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채용 규모 대폭 줄였다… 은행 디지털화했더니 채용 시장 반토막 '찬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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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채용 규모 대폭 줄였다… 은행 디지털화했더니 채용 시장 반토막 '찬바람'
  • 정지원 기자
  • 승인 2024.04.01 16: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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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시중은행 상반기 채용 본격화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최대 60% 축소
홍콩 ELS 배상 및 점포 축소 영향
IT 인력은 수시 채용 등으로 증가세
하나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KB국민은행 전경 [사진=각 사]
하나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KB국민은행 전경 [사진=각 사]

4대 시중은행이 상반기 채용에 나섰지만 지난해에 비해 채용 규모가 줄었다. 이는 디지털화로 인한 점포 축소와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배상에 따른 실적 악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주요 시중은행의 상반기 채용 규모는 우리은행 180명, 하나은행 150명, 신한은행 100명 순으로 지난해 채용 규모에 비해 모두 축소했다. KB국민은행은 아직 채용 규모와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은행 디지털화 및 1분기 실적 전망이 긍정적이지 않은 분위기로 KB국민은행 역시 채용 규모를 늘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

가장 많이 축소된 은행은 신한은행으로 전년 동기(250명) 대비 60% 줄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500명 이상을 채용하면서 상대적으로 축소되어 보이는 것”이라며 “올해 당사 상황을 고려해 적정 인원을 채용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실제 신한은행은 2022년에 550명, 2023년에는 500명을 채용했다.

이 같은 주요 시중은행의 채용 규모 축소에는 은행의 디지털화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은행의 대면 거래가 줄었다”며 “그 결과 점포가 축소됐고 채용 규모에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전했다. 매일경제 조사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 점포 수는 2019년 3527개에서 2023년 2818개로 5년 새 약 20% 감소했다. 특히 KB국민은행은 5년 간 254개로 가장 많이 점포를 줄였는데 연평균 50개 가량의 지점이 사라졌다.

은행권의 홍콩H지수 ELS 손실에 대한 배상으로 인한 실적 악화도 영향을 미쳤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4대 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8.8% 감소한 4조4717억원으로 전망했다. 이는 이번달부터 본격화되는 홍콩H지수 ELS 자율배상액을 반영한 금액이다.

업계에 따르면 은행권 전체의 배상 금액이 수조 원에 달하고 ELS를 가장 많이 판매한 KB국민은행의 경우 배상 비율을 40~50%로 가정했을 때 배상 금액이 2조원 수준에 이를 수도 있다. 한 은행업 관계자는 “ELS 배상으로 인한 실적 악화도 채용 규모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반면 금융권 및 은행권이 디지털화를 추진하면서 IT 인력 모시기에 힘쓰는 추세다. 금융정보화추진협의회에 따르면 은행 전체 직원 규모는 2013년에 12만5861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감소하고 있지만, IT 직원 비중은 2013년 이후 증가세다. 2021년에는 처음으로 5%를 넘었다. 우리은행 관계자도 “수시 및 경력 채용으로 IT 인력 충원에 힘쓰는 것은 사실이다”고 전했다.

정지원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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