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한 몸' 개발자 뺏길라...카카오 경력직 채용공고에 스타트업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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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 몸' 개발자 뺏길라...카카오 경력직 채용공고에 스타트업 '긴장'
  • 백성요 기자
  • 승인 2018.03.25 08: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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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가능성 매력적이지만 급여·근무환경·사내복지 등 유혹 물리치기 힘들어

카카오의 경력직 개발자 채용 공고에 국내 중소 스타트업들 난데없는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귀하게 모셔온 개발자들이 대기업으로 이직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 때문이다.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창업에 나선 스타트업들에게 개발자는 귀한 존재다. 특히 AR(증강현실), VR(가상현실)과 같은 분야는 개발자 구하기가 더욱 어렵다. AR 개발자 툴인 'AR코어'와 애플의 'AR 킷(kit)'을 모두 다룰 줄 아는 개발자는 스타트업 대표가 직접 방문해 모셔오기도 한다는 전언이다. 

자본금이 늘 부족한 스타트업이지만 우수 개발자에게는 최대한 대우를 해주려 노력하는 편이다. 

국내 3년차 중소 스타트업의 한 관계자는 "직원들의 연봉을 서로 알지는 못하지만 개발자들은 적게는 2배, 많게는 3배의 연봉을 받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이어 "다만 스타트업인 만큼 기본 연봉이 적은 편이긴 하다"고 덧붙였다. 

카카오의 경력 개발자 채용 공고 포스터 <카카오 제공>

이런 상황에서 지난 22일 카카오가 다음(DAUM)과 합병 이후 첫 경력직 개발자 채용 공고를 냈다. 모집 직군은 서버(JAVA·C/C++), 안드로이드, iOS, 웹프론트 등 개발 관련 전 부문이다. 만 2년 이상의 경력직이 대상이다. 스타트업들 사이에선 긴장감이 돌고 있다. 어렵게 섭외한 개발자들이 대기업으로 빠져나갈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또다른 VR 기술 스타트업의 관계자는 "직원 25명 중 17명이 개발자인데 초창기부터 참여한 몇몇을 빼고는 원서접수 정도는 모두 해 볼 것 같다"고 말했다. 

급여의 차이도 있지만 업무환경의 차이도 개발자들이 대기업으로 옮겨가는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최근 정부의 주 52시간 근무 방침으로 대기업들은 이를 지키기 위한 다양한 실험에 나서고 있다. 선택근무제, 탄력근무제 등을 도입하며 자신의 업무시간 단축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반면 스타트업들은 업무시간이 따로 없다. 정확히는 퇴근시간이 정해지지 않았다. 젊은 기업이 많은 스타트업들은 대부분 자유로운 회사 문화를 가지고 있다. 출근시간도 9시에서 10시 반 사이에서 자유로운 편이다. 하지만 적은 인력으로 새로운 서비스 및 상품을 개발하고, 계속되는 회의로 퇴근시간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다수의 개발자들이 스타트업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고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는 것에 매력을 느끼면서도, 급여, 근무조건, 사내복지 등의 유혹을 물리치기란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매출이 발생하기 전 스타트업의 주요 수입원은 투자를 받는 방식이다. 대기업이나 벤처캐피탈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해 회사를 꾸려가고, 정부 보조금을 받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런 방식에 의존해서는 장기적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힘들고, 직원들의 처우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참신한 아이디어와 차별화된 기술력이 최대 무기인 스타트업은 인재가 핵심 자산이다. 대기업들도 능력있는 개발자 부족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망 스타트업들의 장기적 생존과 기술개발을 위한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백성요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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