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공급 다변화 나선 완성차업계, 삼성SDI 기회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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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배터리 공급 다변화 나선 완성차업계, 삼성SDI 기회되나
  • 백성요 기자
  • 승인 2017.12.18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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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임러, BMW, 현대차 등 완성차 업체들의 배터리 공급선 다변화 추세...전기차 시장 급변

전세계 전기차 시장의 확대와 더불어 완성차 업체들 간 배터리 공급업체 다변화를 위한 움직임이 포착되는 가운데, 주요 제조사 중 상대적으로 낮은 점유율을 보유한 삼성SDI가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최근 현대자동차와 전기차용 배터리 관련 협의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의 대표 전기차인 아이오닉EV, 기아차의 쏘울EV는 각각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전기차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는 테슬라, 도요타는 일본의 파나소닉, GM·르노는 LG화학, BMW는 삼성SDI와 각각 밀접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현대차의 이같은 행보는 완성차 업체가 전기차용 배터리 수급을 위해 공급처를 다변화하는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추세와 맞닿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를 앞두고 안정정인 배터리 수급과 단가 인하를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다.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주요 1차 밴더로부터 배터리 수요의 대부분을 공급받아 왔다. 지금까지는 업체별 기술력 차이, 긴 개발기간 등의 이유로 배터리 공급선의 다양화에 나서기가 어려웠지만, 배터리 성능이 점차 평준화됨에 따라 수급 안정화 및 거래선 관리에 나서고 있다. 

LG화학, SK이노베이션에서 주로 배터리를 공급받는 다임러는 올해 삼성SDI와 협력 계획이 있다고 밝혔고, 삼성SDI의 주요 파트너인 BMW도 중국의 CATL로부터 배터리를 공급받는다. 

이에 주요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 업체 중 기술력에 비해 점유율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삼성SDI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SDI는 기존의 전기차용 배터리 주력 모델이던 '각형'(BMW i3에 주로 공급)과 함께 '원통형' 전기차용 배터리도 생산중이다. 원통형 배터리는 테슬라와 도요타가 자사의 전기차에 탑재하고 있다.  

삼성SDI의 관계자는 "배터리 공급 등 협력사에 대한 것은 (공급업체 입장에서)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전기차 관련 스타트업도 생겨나며 전기차용 원형 배터리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SDI가 주력 전기차용 배터리로 생산중인 '각형' 배터리 <사진제공=삼성전자>

현재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절대 강자는 일본의 파나소닉이다. 여기에 중국의 배터리 업체들이 점유율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기술력 측면에서는 삼성SDI, LG화학 등 국내 업체들이 한 수 위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정부의 든든한 지원을 등에 업고 막대한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한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도 무시할 수 없다.

업계의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과 국내 업체들 간의 배터리 기술력에 대해 "(분야는 다르지만) 지난해 삼성 갤럭시노트8, 올해 애플의 아이폰8 배터리 스웰링 사태 등을 고려하면 국내 업체들의 배터리 기술력이 아직 앞서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1월 전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출하량은 일본의 파나소닉이 점유율 22.8%로 1위를 유지했다. 파나소닉은 전기차 시장 강자인 테슬라와 도요타에 배터리를 납품하며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2위와 3위는 각각 중국의 CATL(17.7%), BYD(7.9%)가 차지했다. LG화학이 7.4%로 4위, 삼성SDI가 4.2%로 5위다. 

파나소닉과 CATL은 작년부터 1, 2위 자리를 지키고 있고 LG화학과 삼성전자가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는 추세다. LG화학은 전년 동기(4.0%) 대비 168.7%, 삼성SDI(3.4%)는 80/8%의 성장률을 나타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2020년경 부터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각국 정부도 친환경 정책으로 전기차 보급 확산을 뒷받침하고 있다. 중국은 2020년까지 480만개의 충전설비와 충전소를 설치한다는 방침이고 미국, 유럽을 중심으로 친환경차 의무판매제도도 확산되는 추세다. 네델란드, 노르웨이는 2025년부터 내연기관차 판매를 중지하고, 독일, 프랑스, 영국 등도 2030~2040년까지 내연기관차 판매를 줄여나간다는 계획이다. 

완성차 업체들도 대응에 나선다. 폭스바겐그룹은 2025년까지 새로운 전기차 모델 80종을 출시할 계획이며 메르세데스-벤츠는 2022년까지 10개 이상 순수 전기차, 50개 이상 전기 구동화 차량을 출시할 예정이다. 현대자동차도 2020년까지 전기차 8종 포함 31종의 친환경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에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조 단위의 과감한 투자에 나섰다.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2020년까지 총 2조6000억원의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연구개발과 국내외 공장 설비 증설 등에 투입된다. 

삼성SDI의 경우 현재 가동률이 떨어진 것으로 알려진 중국 시안 공장 가동률을 끌어올릴 계획이고 지난 5월 준공된 헝가리 괴드 공장에서 내년부터 전기차용 배터리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국내 울산 공장 생산량과 합하면 약 15만대 분의 배터리 양산체계를 갖추게 된다. 

삼성SDI의 관계자는 "내년 2분기 정도부터는 중국 시안 공장 가동률이 정상화 될 것으로 보인다"며 "헝가리 공장도 가동되면 배터리 생산에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사드 배치 후폭풍으로 인해 금지된 한국산 배터리의 중국 수출도 관심이다. 최근 한중 화해 분위기 속에서도 중국은 지난 6일 한국기업이 생산한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했다. 작년 12월 이후 1년째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으로의 수출길이 막힌 상태다.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자국 전기차 산업 보호를 위한 노골적 견제라는 분석도 나온다. 기술적으로 우위에 있는 삼성SDI, LG화학 등을 꾸준히 견제하며 자국 기업들의 기술력을 끌어올릴 시간을 벌어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13일 방중을 계기로 중국 정부의 제제가 완화될 수 있을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백성요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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