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 금리인하요구 수용률 우리은행이 꼴찌?... 은행권, “수용률로 순위 매기는 것 큰 의미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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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하반기 금리인하요구 수용률 우리은행이 꼴찌?... 은행권, “수용률로 순위 매기는 것 큰 의미 없어”
  • 정지원 기자
  • 승인 2024.04.02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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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연합회 반기별로 금융권 금리인하요구 수용률 공시
은행권, 금리인하요구 수용률만 가지고 은행 비교는 의미 없어
이자 감면액, 감면 비율, 기존 금리 등 다양한 요소로 평가해야
하나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KB국민은행 전경 [사진=각 사]
하나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KB국민은행 전경 [사진=각 사]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금리인하요구권 운영 실적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금리인하요구 수용률은 우리은행이 23.6%로 가장 낮았다. 총 14만945건의 금리인하 신청 중 3만1940건을 수용한 가운데 은행권에서는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만 가지고 은행을 비교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리인하요구권이란 대출 당시보다 상환 능력이 개선된 개인이나 기업이 금융회사에 금리 인하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관련 약관이 마련된 것은 2002년이지만 2019년 6월부터 금융사가 소비자에게 의무적으로 안내하도록 법제화됐다.

은행권의 공통된 의견은 금리인하요구권의 수용률만으로 은행 간 순위를 매기는 건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 36.6%로 4대 시중은행 중 가장 큰 수용률을 보여준 신한은행 관계자도 “수용률은 금리인하요구권은 단순히 신청 건 대비 수용 건의 비율만 따진 것이기 때문에 비교 기준으로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수용률이 은행권 순위 매기기의 기준이 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는 은행마다 금리인하 신청 건수가 다르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 4대 시중은행의 금리인하요구 신청 건수는 우리은행 14만945건, 신한은행 11만8835건, 국민은행 10만9084건, 하나은행 4만6252건 순으로 천차만별이다. 

특히 수용률이 가장 낮았던 우리은행의 신청 건수가 가장 많았다. 수용 건수만 따졌을 때 우리은행은 3만1940건으로 2위지만 신청 건수가 압도적으로 많아 수용률은 4대 시중은행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금리인하요구 신청에 대한 은행의 선제적인 안내와 국민들의 인식이 높아지면서 신청 건수 자체가 늘어나는 경향도 수용률에 영향을 준다. 실제 지난해 상반기 신청 건수(127만8000건) 대비 하반기 신청 건수(139만5000건)는 9.2% 상승했다. 각 은행의 기준에 따라 수용할 수 있는 규모는 정해져 있는데 신청 건수가 늘어나는 경우 수용률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금리인하요구권을 신청한 고객이 금리 인하의 가능성이 있느냐도 수용률에 영향을 미친다. 대표적인 예시가 KB국민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다. KB국민은행은 신용등급이 주택 담보 대출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 1등급부터 5등급까지 같은 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이 이용 가능하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을 몰랐던 차주가 본인의 신용 등급이 올랐다고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금리인하요구를 신청할 경우, 이미 최저 금리로 대출을 이용 중이기 때문에 금리인하 요청이 수용될 가능성은 없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런 경우 신청 건수는 올라가지만 수용에는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수용률이 떨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차주들의 금리 부담 경감을 위해 은행 및 금융권에서 금리 인하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는 인하된 금리 비율을 따져보는 것이 의미 있다. 극미한 비율로 금리인하요구 수용 건수만 늘리는 것은 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한 4대 시중은행 관계자는 “0.1%와 같은 수준으로 수용 건수를 올리는 것은 형식적인 수용에 불과하다”며 “1%나 2% 정도 고객들이 체감할 수 있는 비율로 이자를 감면해 줬느냐가 중요한 문제다”라고 전했다.

정지원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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