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얼마나 더 팔아야...재무건전성 강화 '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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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얼마나 더 팔아야...재무건전성 강화 '난제'
  • 백성요 기자
  • 승인 2018.03.07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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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원 두산 회장 "몇 년간 현금 창출 능력 약해져...재무건전성 강화 무엇보다 필요"

두산그룹이 올해도 차입금 해결 등 재무부담 완화에 팔을 걷고 나섰다. 2016년 5월 이후 계열사 매각에 박차를 가하는 것은 물론 이자율 재조정까지 시도하는 등 금융비용 절감에 적극적이다. 회장 취임 2년차를 맞은 박정원 회장의 의지로 읽힌다. 

이미 두산밥캣 이자율 하향 조정, 두산엔진 매각 등을 발표한 두산그룹은 올해 안에 계열사·사업부 매각 등 재무건전성을 강화할 방안을 꾸준히 추진할 전망이다. 

7일 전자공시시스템 등의 정보를 종합하면 두산그룹의 차입금은 11조원 규모로 부채비율은 272.1%에 달한다. 지난해 영업이익 1조원대를 회복하며 수익성은 어느정도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차입금 이자비용만 연간 5700억원 수준으로 빠져나간다. 

두산의 재무건전성 강화가 4세 경영시대를 연 박 회장의 숙원과제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박정원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지난 몇 년간 그룹 현금 창출 능력이 약해졌다"며 "무엇보다 재무건전성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며 부채 줄이기에 나설 것을 시사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두산의 이런 상황은 시장에서도 읽힌다. 지난 1월 불거진 두산중공업 매각설이 대표적이다. 한 매체가 두산그룹이 실적이 불투명한 두산중공업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하자 두산중공업의 주가는 한때 전일 종가 대비 13.07% 추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두산그룹은 두산중공업 매각 추진이 "사실 무근"이라고 해명했고 사태는 일단락 됐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5일 기준 두산의 신용등급은 A-(부정적)다. 지난해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건설의 실적이 개선되며 신용등급 상향 전망이 나오고는 있지만 지난 2016년 12월 A-↓에서 A- (부정적)로 조정된 후 아직까지 변화는 없다. 

핵심계열사의 경우 (무보증사채 기준) 두산중공업은 BBB+, 두산인프라코어는 BBB, 두산엔진은 BBB, 두산건설(기업어음)은 B+로 각각 평가되고 있다. 

두산중공업과 두산엔진은 신용등급이 하향됐는데 그 원인으로 현금창출력 대비 재무부담이 높다는 점, 정부의 탈원전, 탈석탄 정책 영향으로 자체 사업의 사업성 및 수익구조가 약화된 점 등이 지적됐다. 반면 신용등급이 상향된 두산인프라코어는 자체 사업 수익성 개선과 경기순환적 관점에서 양호한 실적이 지속될 전망인 점과 현금창출력 및 재무안정성이 높아지고 있는 점 등이 반영됐다. 

이에 2016년 5월 이후 중단됐던 계열사 매각도 적극 추진중이다. 

지난달 26일 두산그룹은 소시어스-웰투시 컨소시엄을 두산엔진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매각 대상 지분은 두산중공업이 보유산 두산엔진 지분 42,66%다. 두산밥캣 등 두산그룹 계열사 지분은 제외하고 사업부만 별도로 인수하는 구조다. 

자세한 매각 조건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두산엔진의 순차입금 중 상당부분을 인수자가 끌어안는 경우 두산중공업에 유입될 현금은 500~600억원대로 추산된다. 지난해 6월말 기준 두산중공업이 산업은행으로부터 빌려온 단기차입금만 1조1250억원에 달해 두산엔진 매각으로 의미있는 수준의 차입금 해소에는 무리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산은으로부터의 단기차입금을 줄이기 위해 두산중공업이 방위산업 부문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한 매체는 지난 2일 두산중공업이 방위산업 매각 검토를 위해 매도자 재무실사를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두산중공업이 올해 6월까지 상환해야 할 회사채는 17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이를 마련하기 위한 계열사 매각 혹은 분리 매각설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두산은 금융비용을 줄이기 위해 차입금 조기상환, 이자율 재조정 등에도 나서고 있다. 

두산밥캣은 최근 회사 차입금 12억4000달러에 대한 이자율 재조정에 성공했다. 50bp(0.5%) 이자율을 인하해 가산금리를 총 1.81%p(포인트) 낮추는 방법으로 연간 약 2400만 달러의 금융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추산된다. 

두산밥캣 관계자는 "이번 이자율 재조정은 최근 시중금리가 인상되고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대외여건 속에서도 회사의 지속적인 재무 건전성 확보와 수익성 극대화 노력에 따른 긍정적인 결과물이다"라며, "현재 현금흐름을 감안했을 때 2020년에는 순현금(Net Cash) 기조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두산밥캣은 비건설기계 부문인 포터블파워사업부 매각도 추진중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개선된 실적을 앞세워 차입금 상환에 더욱 본격적으로 나섰다. 지난달 두 차례에 걸친 사모 회사채 발행을 통해 900억원을 조달했고 이를 차입금 상환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금리는 연 4.5%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재무구조 악화로 지난 2014년 5월 1000억원의 3년 만기 회사채 발행 이후 장기 회사채 발행을 하지 못했다. 대신 만기가 짧은 기업어음 등으로 운영자금을 마련해 왔다. 이번 1년 이상 회사채를 통해 재무건전성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계산이다. 

한편, 두산그룹은 재무구조가 나빠졌던 지난 2014년부터 2016년 5월까지 약 2년간 KFC, 두산동아, 공작기계사업부, 두산DST, 배열회수보일러(HRSG)사업부 등 이른바 돈 되는 알짜 계열사 매각에 나선 바 있다. 약 1년 반만에 두산그룹은 다시 한 번 계열사 정리와 채무조정을 통한 '선택과 집중'에 돌입한 셈이다. 

 

 

백성요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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