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거래소 출범] 한국거래소 70년 독점 깨진다... "증권거래 기존 관념, 뿌리 채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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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거래소 출범] 한국거래소 70년 독점 깨진다... "증권거래 기존 관념, 뿌리 채 바뀐다" 
  • 이정환 기자
  • 승인 2024.04.02 1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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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초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 개원... 21개 증권사 참여의사 통보
김학수 넥스트레이드 대표이사 [사진제공= 넥스트레이드]
김학수 넥스트레이드 대표이사 [사진제공= 넥스트레이드]

 

우리나라 최초의 대체거래소(ATS)를 준비하는 넥스트레이드(대표이사 김학수)가 내년 상반기 출범을 앞두고 순항 중이다. 

넥스트레이드는 3월말 기준 총 국내 21개의 증권회사가 대체거래소(ATS)  시장참여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제2거래소 넥스트레이드가 1956년부터 70년 가까이 이어진 한국거래소(KRX) 독점 체제를 깨고 대체거래소로 성장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우선 ATS가 조기에 시장에 안착해 정책 취지에 달성하려면 연계 증권사를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 
투자자들의 저변을 넓히고 거래를 최대한 많이 유입시키는 것이 출범의 최대 관건이다.  그 기준으로 보면 절반은 성공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이번에 참여하는 회사는 교보·대신·미래에셋·삼성·상상인·신한·유안타·이베스트·키움·하나·하이·한국·한화·BNK·DB·IBK·KB·NH·SK 등 19개 주주사와  비주주사인 모건스탠리·토스증권 등 2개사다. 
국내 주식 위탁매매를 하는 대부분 증권사가 참여하는 셈이다. 이들 참여사들의 주식 위탁매매 점유율 합계는 지난해 1~9월 기준 약 90%에 이른다.

밤 9시까지 주식거래 가능... 낮은 수수료와 빠른 체결 속도 강점

넥스트레이드는 낮은 수수료, 다양한 주문방식, 빠른 주문과 체결 속도 등을 차별화 요소로 내세우고 있다.  다수의 증권사와 함께 자동주문전송 시스템(SOR, Smart Order Routing)도 이미 개발하고 있다. 

ATS의 가장 큰 특징은 거래시간의 유연성이다.  넥스트레이드는 밤 9시까지 매매시스템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럴 경우 개인 투자자들의 비중이 높은 한국 주식시장에서 직장인들이 회사에서 눈치 보지 않고, 퇴근 후에도 원하는 시간에 투자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주식 거래시간을 연장하기 위해선 거래와 시장 감시 기능을 맡은 한국거래소와 결제를 담당하는 예탁결제원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거래소가 운영되지 않는 시간에도 이들의 물적, 인적 자원이 필요한데 이를 해결하려면 사전조율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복수 거래시장으로 경쟁을 통해 비용절감과 서비스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 투자자들은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실제로 해외 사례에서 정규 거래소와 ATS간 경쟁으로 거래수수료가 크게 인하되는 효과를 가져왔다. 매매체결 속도 역시 향상될 수 있다. 정규 거래소와 ATS간 IT 부문 경쟁은 국내 자본시장 거래 인프라를 고도화하는 촉매체로 작용할 수 있다. 

넥스트레이드 한 관계자는 "정규거래소와 ATS 수수료 경쟁이 투자자 주식거래 비용을 절감시켜주는 효율을 창출하고 더 저렴한 거래비용을 거래할 수 있는 투자환경을 제공한다" 면서 "ATS는 혁신적인 IT 기술을 도입해 정규거래소 대비 빠른 체결속도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넥스트레이드는 장기적으로 ETF, 비상장주식, 토큰증권 등이 거래될 수 있도록 거래상품 다양화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 거래소가 쉽게 움직일 수 없는 부분을 공략해 시장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고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국내 ATS는 상장주식, 예탁증권(DR)만 거래할 수 있지만, 해외 ATS와 같이 상품거래 범위가 확대되면 혁신적인 상품개발과 거래를 촉진할 수 있다는 얘기다. 호가 방식도 ‘중간가호가'(매도와 매수의 중간가격에 체결) 등으로 다양해질 수 있다. 
 
이번에 참여하는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70년간 이어져온 단일 거래소 체제를 한순간에 바꾸기는 분명 쉽지 않다. 거래시간과 주문 방식 등에서 제약을 받은 것도 사실"이라며 "제2의 주식증권거래 플랫폼이 생기면 경쟁을 통해 투자자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자본시장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도 ATS 점유율 10% 목표... 틈새시장 공략 

국내 제1호 ATS를 추진중인 넥스트레이드는 2022년 11월 설립돼 지난해 7월 예비인가를 받았다. 2025년 1분기 중 시장 개설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28%, 유럽에서는 18%, 일본에서는 8%의 증권 거래가 ATS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미국은 현재  62개, 유럽은 142개, 일본은 3개의 ATS를 운영 중이다. 넥스트레이드는 점유율을 10%까지 확대해 자본시장의 역동성을 높이겠다는 포부다. 

넥스트레이드의 당면과제는 성공적인 영업 개시다. 첫 단계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모두 충족시키기 어렵겠지만, 핵심 서비스에 집중해 점유율을 최대한 높일 방침이다.

아직 900명이 넘는 한국거래소와 비교할 때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 비견되지만, 규모가 작은 이점을 살려 틈새시장을 공략하면 예상보다 빨리 안착할 수 있다는 내부 분석이다.  

김학수 넥스트레이드 대표는 "매매거래시스템과 네트워크망 등 차질 없는 구축으로 시장 개설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며  "차별화된 거래서비스로 ATS 참여사의 영업 경쟁력 강화에 도움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금융위원회에서 산업금융과장·자본시장과장·자본시장국장·금융서비스국장·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을 두루 거친 금융 전문가로 꼽힌다. 
그는 2013년 금융위원회 자본시장 과장 시절 자본시장법에 ATS 설립근거를 마련했고, 자본시장 국장 때는 점유율 규제완화를 위해 시행령을 직접 개정한 바 있다. 

이정환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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