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철의 위코노미(WEKONOMY)] 빌 게이츠가 술집에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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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철의 위코노미(WEKONOMY)] 빌 게이츠가 술집에 갔다.
  • 김의철
  • 승인 2017.08.09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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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울수록 정도를 걸어야 한다.

어느 바람도 선선한 저녁에 빌 게이츠가 조그마한 선술집에 들어섰다. 그 순간 그 선술집에 있는 사람들의 평균자산을 계산한다면 모두 억만 장자가 될 것이다.물론 빌 게이츠가 한 잔 마시고 문 밖을 나서는 순간 모두 다시 억만장자에서 평범한 사람들로 추락할 것이다.

통계란 때로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주기도 하지만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인 것처럼 속일 수도 있다.2016년 말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 총소득(GNI)은 27.561달러로 약 3천만원 정도다. 우리나라의 총 가구수가 1,733만 가구니까 가구당 구성원수는 2.88명이다. 그렇다면 연간 가구당 소득은 8,900만원 정도가 되는 셈이다. 그런데 통계청의 자료에 의하면 임금근로자의 금년 상반기 월평균 소득은 236만원이고, 가구당 소득통계는 2016년 12월 기준으로 월 500만원이 안 된다.큰 차이가 있다.

자 그럼 우리나라의 빌게이츠는 누구누구일까?

다른 나라들과 비교하거나 외환위기 이전과 비교할 때 가장 두드러지는 두 집단은 재벌들과 공공부문이다. 외환위기 이후 지금까지 경제의 외형적인 성장은 재벌기업들의 성장과 공공부문의 확대에 의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그들에 의한 성장의 이면에는 대다수 자영업자들과 중소기업들과 임금근로자들의 '일할수록 힘들어지는' 삶들이 여러군데 녹아 있다.

재벌 대기업 집단이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된 과정은 공공부문과의 결탁에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흔히 '정경유착'이라고 한다. 공권력이 재벌들과 결탁하지 않았다면 그렇게 빨리 성장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재벌들도 살아남기 위한 노력들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정권에 고개를 쳐들었다가 사라져 간 많은 사례들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대우,국제상사,신동아건설 등등.정권이 바뀌면 청와대에 모여야하고 그들 나름의 묘한 연대가 만들어진다.

따라서 우리는 그들을 단죄하기보다는 경제체제의 구조적인 문제들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여전히 '국민소득 3만달러'에 집착하고 GDP순위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우리나라가 올림픽에서 상위권이지만 우리나라 국민들이 다른 나라들에 비해 그만큼 건강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빌게이츠와 같이 술집에 있다고 부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는 외환위기 이후 공공부문의 확대와 소수 수출 대기업들에 의존한 경제성장을 해왔다. 경제란 실제 우리들이 살아가는 삶이다. 우리나라의 등수가 올라간다고 해서 IMF나 OECD에서 큰 상을 주는 것도 아니고 설령 큰 상을 받는다고 해도 우리들 모두에게 공평하게 분배할 방법도 지금은 없다. 그래서 우리들이 경제의 외형적인 성장에 관심을 갖게 되면 정권(정부)는 재벌들과 우호적인 입장을 취해야 하고 때로는 그것이 지나쳐 비리와 부정을 만들 수 있다.

아마 많은 국민들은 이 재용 부회장이 12년을 감옥에서 살아야 할 만큼 큰 죄를 지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특검의 입장은 이해하지만 경제인들이 정치적인 이유나 시각으로 평가받거나 단죄되는 것도 반가운 일은 아니다. 사법부의 현명한 판단이 있을 것이다.만일 법의 틀을 벗어나 생각하자면 우리 모두는 어쩌면 공범일 수도 있다. 그것이 '민주주의'다.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앞으로 국민연금이 삼성의 주인이 될 것이고 정부가 여러 대기업들의 주인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그에 대한 사회적 논의와 합의가 필요하다.사회주의 경제체제에 대한 여러가지 대책도 필요하고 어떤 부분에서는 각오도 해야한다. 우리나라의 세법은 상속을 통한 경영권 승계를 실질적 수준에서 부정하고 있다. 삼성을 비롯한 재벌들은 법을 바꾸지 못했다. 피하려고만 했을 뿐 맞서지 않았다. 삼성의 경영진들은 '가신(家臣)'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위징(魏徵)'도 되지 못했고 '쟁우(爭友)'도 아니었다.

 이 건희 회장이후 막대한 상속세를 부담하고도 삼성의 경영권이 한 가문에 존속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따라서 참된 '경영능력'을 인정받지 못하면 이전같은 지배구조가 유지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리고 이제부터의 경영능력은 상당부분 '도덕성'을 포함한 개념으로 이해해야 한다.지금부터라도 삼성을 포함한 우리나라의 재벌들은 정도를 걷고 정면으로 승부를 해야한다.

마하트마 간디가 말했듯이 도덕없는 상거래(COMMERCE WITHOUT MORALITY)는 일종의 죄악이다. 재벌들이 스스로 지금보다 한 차원 높은 도덕성을 회복해야 그들이 때로 당면하게 되는  원칙없는 정치(POLITICS WITHOUT PRINCIPLE)와 당당히 맞설 수 있을 것이다. 빌게이츠는 언제부터인가 돈을 버는 일에는 관심이 없는 사람이 되었다. 재단을 통해 사회에 봉사하는 일에 몰두한다. 그런데 오히려 그의 재산은 더욱 늘어나고 있다. 여전히 세계 최고의 부자다.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의 지지와 존경을 받고 있다.

김의철(50) 더필주식회사 대표는 스웨터 짜는 실을 파는 사업가다. 그가 지난 4월 「우리가 경제다」라는 책을 냈다. 스스로를 위코노미스트로 소개한다. 저서에서 국민연금을 재원의 근간으로 해 기본소득제를 도입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네이버 지식in 경제동향ㆍ이론분야 파워 지식인이기도 하다.  지금도 국민이 주체가 되는 국민주권 경제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실천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다.

 

김의철  dosin474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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