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철의 위코노미(WEKONOMY)] 소득주도 성장과 혁신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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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철의 위코노미(WEKONOMY)] 소득주도 성장과 혁신성장
  • 김의철
  • 승인 2017.10.13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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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과 일관성이 흔들리면 안된다.

금년 5월 10일 '장미 대선'으로 새로운 정권이 탄생한 지 5개월이 지나갔다. 이전 정권들에 대한 핑계로는 조금씩 한계가 드러날만한 시점이다. 여전히 경제는 어렵다.

이번 정부의 경제 슬로건은 '소득 주도 성장'이다. 소득이 늘어야 소비가 늘고 경제가 성장한다는 말에 공감한다. 그 동안 수출과 대기업들의 외형성장에 의존했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민간소득의 증가와 그를 통한 소비의 증가로 생산과 소비의 균형을 회복하는 일이 급하고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소득이 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가계의 소득이 늘 수 있는 기대도 보이지 않는다.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는 여전히 견고하다. 하지만 백만 명이 넘는 공무원들이 대통령의 지지도에만 의존해서 각자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민심을 오래 붙잡기는 어렵다. 민생이 무너지면 민심도 무너진다. 경제의 일선에서는 민생이 무너지는 소리가 들리고 있다.

주변국가들과의 관계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북한,중국,일본,미국 등 핵심적 이해당사국들과의 관계는 오히려 나빠졌다. 영원한 적도 친구도 없다지만 적과도 친구와도 거리가 멀어지고 있는 느낌이다. 문자 그대로 내우외환의 우려는 날로 심각성을 더해가고 있다.

이 싯점에 정부는 뜬금없이 4차 산업혁명을 앞세운 '혁신성장'을 주장하고 나섰다. '경제성장효과'가 460조 원이란다. 진보성향과 좌편향적인 이미지는 희석시킬 수 있을지 몰라도 현 정부의 경제정책의 원칙과 일관성에 대해서는 의심을 품게한다.

4차 산업혁명은 피할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일 수 있다. 낙오하는 나라는 다른 나라들에게 산업의 주도권을 빼앗길 수도 있다. 460조 원의 경제성장규모라면 참으로 눈길이 가고 구미가 당기는 금액이다.

그런데 이번 정부의 경제정책기조의 핵심은 '사람중심의 경제'였다. 그렇다면 460조 원의 경제성장 효과를 앞세우기보다는 누구에게 어떤 이익이 있고 어떤 사람들에게 얼마만큼의 희생을 요구해야 하는지 설명해야 한다.

'돈'이 아니라 '사람'중심으로 경제를 바꾸려면 경제를 어떤 관점에서 설명해야 하는지부터 바뀌어야 한다. 4차산업혁명이 우리들의 '삶'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 설명되어야 한다. 적폐를 청산하고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는 대통령의 의지에는 믿음이 간다. 하지만 대통령의 의지만으로 나라가 달라지고 국민들의 삶이 달라지기는 어렵다. '경제성장효과, 고용창출효과,산업파급효과'같은 구태에 찌든 구호도 적폐라면 적폐다. 새로운 정부에 어울리는 합당한 방법과 실천적인 노력이 아쉽다.

기본소득제와 같은 정책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고 과감하게 정책화한다면 진짜로 가계의 소득이 늘고 소비를 견인할 수 있다. 적어도 지금보다는 더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 여론이 받쳐주기 힘든 현실을 모르지 않지만 정부가 내건 슬로건이 소득주도 성장이라면 그에 합당한 구체적인 노력들이 동반되어야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확보될 수 있다.

지금 시점에서 생산과 소비의 균형을 포기하고 다시 신규산업투자에 의존하는 성장전략으로 회귀하면 현 정권에 대해 실망스러운 일이다. 혁신성장이 창조경제와 무엇이 다른가? 결국 특정한 경제집단을 위한 정부의 불균형적인 지원은 혁신도 어렵게 하고 창조도 왜곡하기 쉽다. 특정산업이나 기업의 선전이 반갑기는 하지만 특정산업이나 기업의 이익을 사유화하기는 쉬워도 공유화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반도체 호황으로 삼성전자의 경우 전년대비 2배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올리고 있다. 금년 영업이익이 50조원에 이를 예상이다.반가운 소식이다. 그렇지만 그만큼 고용이 늘거나 그로 인한 커다란 파급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과거 참여정부 시절 FTA가 우리의 살 길이라며 소득양극화를 방치한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경제관료들의 입장은 대기업지향적일 수 밖에 없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대기업이 아니고서 누가 4차 산업혁명에 과감한 신규투자를 할 여력이 있겠는가? '혁신성장'이 전면에 나오면 결국 대기업에 의존한 성장구도를 벗어나기 어렵게 될 수 있다. 소수 엘리트에 의한 경제성장은 소득의 불균형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만일 소득주도 성장을 하고 싶다면 4차 산업혁명에 정부가 앞장서서 나설 일은 아니다. 오히려 규제를 풀고 기업들이 활발하게 투자하고 주도할 수 있도록 뒤에서 지원해주는 역할이 더 바람직하다. 성장에 따른 결실을 어떻게 공정하게 분배할 것인지가 정부의 역할에 어울린다. 그래야 기업들이 앞만 보고 뛸 수 있다. 열심히 일했는데 혼자 돈 다벌다 욕먹는 꼴이 반복되어서는 기업도 의욕이 안 생긴다. 효율도 떨어진다.

사람중심의 소득주도 성장을 하겠다고 했으면 결과가 나올 때까지 원칙과 일관성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지레 겁먹고 수치에 의존한 경제성장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 정치는 원칙에 의해 신뢰를 쌓고 경제는 일관성에 의해 질서를 만든다.

이전 정권들에서 많이 봐 온 모습들이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일이 점점 잦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굳이 탄핵을 하고 정권을 바꾼 명분이 약간은 쑥스러워진다. 그리고 이제는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는 경각심을 갖고 정부와 공직자들은 언행에 신중하고 책임지는 자세를 갖기 바란다.

김의철(50) 더필주식회사 대표는 스웨터 짜는 실을 파는 사업가다. 「2005년, 발로 쓴 경제이야기,금년에 우리가 경제다(WEKONMY)」라는 책을 냈다. 그는 국민연금 재원을 근간으로 기본소득제를 도입하자고 주장한다. 국민이 주체가 되는 국민주권 경제가 경제민주화라고 생각한다. 

 

김의철  dosin474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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