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등 4곳 컨소시엄, 4호 인터넷 은행 도전장... 은행권 '메기효과'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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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등 4곳 컨소시엄, 4호 인터넷 은행 도전장... 은행권 '메기효과' 있을까?
  • 이정환 기자
  • 승인 2024.04.11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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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더존뱅크 컨소시엄 참여, 시중은행 합종연횡 전망... '메기효과'에 대해서는 의견 분분
​케이뱅크 본사(왼쪽)와 토스뱅크 본사(오른쪽)​
​케이뱅크 본사(왼쪽)와 토스뱅크 본사(오른쪽)​

제4인터넷 전문은행 인가 경쟁이 치열하다. 

이달 초 신한은행은 더존비즈온의 더존뱅크 컨소시엄 참여를 선언했다. 국내 선두권에 있는 시중은행의 참여로 기존 인가를 준비하고 있는 업체들간 물밑경쟁으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은행권의 합종연횡 결과에 따라 인가 성패를 결정 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권에서는 경쟁력 있는 신규 플레이어의 진출로 금융혁신과 경쟁을 촉진하겠다는 이른바 '메기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1일 시중은행의 한 고위 관계자는 "자금동원력을 갖는 선두권 시중은행이 신규 인터넷은행 시장에 진입할 경우, 향후 금융시장 질서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 이라며 "은행업계 전반에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고객들에게 더 많은 편의와 혜택을 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지만, 획기적인 서비스가 없다면 기존 시장파이를 나눠먹을 수 있다는 우려가 교차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현재 제4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에 도전장을 내민 곳은 KCD(한국신용데이터)뱅크, 소소뱅크, 유뱅크, 더존뱅크로 등 총 4곳이다. 

설립인가 받으려면 '산 넘어 산'...메기가 되기 위한 조건은?  

하지만 설립 인가를 받으려면 넘어야 할 산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설사 인가를 받아 설립된 이후에도 금융당국과 시장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기존 시중은행이나 인뱅에 비해 미미한 영향력과 턱없이 부족한 자산규모로  '메기효과'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실제 은행권 후발주자였던 인뱅 3사는 시중은행에 쏠린 고신용자 대신 중저 신용 차주를 대상으로 영업하면서 몸집을 키워왔다. 신용대출 이후 전세대출, 주택담보대출 등 새로 출시한 금융상품의 초반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지만 체급격차를 극복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은행권 또 다른 관계자는 "성장성 측면에서 봤을 때 신규 플레이어들도 점진적으로 고객군을 넓혀야 하는데, 그러려면 대형 시중은행과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면서 "규모의 경제가 작용하는 금융시장에서 틈새시장을 노리지 않으면 설립취지가 무색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당장 관건은 자본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사업 특성상 출범 후 평균 3년 동안 적자를 감당해야 한다. 현 인터넷 전문은행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등 인뱅 3사도 3년 동안은 적자를 면치 못했다.  

인가를 받고 출범하더라도 안정적인 고객을 확보할 때까지 탄탄한 자본력을 갖춰야 사업을 지속해 나갈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신규 인뱅에 진출하려는 기업들도 자금조달 능력을 갖는 금융사를 유치하기 위해 치열한 물밑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인뱅 3사도 이미 단순투자나 경영참여를 목적으로 국민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자본을 유치했다. 

전통과 관록의 은행권이 왜 인뱅을 두려워하나?

기존 시중은행과 차별화 전략과 혁신성도 빼놓을 수 없는 핵심 요소다.  

기존 인터넷 은행 3사는 독자적 ICT 기술을 활용한 차별화 전략으로 은행권 내에서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이다. 기존은행과  협업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고, 때로는 경쟁하면서 기존 시장에 긴장감을 불어 넣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카카오 뱅크는 대규모 카카오톡 플랫폼 이용자를 기반으로, 토스뱅크는 출범 당시 이미 2000만 이용자를 지닌 간편송금 토스 앱을 활용해 급성장했다. 인뱅시장에 가장 먼저 뛰어든 케이뱅크는 국내 80% 비트코인이 거래되는 업비트와 협업을 통해 시장에 안착했다. 

신규 플레이어들이 각종 금융 리스크를 어떻게 해소할지에 대한 것도 중요한 평가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경우 신용도 평가와 연체율 등 자산 건전성 관리 역량이 요구된다. 

금융당국 역시 인가심사 과정에서 집중적으로 이 부분을 심사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은행의 설립 취지 중 하나가 중저신용 대출공급을 확대하자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신용평가모델과 리스크관리 시스템 등을 정교하게 갖추지 못해 그러한 역할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다. 

즉, 인터넷 은행의 당초 취지인 채널 차별화와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기술 혁신성 등 요소가 미흡하다면 새로운 인터넷은행이 출범해야 한다는 정당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때문에 금융당국은 기존 인터넷은행 운영에서 나타난 미흡한 부분을 얼마나 보완할 수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펴볼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은 새로운 인터넷은행 인가 기준을 마련해 조만간 내놓을 계획이어서 올 한해 은행권에서 인뱅은 떠나지 않을 화두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이정환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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