약처는 지난 3월 20일 오리온에 영업정지 7일에 달하는 과징금 2569만원을 부과하고 해당 감자를 전량 폐기 조치했다.
 
해태제과는 라이센스 브랜드인 가루비 원료 감자에서 2,6-디아이소프로필나프탈렌이 최고 0.2486mg/kg이 검출됐다. 수입 물량은 300톤이다. 해태는 가루비에 대해 지난달 3일부터 9일까지 영업정지 처분을 받고 해당 제품을 폐기했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국내 미허가 발아억제제가 검출된 감자에 대해 전량 폐기 처분한 것이 맞다”고 말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국내에서 허용되지 않는 발아억제제였기 때문에 이번 일이 문제가 됐다”며 “수입업체와 계약을 종료했다. 이런 일이 다시 생기지 않도록 재발방지노력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이효정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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