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乙’ 반도체 기업 ASML도 '넷제로' 한다는데...K반도체는 탄소중립 불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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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乙’ 반도체 기업 ASML도 '넷제로' 한다는데...K반도체는 탄소중립 불모지
  • 조아라 기자
  • 승인 2024.02.29 17: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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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광설비 독점 공급 ASML, 2040년 고객사 포함 넷제로 달성
ASML 의존도 큰 삼성, SK하이닉스도 큰 영향 받을 것으로 전망
[사진=ASML 2023 연간 리포트]
[사진=ASML 2023 연간 리포트]

반도체 산업을 비롯한 산업계 전반의 탄소 중립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최근 정치권이 ‘탄소 중립’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방문해 반도체 동맹을 맺은 네덜란드 반도체 기업 ‘ASML’의 2023년 연간보고서에서 크리스토프 푸케 ASML 최고사업책임자(CBO)는 이렇게 언급한다. 

Christophe: Our environmental commitment is clear and unequivocal: We expect to meet our target of net zero scope 1 and 2 emissions by 2025. We have also
committed to achieving net zero emissions in our supply chain by 2030, and with our customers by 2040. 

“우리의 환경보호 관련한 목표는 명확하다 우리는 2025년까지 스코프1 스코프 2 구역의 넷제로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2030년까지 우리의 공급망과 더불어 넷제로를 달성하고 2040년에는 고객사 포함한 넷제로를 달성하기로 결의했다.”

그러면서, 보고서에서는 재생 에너지 사용과 관련해 한국에 대해 이렇게 언급하기도 한다. 

In 2023, we managed to secure a long-term power purchase agreement (PPA) in Taiwan. The contract will be operational in 2024 and help us with our aim to reduce our emissions, with 16 kt on a yearly basis as of 2025. We continue to face challenges in South Korea, where there is little to no credible renewable electricity.

ASML은 대만과 PPA(전력구매계약) 계약에 대해 언급하면서 한국에 대해서는 “믿을만한 재생에너지가 거의 없는 한국에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라고 재생에너지 사용에 대한 어려움에 대해 언급했다. 

보고서에서 언급되는 ‘넷제로’란 배출원이 배출한 이산화탄소의 양 만큼을 흡수원이 다시 흡수하도록 해 실질적 온실가스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탄소중립‘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반도체 업계의 ’수퍼을‘로 꼽히는 ASML은 반도체 초미세 공정에 필수적인 EUV(극자외선) 노광 장비를 독점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ASML 지난해 매출의 25%를 차지할 정도로 국내 기업에게도 ASML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앞서 언급한 ’고객사를 포함한 넷제로‘ 2040년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시에는 어떤 불이익을 받을지는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공급 순서에서 후순위로 밀리거나 배제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또한, 주목할만한 점은 ASML은 원자력 발전 에너지를 제외한 ’순수 재생에너지‘로만 구성된 넷제로를 목표로 한다는 점이다. 반도체 업종은 24시간 공장을 가동하고 전력사용이 많아 대표적인 탄소 다배출 업종으로 꼽힌다. 하지만 최근 업계의 이같은 탄소중립 목표 때문에 기업 생존을 위해서라도 탄소 에너지 사용을 줄여야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일찌감치 탄소중립에 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2020년 2021년에 RE100(*기업이 사용하는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자발적 캠페인)에 가입한 상태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2040년까지 반도체 생산 과정에서 배출되는 대기·수질 오염물질 배출을 ‘제로화’하겠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생산품에서 재활용 소재를 사용하는 비율을 2025년까지 25%, 2030년까지 30% 이상으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다만, 이같은 목표들이 주어진 기간 내에 쉽게 이루어지기 힘들다는 것이 업계의 회의적인 시각이다. 현재 국내 반도체 기업의 재생에너지 사용률은 매우 저조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양사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재생 에너지 전환율은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DS) 23%, SK하이닉스 30% 수준이다. SK하이닉스의 경우 RE100 가입 전과 비교했을 때 6742% 급증한 수치이지만 해외 기업과 비교했을 때 국내 기업의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은 부족한 수준이다. 

 

조아라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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