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기획-NDC] 넥슨NDC 화두 ‘빅데이터와 AI적용’,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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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기획-NDC] 넥슨NDC 화두 ‘빅데이터와 AI적용’, “어떻게?"
  • 이재덕 게임전문기자
  • 승인 2018.04.27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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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은 '스카이넷'이 아닌 아이언맨의 '자비스'
영화 아이언맨의 인공지능 자비스(JAVIS)

작년 NDC 2017에서 '4차 산업혁명시대의 게임개발'이라는 주제로 키노트를 진행한 이은석 PD가 내린 결론은 '인공지능으로 인해 게임 산업 전 분야에 변화가 생길 것이므로, 적극 대응해야 한다'였다. 인공지능이 빅데이터를 통한 학습으로 플레이어와 드라마틱한 밀당을 펼치고, 아슬아슬하게 승리하는 해주는 것을 ‘궁극의 게임’이라고 봤다.

2018년 NDC의 키노트는 넥슨에서 인텔리전스랩스를 책임지고 있는 강대현 부사장이 맡았다. '즐거움을 향한 항해'라는 타이틀이었지만 내용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이었다. 넥슨이 2년 연속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통한 게임개발을 NDC의 기조로 삼고 있는 셈이다.

1년 사이, 달라진 것이 있다. 2017년에 얘기된 인공지능은 다소 뜬구름 잡는 얘기처럼 들렸지만, 2018년에는 게임 속 인공지능을 바로 눈앞에서 보여줬다. 현실적이다. 강 부사장은 키노트에서 이미 인공지능이 넥슨의 게임 속 깊숙이 들어와 있음을 강조했다.

강대현 넥슨 부사장

 

◇ 5년간 유저도 몰랐던 게임 속 문제, 인공지능이 해결

넥슨은 게임을 종료할 때마다 설문을 통해 게임 만족도 조사를 한다. 통계를 내보니 룰이나 시나리오, 그래픽, 사운드가 주는 만족도보다 어떤 유저와 어떤 경기, 어떤 사건을 겪었느냐고 하는 '경험에 따른 만족도'가 훨씬 더 크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것을 두고 강 부사장은 게임에도 블라인드 스팟, 즉 ‘사각지대’가 존재한다고 봤다. 이는 전문가들이 모여 시야가 좁아지는 현상으로, 이미 존재하는 것을 새롭게 보는 관점이 필요하다고 지적이다.

승률에 따라 달라지는 만족도

그 대안으로 제시되는 것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이다. 강 부사장은 FPS게임에 적응하지 못하고 이탈하는 유저들을 대상으로 기계학습(머신러닝)으로 분석을 해보니 유저도 모르는 작지만 중요한 문제를 발견할 수 있었다고 얘기했다. 그것은 기존 유저들이 자기들끼리 규칙을 정해두고 행동을 하기 때문에 신규 유저는 발붙일 곳이 없어 서버를 자주 옮겨 다니다 게임을 그만 둘 수밖에 없었다는 것.

인공지능으로 신규 유저의 이탈요인 발견

특정 직업만 겪는 퀘스트 문제도 머신러닝으로 발견됐다. ‘메이플스토리’에서 10레벨이면 가능한 퀘스트를 헤네시스 지역에 배치했는데, 전사만 다른 직업에 비해 완료율이 떨어졌고, 이탈률도 컸다. 머신러닝을 돌려보니 전사만 지리적인 문제로 이 퀘스트를 일찍 만나 퀘스트 완료가 힘들었던 것. 이 문제는 유저들도 몰랐던 문제로, 퀘스트 배치 이후 5년 이상 발견되지 않았던 문제였다.

강 부사장은 "빅데이터와 AI는 우리의 시야를 넓히고, 편견 없는 정보를 제공한다. 편견이란 내가 쓴 오타를 내가 발견하기 힘든 것과 같다. AI는 그런 편견이 없다"며 AI의 장점을 얘기했다. 이어 "데이터로 힌트를 얻고, AI로 솔루션을 만든다. 우리는 영역을 제한하지 않고 다양하게 탐구하겠다"며 "그 결과를 넥슨 내 모든 게임이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며 키노트를 마무리했다.

 

◇ 고집스러운 넥슨의 '장인 정신', AI가 돕는다

넥슨의 이러한 회사의 기조는 NDC 2일차 넥슨 본사 1994홀에서 진행된 '넥슨 경영진 미디어토크데이‘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이정헌 넥슨 대표는 제주도에서 김정주 대표를 만날 때를 떠올리면서 "김정주 회장이 회사가 변하려면 지금보다 매출이 1/100정도 덜 나와야 한다고 하더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를 두고 고정관념과 압박을 내려놓고 원점에서 생각해보라는 것으로 해석했다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

넥슨의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정상원 부사장은 김정주 회장이 "자신이 권한을 넘기는 것은 나와 다르기 때문이라며 잘 하면 네가 잘해서 그런 것이고, 못하면 그건 다른 사람들도 하는 것"이라는 말을 남긴 적이 있다고 회고 했다.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이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 넥슨의 DNA라는 얘기다.

넥슨은 최근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모여 '듀랑고'와 '탱고5' 등 독창적인 게임을 많이 개발, '돈슨'이라는 이미지를 벗은 상태다. 하지만 넷마블과 엔씨만큼의 대작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넥슨의 개발 방식이 시장의 성공방식과 맞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를 두고 정상원 부사장은 생물학적인 관점에서 답을 찾았다. "생명이 왜 DNA를 섞어가며 살고 죽는가? 자식이 똑같은 형질을 유지하지 않는 것은 환경에 적응하기 때문"이라며 "게임도 환경도 변하고, 유저들의 입맛도 변한다. 여러 대응을 하고 있을 때 기회가 온다"며 게임의 다양성을 강조했다.

