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칭형 인터넷 사용자, 아직도 많은데 속도는 '약속과 다르네'...소비자, "알고보니 구형동축케이블(HFC)... 일일이 조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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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칭형 인터넷 사용자, 아직도 많은데 속도는 '약속과 다르네'...소비자, "알고보니 구형동축케이블(HFC)... 일일이 조사해야"
  • 우연주 기자
  • 승인 2024.03.14 17: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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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측정 사이트 잘 나와도 지연시간(Ping)이 문제의 핵심
네이버 메인 접속에도 수십번 신호 교환
비대칭형, 지연시간 때문에 체감속도 느려
통신사 홈페이지에서 지역 검색 시 최고 속도가 500M로 추천된다면 비대칭형 인터넷이 제공되는 것으로 본다. [사진=통신사 홈페이지 캡쳐]
통신사 홈페이지에서 지역 검색 시 최고 속도가 500M로 추천된다면 비대칭형 인터넷이 제공되는 것으로 본다. [사진=통신사 홈페이지 캡쳐]

비대칭형 인터넷을 사용하면 가입 시 약속된 속도보다 체감 속도가 훨씬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고지 의무가 없어 소비자 불편이 크다. 소비자는 대칭형인지 비대칭형인지 직접 전문 용어를 배워가며 '추론'하는 실정이다.

비대칭형 인터넷은 체감 속도가 가입시 안내된 속도보다 훨씬 느리다. 속도측정 사이트를 이용하면 계약 속도가 나오지만 체감 속도는 느린 것이다.

이유는 '지연시간(ping)' 때문이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속도측정 사이트는 단순하게 업로드 속도와 다운로드 속도를 측정한다. 문제는 지연시간이다"며 "단순히 네이버 사이트 메인에 접속한다고 해도 컴퓨터는 서버와 수십번의 신호를 주고 받는다. 지연시간 여러 개가 축적된다면, 속도측정 사이트에서 업로드와 다운로드 속도는 정상적으로 나와도 당연히 체감 속도는 느리다"라고 말했다.

비대칭형 인터넷에 지연시간 문제가 있는 이유는 사용하는 '선'이 다르기 때문이다. 지연시간이 적은 대칭형 인터넷에는 'FTTX 케이블'이 사용된다. FTTB라면 빌딩까지의 광섬유, FTTO라면 오피스까지의 광섬유라는 뜻이다. 반면 비대칭형 인터넷에는 'HFC 케이블'이 사용된다. 

HFC 케이블은 오래된 방식으로, 다양한 용도로 쓰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지연 시간은 길다. 업계 관계자는 "HFC 케이블은 사실상 예전에 쓰던 동축 케이블이다. 90년대에 처음 인터넷이 도입될 때 쓰던 구식 방식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동축 케이블은 소재가 구리다. 구리는 정보 손실이 꽤 있다. 외부 자극에 취약해서 그렇다. HFC 케이블로 인터넷을 쓰면 지연이 생길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다양한 용도로 쓰이는 HFC 케이블인 만큼 주택지역에서는 여러 가정이 하나의 HFC 케이블을 공유하기도 한다. 업계 관계자는 "HFC 케이블을 쓰는 곳에서는 TV를 많이 보는 저녁 시간대에는 인터넷이 느려지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비대칭형 인터넷의 단점이 뚜렷하지만 소비자가 이를 바로 알아챌 수는 없다. 인터넷 가입을 알아보던 A씨는 "휴대폰 결합으로 저렴하게 이용하려 했는데 찾아보니 비대칭형 인터넷이라는 게 있더라"며 "상품 안내 페이지에 대칭형, 비대칭형 여부가 적혀있지 않아 일일이 조사해야 했다"라고 불편함을 호소했다.

인터넷으로 알아보려면 각 통신사의 홈페이지에서 '인터넷 지역 찾기' 페이지를 찾아야 한다. 해당 페이지에서 집 주소를 입력하면 가입할 수 있는 서비스 여러 개가 뜬다. 1기가급 상품이 안 뜬다면 해당 통신사는 대칭형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 상품 옆에 작게 'HFC'라고 써 놓은 경우도 있다. HFC는 비대칭형 인터넷을 뜻한다.

당일 취소는 위약금이 없다는 점을 활용하라는 조언도 나온다. 인터넷 서비스를 판매하는 B씨는 "인터넷 설치 기사가 방문하면 대칭형인지 비대칭형인지 확인해 준다. 비대칭형이라고 하면 취소하면 된다. 댕일 취소는 위약금이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객센터에서 쉽게 가르쳐주지 않는다는 고객 불만이 있다. 미리 안내만 잘 해도 기사가 헛걸음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연주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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