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갑질이 알려지면서 ‘상사의 갑질’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직장인 898명을 대상으로 ‘갑질 상사 유형’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설문 결과에 따르면 무려 97%의 직장인들이 상사의 갑질을 경험했고, 이는 근무 의욕 저하로 이어졌다.
직장인들이 손꼽은 ‘갑질 상사’의 유형으로는 본인의 기분에 따라 팀 분위기를 좌지우지하는 ’기분파형’과 자신의 업무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미꾸라지형’이 각각 20%로 동률을 기록했다.
이어 이랬다 저랬다 말 바꾸는 ’변덕쟁이형’이 19%로 근소한 차로 2위를 기록했으며, 사사건건 감시하고 지적하는 ‘지적형(15%)’, 상사의 명령이나 의견에 무조건 순응하는 ‘YES맨형(13%)’, 자신과 코드가 맞으면 OK, 아니면 NO인 ‘사내정치 조장형(11%)’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주관식 답변을 통해 제보한 상사들의 갑질 유형은 다양했다. 부하직원의 성과를 본인이 한 것처럼 조작하는 ‘성과 가로채기’형, 일 안하고 월급 받는 ‘월급루팡’형 또는 ‘베짱이’형, 한번 회의를 시작하면 기본 2시간을 이어가는 ‘회의주의자’형 등 여러 업무관련 사례가 조사됐다.
여기에 상사 개인적인 심부름까지 시키는 ‘무개념’형, 직위를 이용해 성추행, 외모지적을 일삼는 ‘변태’형, 모든 대화에 욕설이 난무하는 ‘욕쟁이’형 등 직장상사 이전에 인성이 의심되는 사례도 수 건에 달했다.
다양한 '갑질'을 겪으면서도 부하직원 입장에서 제대로 대처하기 어려운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가 있는 상사와 일할 경우 어떻게 대처하십니까?”의 질문에 돌아온 대답은 ▲ ‘가능한 신경을 안 쓰려고 노력한다’가 과반수에 달하는 46%로 1위였기 때문이다.
이어 ▲‘일할 때는 친한 척, 뒤에서는 뒷담화를 한다’(16%) ▲’본인이 이직한다’(15%)가 2,3위에 올랐다. 무시, 코스프레, 그마저도 안되면 절이 싫어 중이 떠나는 경우의 순이었다. ‘상사에게 직접 토로한다’(9%) 및 ‘상사보다 더 윗분에게 말씀 드린다’(4%) 등 상황을 직접 알리는 경우도 있었지만 그 비율은 적었다. ‘상사가 이직하기만을 바라는’ 경우도 8% 존재했다.
한편 부하직원이 가장 선호하는 직장 상사의 모습은 ‘효율적으로 업무를 추진하는 스타일(24%)’을 꼽았다.
이어 ‘팀원과의 수평적 소통 관계를 이끄는 모습(21%)’이나 ‘공과 사의 구분이 확실한 모습’ 및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 모습’(각 15%), ‘경청하는 태도를 보이는 모습(14%)’ 등도 상사들에게서 바라는 모습이었다.
서미영 인크루트 대표는 “최근 일부 총수들의 몰지각한 행동이 기업의 리스크가 되어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며 ”수직적인 사내 분위기와 직급의 권력화가 일상인 대한민국 기업문화에 대한 자정노력이 여느 때 보다 필요할 것”이라며 설문 소감을 밝혔다.
이효정 기자 marke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