정상원 넥슨 부사장

게임의 다양성 뒤에는 김대현 부사장의 '인텔리전스랩스'가 있다. 강 부사장은 "넥슨의 창의적인 게임은 시행착오를 겪기 마련이다. 이 시행착오를 넥슨의 노하우와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보완하고, 사업을 고도화시키는 것이 인텔리전스랩스의 미션"이라고 말했다.

넥슨은 이제, 이정헌 대표가 인간미를 바탕으로 회사를 이끌고, 정상원 대표가 다양성을 바탕으로 좋은 게임을 만들며, 강대현 부사장이 인공지능으로 이를 고도화하는 모양새가 됐다.

 

◇ '욕설탐지기'에 나타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적용 '방법론'

넥슨을 비롯한 다수의 게임 기업은 NDC 2018 기간 동안 많은 강연에서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과 관련된 노하우를 공유했다. NDC 첫째 날 강대현 부사장이 발표한 ’메이플스토리‘와 ’서든어택‘에 적용된 인공지능은 머신러닝을 활용하여 게임의 잘못된 부분을 찾아내고, 개선시킬 수 있었던 좋은 예다. 액션스퀘어 최우성 연구원 블’레이드2‘를 개발하면서 개발 자동화를 통해 개발 생산성을 향상시켰고, 넥슨 인프라기술팀의 허성오 연구원은 유저동향 분석 시스템인 '유저보이스2.0'을 통해 유용한 유저들의 인사이트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조용래 넥슨 인텔리전스랩스 연구원

또 다른 면에서 보면 기발하고 창조적인 게임을 만든다고 하기 보다는 유저들의 어뷰징을 방지하는 수준에 그친 것도 있다. 넥슨 인텔리전스랩스의 조용래 연구원의 '딥러닝으로 욕설 탐지하기', 엔씨소프트 강성욱, 장윤제 연구원의 '실전 이탈 예측과 유의사항', 엔씨소프트 엄혜민 연구원의 '회귀모델의 기반의 게임재화 이상 증감 탐지 툴 개발'이라는 주제가 여기에 해당된다. 그래도 방향을 틀면 언제든 창의적인 게임이 만들어질 것만 같은 정밀하면서도 고도화된 인공지능이 적용되고 있다.

넥슨의 AI의 미래를 책임지고 있는 인텔리전스랩스의 어뷰징 탐지팀 조용래 연구원이 발표한 '딥러닝으로 욕설 탐지하기'의 사례를 살펴보자. 기존의 욕설탐지는 '금칙어'가 기본이다. 금칙어를 통해 욕설이 잘 걸러지고 있는데 왜 굳이 딥러닝인가 하는 생각이 들만도 하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적용된 욕설탐지기는 놀랄 정도로 정확하다. 욕설 탐지에 인공지능이 적용되는 이유는 '정확성' 때문만이 아니다. 매일 쏟아지는 욕을 보고 있어야 하는 운영자의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는 것이 1차적인 목표다.

 

3단계의 개발 과정

금칙어에 기반을 둔 욕설 필터링은 '비속어'와 '공격적인 표현'을 구분할 수가 없다는 단점이 있다. '제가 병신이었네요'는 제재에 걸릴 수 있지만, '배를 확 따서 회를 쳐먹을까'와 같은 공격적인 포현은 제재에 안 걸릴 확률이 높다. 이런 공격적인 표현까지 걸러낼 수 있는 것이 인공지능 기반 욕설 탐지기다.

입력 과정에서는 ‘단어’가 아닌 ‘자모’ 데이터가 입력이 됐다. 데이터 입력은 일일이 수작업으로 이루어졌다. '모델링'에는 이미지 데이터를 통해 학습하는 ID CNN 기술이 적용됐고, 비슷한 텍스트를 숫자로 변환하는 '콘볼루션' 과정을 거쳤으며, '풀링' 작업으로 불필요한 부분을 버려서 노이즈를 줄였다.

제작에 사용된 '콘볼루션'과 '숏컷커넥션'

모델링과 콘볼루션, 풀링의 3단계를 거치면 텍스트가 욕설일 확률이 계산되어 나타난다. 정확도는 금칙어 56%에서 욕설탐지기 88%로 높아졌다. 검증도 거쳤다. '데이터야 놀자'라는 행사에서 욕설탐지기 데모를 선보였는데, 욕설탐지기가 못 걸러내는 욕을 하면, 이기는 방식의 게임도 진행됐다. 넥슨의 '서든어택'에도 적용됐다. 기존 프로세스는 1분 동안 23건, 욕설탐지기는 35건을 모니터링했다. 그러나 기존 프로세스는 41%가 제재대상이었고, 욕설탐지기는 96%가 제재대상으로, 정확도에서 차이가 났다.

'개년아'와 '5개년 계획'을 구별하는 정확성
기존 프로세스와 차이나는 제재대상 비율

 

조용래 연구원은 "인공지능은 ‘스카이넷(SKYNET)’이 아니다. 다들 인공지능이 사람을 대체한다고 생각하지만 한 명이라도 무고한 사람이 어뷰저로 탐지되면 안 된다"면서 "인공지능은 영화 '아이언 맨'의 인공지능 비서 '자비스(JAVIS}'처럼 사람을 돕는 것이다. 사용자의 소통이 중요하다. 욕설탐지기는 그렇게 사용자와의 '협업'을 통해서 탄생했다"고 말했다.

이재덕 게임전문기자  gamey@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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