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브랜드 없는 LG전자, 정체성 부재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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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브랜드 없는 LG전자, 정체성 부재 우려
  • 백성요 기자
  • 승인 2017.10.19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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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플랫폼 시장 경쟁 격화...친숙하고 대중적 네이밍으로 정리 필요 지적

LG전자 인공지능(AI)의 이름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핵심 기술로 꼽히는 인공지능 시장 선점을 위한 글로벌 ICT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LG전자의 한 발 늦은 행보가 우려를 낳고 있다. 

LG전자는 인공지능 시대를 대비한 전략으로 국내외 업체들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오픈 플랫폼' 전략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오픈 플랫폼' 전략과는 별개로 자사의 제품을 아우를 인공지능의 아이덴티티가 명확하지 않아 네이밍이 늦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기술에 정체성을 부여하고 대중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이름이 필요하다는 문제제기다.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인공지능의 이름은 아마존의 '알렉사'다. 애플은 '시리', IBM은 '왓슨' 등 주요 글로벌 업체들은 저마다 자사의 인공지능 플랫폼 네이밍을 통해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의 '빅스비', SK텔레콤의 '누구', KT의 '기가지니', 네이버의 '클로버', 카카오의 '카카오 I(아이)' 등 국내 대표기업들도 인공지능의 이름을 확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제품을 출시하며 본격적인 시장 선점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반면 LG전자는 인공지능이 적용된 가전 제품을 출시하고 있음에도 아직 명확한 '이름'을 가지지 않아 존재감이 약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아마존의 경우 '알렉사가 탑재된 음성인식 스피커 에코', 삼성은 '빅스비가 탑재된 스마트폰 갤럭시노트8'과 같이 인공지능 플랫폼과 제품의 결합을 통한 마케팅이 가능하다. LG전자의 경우 이같은 홍보나 마케팅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LG전자의 관계자는 "인공지능 스마트 스피커 '스마트씽큐 허브'에 자체개발 음성인식 인공지능이 탑재됐고, '딥씽큐'라는 자체 개발 딥러닝 기술 브랜드가 있다"면서도 "확정된 인공지능 플랫폼의 이름은 아직 없고 네이밍 작업이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LG전자가 지난 4월 출시한 음성인식 스마트 스피커 '스마트씽큐 허브 2.0' <사진제공=LG전자>

현재까지 공개된 LG전자의 인공지능 제품 라인업과 플랫폼

현재 LG전자는 국내 출시 가전 제품들에 자체 개발 인공지능을 탑재하고 있다. 지난 1월 에어컨을 시작으로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로봇청소기 등 주요 생활가전 분야를 아우른다. 향후 다른 가전 분야로도 인공지능 제품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이들 제품은 독자 개발한 딥 러닝 기술 ‘딥씽큐(DeepThinQTM)’, 1980년대부터 축적해온 음성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발한 음성 인식 및 합성, 자연어 처리 기술 등을 적용하고 있다. 또 IoT(사물인터넷) 기술로 연결돼 허브 디바이스로 원격으로 제어가 가능하다. 
 
가전제품을 음성 및 메세지 등으로 모두 제어할 수 있도록 허브 역할을 하는 디바이스 중, 현재 가장 각광받고 있는 기기는 스마트 스피커와 스마트폰이다. LG전자는 자체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씽큐 허브 2.0'을 지난 4월 출시한 바 있다. 

스마트폰의 경우 LG전자는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V30에 인공지능 플랫폼을 탑재하지 않았다. 대신 구글과 협력해 운영체제(OS) 차원에서 탑재하는 음성인식 비서 '어시스턴트'의 한국어 버전을 최초로 적용하며, V30 전용 명령어를 만들어 적용했다. 

또한 LG전자는 공항안내 로봇, 잔디깎기 로봇 등 인공지능이 탑재된 상용 로봇을 선보이기도 했다. 

LG전자가 지난 1월 CES 2017에서 공개한 가정용 허브 로봇. 함께 공개한 공항안내 로봇은 인천공항에서 시범 운용을 마쳤다. <사진제공=LG전자>

산만한 LG전자의 인공지능 전략

LG전자 인공지능 전략에 대해 산만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LG그룹의 관계자는 "스마트씽큐, 딥씽큐, U+IoT@Home(IoT 기기를 제어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등 여러 이름으로 복잡해 보여서 이해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산만해 보이는 인공지능 기술과 개념, 브랜드 네이밍을 정리해 대중에게 쉽게 인식되도록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생각되는 대목이다. 

인공지능 시장은 4차 산업 시대의 핵심 기술이자 미래 성장동력으로 지목되며 글로벌 ICT 기업들의 생태계 확장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또 전문가들은 플랫폼 비즈니스의 특성상 시장 선점이 앞으로의 경쟁에서 크게 유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 가전 업계를 선도하는 LG전자의 향후 인공지능 플랫폼 시장에서의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 

 

 

 

백성요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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