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부품 다있는데...삼성·LG 완성차 안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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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부품 다있는데...삼성·LG 완성차 안하는 이유는?
  • 백성요 기자
  • 승인 2017.12.22 1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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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전장사업 더욱 강화가 효과적

"완성차 안한다" 

삼성전자가 LG전자가 수차례 완성차 시장 진출은 없다고 선언했음에도, 그 가능성은 꾸준히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자동차 시장의 대세가 친환경 전기차로 전환되며 양사가 전기차에 들어가는 모터, 배터리 및 전장 핵심 부품을 모두 제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사는 모두 티어1(Tier1) 업체로서 경쟁력을 높여나갈 방침을 밝혔다. 특히 내연기관 자동차 사업에 실패 경험이 있는 삼성전자는 글로벌 전장기업 하만을 인수하면서 "완성차 안한다는 방증으로 봐 달라"고 밝히기도 했다. 

세계적 IT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완성차에 대해 손사래를 치는 이유는 전장사업의 특수성 때문이다. 전장사업은 진입장벽이 높고, 완성차 업체와의 협업이 필수며, 자동차 시장 자체가 새로 진출하기에는 이미 레드오션이라는 분석이다. 

전자업계의 관계자는 "만약 LG가 완성차를 만든다면, 현재 전장부품을 공급받는 글로벌 완성차 업계들과의 거래가 끊어질 우려가 높다"면서 "앞으로도 전장사업 시장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어서 굳이 리스크가 큰 완성차에 신경쓸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자동차 시장은 브랜드 이미지도 중요한데 신규 브랜드로 성공하는 것도 어려워 보인다"고 덧붙였다. 

LG가 생산하는 전기차 부품 <사진제공=LG 블로그>

관련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한 대를 개발해 신차를 내놓기 까지는 적어도 2년 이상이 걸린다. 완성차 업계와 부품 공급사는 적어도 1년 이상은 협업을 진행해야 한다. 디자인과 스펙을 공유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상호간의 신뢰도가 중요한 가치다. 

만약 부품 공급사가 경쟁사로 돌변한다면, 경쟁사에 자사 신제품의 스펙이나 디자인 등을 공개하는 것을 주저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신차 개발에는 시일이 걸리고 신뢰관계 구축이 중요한만큼, 신규 사업자가 전장 부분에 진출하기에도 진입장벽이 높다. 

삼성전자의 경우 2015년부터 전장사업팀을 가동하며 본격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섰지만 큰 성과를 내지는 못하다가, 지난해 세계적 전장기업 하만을 인수하며 단번에 시장 진입의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LG전자는 2013년부터 전장사업 부분을 주요 성장 동력으로 낙점하고 VC사업본부를 신설해 운영해 왔다. LG전자 VC사업본부는 그간 적자를 이어오긴 했으나 협력사를 늘리고 전장시장에서 어느정도 자리를 잡으며 내년부터는 흑자전환도 기대된다. 

양사의 입장에서는 현재 주력하고 있는 전장사업 경쟁력 강화에 더욱 매진하는 것이 레드오션으로 판단되는 완성차 시장에 뛰어드는 것보다 더욱 효과적이라는 계산이다. 

 

 

백성요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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