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의 용인 산단, 용수 27만 톤 더 구해야...반도체 공정에 이렇게 많은 물이 왜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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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의 용인 산단, 용수 27만 톤 더 구해야...반도체 공정에 이렇게 많은 물이 왜 필요?
  • 우연주 기자
  • 승인 2024.04.09 17: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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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정·기기 냉각·온습도 조절에 필요
세정에 70%...초순수로 정제해 사용
산업부, 협조 지자체 지원 방안 모색
[사진=용인특례시]
[사진=용인특례시]

용인에 짓고 있는 반도체 클러스터의 용수 확보가 화제다. 반도체 공정에서 물이 얼마나 쓰이는지, 어디에 쓰이는지 알아봤다.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물이 쓰이는 영역은 크게 세 가지다. 세정, 냉각, 온습도 조절이다.

세정 과정에서 물 소비가 가장 많다.

신훈규 포항공과대학교 반도체공학과 교수는 "'세정' 과정에서 쓰이는 물이 약 70%"라며 "세정이라고 하면 집에서 하는 설거지를 정도를 떠올릴 수 있다. 하지만 반도체 웨이퍼를 10만 장 생산한다고 치면 10만 리터의 물이 필요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전자 장비가 가동되는 만큼 냉각에도 물이 쓰인다.

신 교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아주 대규모의 공장을 갖고 있다. 만약 공장에 들어가는 장비가 100대라고 치면, 이 100대 모두에 물이 지나가서 그 장비의 온도를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온습도 조절에도 필요하다.

신 교수는 "반도체 공정에서는 습도는 55%, 온도는 21도를 유지하게끔 돼 있다.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려면 항상 물이 필요하다. 공장의 규모를 생각하면 적은 양이 아니다"고 말했다.

한번 쓴 물을 재활용하면 좋지만, 공정 특성상 100% 재활용은 불가능하다.

강문희 충북대학교 반도체공학부 교수는 "반도체 웨이퍼를 세정할 때는 일반 수돗물이나 강물을 쓸 수 없다. 흔히 'DI 워터'라고 불리는 초순수(deionized water)를 써야만 한다. 끌어온 물을 초순수로 만들어 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초순수가 필요한 이유는 공정마다 다르다.

세정에서는 이온 성분까지 제거한 깨끗한 물이 필요하기 때문이고, 냉각 과정에서는 불순한 물이 관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신 교수는 "냉각수 안에 찌꺼기가 있으면 관이 막힌다. 그래서 쿨링 과정에서도 초순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정에 쓰인 초순수는 무작정 재활용할 수 없다.

신 교수는 "여러 화학 약품이 섞이기 때문에 세정에 쓰인 초순수는 재생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 따라서 나머지 물 수요를 채워넣어야 하는데, 공장은 24시간 365일 들어간다. 필요한 양이 상상을 초월한다"고 말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는 오늘(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함께 용산 대통령실에서 반도체 현안 점검회의에 참석했다고 밝히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용수 문제를 언급했다.

산업부는 "용인 클러스터에는 기존 확보한 용수 27만톤에 더해 유사한 수준의 추가 용수가 필요하다"며 "최대한 신속하게 용수 공급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력·용수 등 기반시설 설치시 인근 지자체의 반대로 인한 지연을 막기 위한 방안도 추진한다.

산업부는 "첨단산업법을 개정해 기반시설 설치로 혜택을 보는 지자체가 협조 지자체에 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할 것"이라고 알렸다.
 

우연주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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