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에서 발목잡힌 4대 은행...해결방안은 몸집 키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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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에서 발목잡힌 4대 은행...해결방안은 몸집 키우기?
  • 강기훈 기자
  • 승인 2024.03.19 14: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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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은행, 인도네시아와 캄보디아에서 크게 부진
현지 경기 영향을 많이 받아
현지 대형은행들과의 경쟁 또한 수익성 악화 요인
"지점 수와 기능을 확대해야"
4대 금융지주.[사진=각사 제공]<br>
4대 금융지주 [사진=각사 제공]

 

국내 시중은행이 작년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에서 다소 부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체 해외법인의 수익이 전년 대비 4배 이상 늘어 호조를 보인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이에 동남아시아에서 반등에 성공하기 위해선 해외지점의 규모를 확대하고 기능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동남아시아에서 위기가 지속된다면 그 피해가 다른 나라의 법인들로 번질 수 있다"며 "은행권도 이를 인지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이 동남아시아에선 실적 부문에서 크게 부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은행들은 특히 인도네시아에서 크게 힘을 쓰지 못했다.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의 경우 작년 76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해 전년 126억원 대비 무려 39.7%(50억원) 감소했다. 우리소다라은행의 순이익 또한 2022년 684억원에서 2023년 603억원으로 11.8%(81억원) 줄었으며, 하나은행의 계열사 PT Bank KEB HANA 역시 같은 기간 516억원에서 381억원을 기록해 26.2%(135억원) 감소했다. 

KB부코핀은행은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실적이 개선됐으나 여전히 적자의 늪에 허덕이고 있다. KB부코핀은행의 작년 실적은 -2613억원으로 전년 -8021억원 대비 5408억원 늘었다. 

캄보디아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신한캄보디아은행의 작년 순이익은 93억원으로 나타나 전년 236억원과 견줘 60.6%(143억원) 폭락했다. 캄보디아우리은행과 KB프라삭은행 또한 2022년 각각 598억원, 2475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던 것과 견줘 작년에는 252억원, 1157억원의 순이익만을 시현해 57.9%(346억원), 53.3%(1318억원) 감소했다. 

두 국가를 중심으로 순이익이 후퇴한 데에는 작년을 기점으로 현지에서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동남아 국가들은 코로나19 시기 전에는 고속성장을 영위했으나 작년 선진국을 중심으로 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제조업 분야에서 부진을 겪고 있다. 이에 현지 기업을 대상으로 영업을 주로 해 온 국내 은행들이 수익성 악화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캄보디아의 경우 중국과 미국 등 주요 국가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어 이들 국가가 경기침체의 늪에 빠져나오지 않는 이상 수익성이 쉽게 개선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감독원.
금융감독원.

 

4대 은행이 동남아시아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이들 은행이 전체 해외법인에서 호실적을 보인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4대 은행이 작년 해외 전체에서 벌어들인 순이익은 약 7117억원으로 나타나 전년 1625억원 대비 4.3배(5492억원) 늘었다.

그러나 올해 또한 좋은 성적을 거두리라는 법이 없는 만큼 동남아시아발 위기에 서둘러 대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금과 같은 영업 방식을 답습하다간 위기가 장기화될 공산이 크고 결국 다른 해외법인마저 실적 후퇴를 겪을 수 밖에 없다는 뜻이다. 

이종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국내은행 해외지점 비즈니스 확대 방안' 보고서를 통해 "동남아시아 현지 대형은행과 전자지갑 등의 성장으로 한국 은행들은 현지 저원가성 예금 조달 면에서 위기를 겪을 가능성이 크고 수익성 마저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은행들은 지금처럼 현지법인을 통해 동남아에 진출하기보다 해외지점 규모를 늘리고 기능을 확대하는 방식에 주목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이 연구위원은 해외 은행들의 우수사례를 들기도 했다. 이 연구위원은 "일본 은행들은 해외지점에서 일본 기업뿐만 아니라 다국적 기업과 비일본 아시아 기반 기업 등을 대상으로 다양한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며 "동남아에 진출한 한국의 은행들과 비슷한 규모의 호주, 싱가포르 은행들도 자국 내에서 취급하는 기업금융 상품을 동남아에서도 유사하게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기훈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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