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대금리차 확대되는데...금리인하요구 수용률은 절반도 안되는 5대 은행 "수용률만 봐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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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대금리차 확대되는데...금리인하요구 수용률은 절반도 안되는 5대 은행 "수용률만 봐선 안돼"
  • 강기훈 기자
  • 승인 2023.09.04 15: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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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예대금리차 0.934%p로 집계
전달보다 소폭 증가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은 34.78%에 불과
"프로세스 정착으로 금리인하요구가 폭증해 수용률은 감소"
"건당 감면액 등 수치를 봐야"
주요 5대 시중은행.[사진=각사]
주요 5대 시중은행.[사진=각사]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의 예대금리차가 다시 확대되는 가운데 고객이 신청한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은 턱없이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시중은행은 금리인하요구권 프로세스가 정착됨에 따라 건수가 폭증해 수용률이 상대적으로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프로세스가 정착되면서 익스포져(리스크 노출액)가 거의 없는 주택담보대출 이용자분들도 많이들 금리인하 요구를 하신다"며 "실무적으로 그런 분들은 대부분 최저금리를 적용받기 때문에 인하를 해드릴 수 없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줄어들던 예대금리차가 다시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7월 정책서민금융 제외 가계예대금리차는 평균 0.934%포인트(p)로 집계됐다. 앞선 6월 0.928%p보다 0.006%p 상승한 수치다. 

은행별로 보면 7월 국민은행과 우리은행, 하나은행의 가계예대차가 확대됐다. 이 기간 국민은행은 가계예대차가 0.87%p에서 0.92%p로 확대됐다. 우리은행은 0.84%p에서 0.90%p, 하나은행은 0.76%p에서 0.83%p로 각각 올랐다. 

시중은행을 이용하는 고객의 대출 이자 부담이 늘자 금리인하요구 문의는 빗발치지만 수용율은 턱없이 낮았다. 상반기 5대 은행의 가계대출 금리인하 요구권 수용률(수용건수/신청건수)은 평균 34.78%에 불과했다. 지난해 하반기 40.8%에 비해 6%나 떨어졌다. 

은행별로 살펴보자면 농협은행(69.1%), 우리은행(34.4%), 신한은행(26.0%), 국민은행(25.6%), 하나은행(18.8%) 순이었다. 농협은행을 제외한 은행들의 수용률이 절반도 안되는 것이다. 

은행연합회
은행연합회

 

공시대상인 19개 은행으로 범위를 넓혀봐도 수용률은 턱없이 낮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공시대상 19개 은행의 금리인하요구권 평균 수용률은 41.4%였다. 지난해 하반기(42.1%)에 비해 0.7%p 소폭 낮아진 수치다.

금리인하요구권이란 소득 증가, 부채 감소 등 신용점수가 좋아졌을 때 대출 차주가 기존 대출에 대해 금리인하를 요구할 수 있는 법적 권리다. 지난 2002년부터 각 금융사에서 자율적으로 시행하다가 2019년 6월부터 법제화됐다.

은행권에서는 수용률이 턱없이 낮다는 비판에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비대면 신청이 전보다 쉬워지면서 신청건수 자체가 폭증했기 때문에 수용률은 상대적으로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적인 설명이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전체 19개 은행의 금리인하요구권 신청건수는 102만9112건에서 127만7064건으로 약 1.2배 증가했다. 

이 중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의 신청건수가 급격하게 늘어났다. 각사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가계대출 금리인하요구권 신청건수는 지난 하반기 2만 6848건에서 올해 상반기 6만 4512건으로 약 2.5배나 폭증했다. 하나은행은 같은 기간 4만 1633건에서 6만 5948건으로 1.5배 늘어났다. 

금리인하 수용률이 낮다는 비판에 대해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들어 비대면으로 금리인하를 요구할 수 있는 프로세스가 제대로 정착이 됐다"며 "이에 따라 금리인하요구권수가 급격히 늘어나 수용률이 상대적으로 낮아질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수용률만 봐선 안되고 실질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분들께 이자 경감 혜택이 돌아갔는지 봐야 한다"며 "건당 감면액 같은 수치 면에선 오히려 개선된 편"이라고 강조했다. 

강기훈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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