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스타와 금호타이어 채권단 사이의 재협상이 결렬되며 금호타이어 매각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금호타이어 인수에 강한 의지를 보여 왔던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에게 한 번 더 기회가 찾아왔지만, 이마저도 장담할 수는 없다. 매각 과정에서 채권단과 박 회장 측과의 신뢰에 금이 갔기 때문이다.
지난 5일 채권단은 주주협의회를 열고 더블스타가 제시한 가격 인하안을 수용치 않기로 했다.
더블스타가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합의한 매각 가격은 당초 9550억원 이었다. 더블스타측은 최근 금호타이어 2분기 실적을 근거로 이를 8000억원으로 낮춰달라고 요구해 왔다. 이에 채권단은 고용 보장 등 여타 부분을 포합해 재협상을 진행해 왔으나, 더블스타측은 800억원 추가 인하 등을 요구했고 결국 협상은 결렬됐다.
더블스타로의 매각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그룹 재건을 위해 금호타이어 인수 의지를 강하게 보여왔던 박삼구 회장에게 다시 한 번 기회가 생기게 됐다.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지고 있었던 박 회장측은 당초 컨소시엄을 구성해 금호타이어 인수 자금을 마련하려 했으나, 채권단 측이 컨소시엄 구성을 불허하며 결국 더블스타에 우선협상권을 넘겨 줬다.
이번 매각 불발로 박 회장의 우선매수청구권은 사라지게 됐으나, 채권단 측이 박 회장측의 컨소시엄 구성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박 회장의 자금 조달 능력이 금호타이어 인수에 가장 큰 변수로 떠올랐다.
업계에서는 박 회장이 중국 등의 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하거나, FI(재무적투자자)를 모집해 자금 확보에 나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인수 가격이 최초 9550억원에서 8000억원대로 낮아진 부분도 박 회장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매각 불발 과정에서 상표권 사용 문제, 컨소시엄 구성 허용 문제 등 채권단과 박 회장측이 몇 차례 갈등을 빚으며 상호간의 신뢰가 금이 간 것은 우려되는 부분이다.
채권단은 오는 12일까지 금호타이어에 경영위기 타개를 위한 자구책 제출을 요구할 계획이다.
특히 금호타이어 부실 원인으로 꼽히고 있는 중국법인의 경영 정상화 방침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호타이어 중국 법인은 과도한 차입에 의존하고 있고, 최근에는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로 인한 어려움도 겪고 있다.
박 회장은 "(경영정상화 요구안이 오면) 성의있게 어떤 방안이 회사에 도움이 도리지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백성요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