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일감몰아주기 편법승계' 하이트진로家 2세 박태영 부사장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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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일감몰아주기 편법승계' 하이트진로家 2세 박태영 부사장 고발
  • 백성요 기자
  • 승인 2018.01.15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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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서영이앤티·삼광글라스에 총 107억원 과징금과 법이 및 개인 검찰 고발

공정거래위원회가 하이트진로 편법승계를 위한 일감몰아주기 및 부당지원에 총 107억원의 과징금 부과와 함께 경영진과 법인을 고발조치했다. 

15일 공정거래위원회는 편법승계를 위해 총수일가 소유회사 서영이앤티를 내세워 통행세를 받거나 우회지원 함 혐의로 하이트진로 79억4700만원, 서영이앤티 15억6800만원, 삼광글라스 12억1800만원 등 총 10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하이트진로 법인과 박태영 부사장, 김인규 서영이앤티 대표이사, 김창규 상무 등 개인을 검찰에 고발 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박문덕 회장의 아들 박태영 부사장이 서영이앤티를 인수한 직후인 2008년 4월 과장급 인력 2명을 파견하고 급여 일부를 대신 지급하는 인력 지원 행위를 했다. 이들은 하이트진로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전문 인력으로 서영이앤티 본사 핵심 업무를 수행했고, 이 사건 부당 지원 행위 등 하이트진로와의 각종 내부 거래를 기획 · 실행했다.

같은 날, 하이트진로는 삼광글라스로부터 직접 구매하던 맥주용 공캔을 서영이앤티를 거쳐 구매하면서 통행세(공캔 1개당 2원)를 지급하는 거래 구조로 전환했고 이를 2012년 말까지 지속했다.

그러면서 서영이앤티는 매출 규모가 6배나 급증했고, 해당 기간 당기순이익의 49.8%에 달하는 이익을 제공받았다.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왼쪽)과 박태영 부사장(오른쪽)

2013년 1월 하이트진로는 공캔 통행세 거래를 중단하는 대신 삼광글라스를 교사하여 공캔 원재료인 알루미늄코일을 구매할 때 서영이앤티를 끼워 넣고 통행세를 지급토록 했다. 이는 공캔 거래가 계열사 간 거래이기 때문에 법위반 적발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매출 규모가 비슷하면서 외형상 비(非)계열사 거래로 대체하기 위해 추진된 것이며 2014년 1월 말까지 지속됐다. 

서영이앤티는 1년 1개월 동안 590억 원에 달하는 매출을 확보하고, 해당 기간 영업 이익의 20.2%에 달하는 이익을 제공받았다.

2014년 2월 하이트진로는 서영이앤티가 자회사인 서해인사이트 주식을 키미데이타에 25억 원 고가로 매각할 수 있도록 우회 지원하기도 했다. 

당시 서영이앤티가 자금 압박에 시달리자, 하이트진로는 키미데이타에 서해인사이트 주식 매수를 제안하고 매매 가격을 직접 협상하면서 미래 수익 가치법으로 평가된 금액으로 매수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키미데이타가 순자산가치를 주장하자 하이트진로는 키미데이타가 일정 기간 내 주식 인수 대금 전액(이자비용 포함)을 회수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이면 약정을 제안 · 합의하고, 실제로 매각 이후 서해인사이트에 생맥주기기 A/S 업무 위탁비를 대폭 인상했다. 

서해인사이트 주식 매각 금액은 하이트진로의 미래 수익 보장이 없었다면 책정되었을 정상 가격(14억 원)보다 현저히 높은 수준이다.

이 사례는 하이트진로가 제3자(키미데이타)를 통해 서영이앤티에게 주식 고가 매각 차액만큼의 이익을 제공하고 자신이 서해인사이트에 지급하는 용역 대금 인상 형식으로 분할 상환해주는 우회 지원 수법이다.

박태영은 부사장은 2012년 4월부터 하이트진로의 경영 전략 본부장으로 재직하면서 서해인사이트 주식 고가 매각에 직접 관여했다. 특히, 하이트진로는 2017년 4월 공정위 현장조사 과정에서 대표이사 결재와 총수2세 관여 사실을 숨기기 위해 고의로 용역 대금 인상 계획 결재란과 핵심 내용을 삭제한 허위자료를 제출했다.

2014년 9월 하이트진로는 삼광글라스에게 공캔과는 전혀 무관한 글라스락캡 구매 시에 서영이앤티를 끼워 넣고 통행세를 지급하도록 요구했다. 코일 통행세 거래가 종료되기 직전부터 하이트진로는 삼광글라스에 글라스락캡 통행세 거래를 요구했으나, 법률 리스크 검토로 인해 상당한 시간이 경과한 뒤에야 거래가 개시됐고, 공정위 조치가 임박한 2017년 9월 말 중단됐다. 

이에 따라, 서영이앤티는 해당 기간 동안 323억 원에 달하는 매출을 확보하고, 해당 기간 당기순이익의 1,309.9%에 달하는 이익을 제공받았다.

특히, 하이트진로의 교사를 받은 삼광글라스는 글라스락캡 통행세 거래를 개시하기 직전 실적부진을 이유로 납품업체들에 대해 일괄 단가 인하(6%)를 실시했으나 서영이앤티에는 5.57%의 마진을 제공했다.

이 과정에서 총수2세로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작업도 진행됐다. 

서영이앤티는 2007년 12월 총수2세 박태영 부사장의 지분(73%) 인수로 하이트진로에 편입(2008년 2월)된 이후, 박문덕 회장의 지분 증여, 기업 구조 개편 등을 거쳐 2011년 현재 하이트홀딩스의 지분 27.66%를 보유한 그룹 지배 구조상 최상위 회사가 되었다.

이에 따라 하이트진로는 총수가 단독지배(주력회사 하이트맥주 26.9% 보유)하던 구조에서 서영이앤티를 통해 2세와 함께 지배(지주회사 하이트홀딩스 57.2% 보유)하는 구조로 전환됐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는 대기업집단이 총수일가 지배력 강화 및 경영권 승계를 위해 장기간에 걸쳐 법 위반을 명확히 인지하고서도 각종 변칙적인 수법을 통해 총수일가 소유회사를 지원한 행위를 적발하고 엄중 제재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며 "공정위는 앞으로도 대기업집단의 부당 지원 행위 및 총수일가 사익 편취 행위를 철저히 감시하고 위반 행위를 적발할 경우 엄정하게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백성요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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